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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절망에도 아랑곳 않고…….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잿빛 세계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청색 네온사인.
안전지대의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서 반짝이던 광고가 멎습니다.
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른 것은 낯선 아나운서의 얼굴입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몇 번 고쳐 잡은 뒤 가까스로 말합니다.
"최강의 인류들로 구성된 특수 전투 부대, AOC는……."
“죄목은 본부의 주요 기밀 및 전력 강제 탈취,”
“안전지대 곳곳에 파견된 대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하는 바이며…….”
아나운서의 뒤로 익숙한 AOC 건물과 함께 처형이 예정된 'A급 범죄자'들을 촬영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메테오: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그 범죄자들이 또 다른 AOC 대원들임을 깨닫습니다.
종종 당신, 그리고 그라하와는 합동 임무를 진행하곤 했었죠.
익숙한 비일상 감에 척추를 타고 전율이 흐릅니다.
메테오:
SAN Roll
기준치:
70 /35 /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그런 모브들따위 어찌 되든 상관없더라도 옛 동료는 동료이며, 당신이 원인이니까요.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평범하게 점심을 조달하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있던 빵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를 얻은 그 날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네요.
당신은 크리쳐를 죽이고 터뜨리는 대신 페인트칠이나 주차 대행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먹고 살았습니다.
혹은... 데이트 아르바이트라던가, 동료는 모르도록 행동한 일이 몇몇 있었죠.
AOC에서 근무하며 모았던 자금의 일부는 보증금으로 빠지고...
주변인에게 도움을 구하려고 해도, 처지가 처지라서 남한테 피해를 끼칠 순 없었죠.
그리고, 지금의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이제야 평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당신의 괴로울 정도로 날카로운 감은 뾰족하게 경보를 울립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1231……니다. 안심…시오, 국민……."
그때, 당신은 '어떤 위협'을 느끼고 다섯 걸음 물러섭니다.
민첩한 반사 신경은 어떤 아르바이트 생활을 했더라도 조금도 녹슬지 않았습니다.
그 직후, 철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주변으로 붉은 액체가 튀어 오릅니다.
파스타 소스를 끼얹은 사람(기절 상태)입니다.
이 사람(기절 상태)을 포크와 먹던 파스타만을 사용해서 제압한 것 같습니다.
상당히 배가 고픈 모양인지 엎어진 레토르트 파스타에도 신경이 쏠려있네요.
그라하 티아: 아, 모처럼 근처 빵집에서 끼니를 챙기던 건데... 다 버렸잖아? 아까워 죽겠네.
왜 항상 밥 먹을 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그건 그렇고.
이 녀석, 추격자야. 너도 속보는 봤지?
AOC에서 뒤가 구린 꿍꿍이를 계획하고 있다는 거!
메테오: ...먹던 거 던지지 말랬지. 덕분에 이제 그 빵집은 못 가게 됐잖아.
거기 슈크림 맛있었는데, 바게트도 그렇고.
(입고 있던 니트에 튄 소스를 대충 닦아낸다. 추격자라는 말에는 건성으로 끄덕이고 말았다. 그 자식들과 이 녀석이 이러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일 년이면 이제는 적응할 때도 되었지.)
연락해서 아르바이트 그만둔다고 해. 이번에는 제발, 부탁이니까, 발신번호 지우는 것도 잊지 말고. 번호 바꿀 때마다 일자리까지 다시 구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아냐.
그라하 티아: 참 나. 네 몸에 튄 게 이 사람한테서 나오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
어쩔 수 없었어. 너도 뉴스에 나온 둘처럼 되고 싶지는 않잖아, 그렇지? (물론 우리 능력이 쟤네보다 탁월하니까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거겠지만. 중얼거리면서도 뒷말을 덧붙인다. 으음, 잘 사는 건 아닌가....)
(아무튼 또 잔소리네. 가볍게 귀를 만진 뒤 손가락 끝을 후 불었다. 이어서 쓰러진 사람의 뒷덜미를 붙잡고 얼굴을 확인했다.) 말 나온 김에 정말 그만둘 거야.
메테오: (전광판에 스쳐간 낯익은 얼굴들을 떠올렸다.
그 빌어먹을 자식들 이 여지껏 부려온 수작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이쪽을 끌어들이기 위한 단순한 협박, 기껏해야 목에 칼자국을 내려다 마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그것봐, 제압이 죽이는 것보다 어렵다니까. 작년에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그만두면 좀 쉬자. (골을 짚었다가 시선을 흘긴다. 얼굴 정도는 봐두어야겠군.)
저쪽도 단단히 독이 오른 모양이고...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는 게 좋겠어.
그라하 티아: 먹던 거 못 먹은 건 난데, 왜 네가 그러는 거야! (들고 있던 사람을 메테오의 앞으로 던지듯 내려놓고, 눈썹을 비뚤게 세운 채 팔짱을 낀다.) 같이 오래 지내도 이상한 데에서 눈치가 없는 건 여전하다니까.
하나를 쉬면 다른 데에 손을 넓혀야 하는 거 아니겠어. 나, 녀석들을 구하러 갈래.
네가 뭐라고 하든 당장 AOC로 돌아갈 거야. TRUTH, 즉 아르봉트, SOLACE, 즉 레미트... 전부 우리 때문에 죽게 할 수는 없어. 알잖아? 그 녀석들은 죄가 없으니까.
......사실, 별로 안면은 없지만. 식사는 커녕 인사도 해본 적 없지만.... 두 명 다 이름을 틀린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메테오: (기절한 괴한의 얼굴에서 소스를 떼어내다 말고 경악했다.) ......?
...구하는 건 좋다 그래, 연말 적선하는 셈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 돕는 건 좋은 일이지.
그래도 이건 경우가 다르지. 여태 AO... 추적, 피하겠다고 옮긴 주소만 다섯 곳이 넘어. 그런데 이제 와서 이름도 잘 모르는 놈들을 구하러 거길 돌아가?
(아르버트 와 라미트 , 인질을 잡아도 하필 그 녀석들을 잡는군. 그 둘이라면 상부가 까라는 대로 처형장에 끌려갈 만큼 약하지도 않고, 어느 정도는 자발적으로 협조하겠다 했겠지.)
(제법 오래 함께 하긴 했다. 특히 아르버트 그 놈은 실험장의 마루타로 끌려가기 전부터 수 년이 넘도록, 함께 생사를 넘기도 했던 사이인데...)
......저놈들도 우리 못지 않게 강해. 괜히 오지랖 부리지 마.
메테오: (어떤 꼴이 나든 이젠 알 바 아니야. 괴한의 미간을 타고 흘러내리는 미트볼을 노려보며 푹 한숨을 쉬었다. 족히 수백 번을 죽어서 겨우 되찾은 일상이다. 속내가 뻔한 수작질에 넘어갈 리 있나.)
그라하 티아: 네 말대로 연말...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이브에 뭔가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도 찜찜할 거 아니야. (그의 손길로 인해, 얼굴에서 토마토 소스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추격자를 보고 눈을 껌뻑인다.)
내 생각엔 너보다 저놈들이 약한 것 같아. 그래서 저런 쓸데없는 공고에 오르는 거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야! 슬쩍 인질만 빼오면 되잖아!
너는... 녀석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네. 제발, 한 번만 가보자. 응? 빵집 알바도 질렸단 말이야.
그냥 이유 없이 고집 부리는 건 아니거든. 우리를 겨냥한 함정일 확률이 높겠지. (시선을 마주치도록 그와 괴한 사이로 고개를 내밀다가, 옷에 묻은 소스를 힐끔 보고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이건 아냐. 내 안에 있는 정의는 사람을 위한 정의니까, 잘못된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아.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어.
(어때, 그건 너도 그렇지 않아? 장난스럽게 웃으며 팔꿈치로 그를 툭 건드린다.)
메테오: 말은 잘한다. (보채오는 소리에 웃음을 보였다. 눈에 들어온 벤치에 괴한을 던지듯이 앉히고, 들고 있던 빵 봉지로 얼굴을 덮어 놓는다.)
네가 그 몸이 되고 나서 세 번 죽었지. 그만하면 이제 알 때도 되지 않았나.
추격을 죄 따돌리고도 세 번은 죽어야 했다고. 본사에는 이런 놈, (괴한의 얼굴에 덮어둔 봉지를 손바닥으로 쿡 누른다.) 이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정예가 중대 규모로 있어.
...그런 놈들 앞에서는 나도 내 한 몸 건사하는 게 겨우다. 지금까지처럼 너를 지켜줄 수 없다는 소리야. 정의는 알량한 재미로 추구하는 게 아냐.
다시 생각해.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듯 조곤조곤한 소리로 말한다. 고개를 돌려 여전히 같은 소식을 전하는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일 년 동안 세 자릿수 로 죽어 본 크리쳐 선배로서 하는 조언이니까.
그라하 티아: (잠자코 그의 말을 들으며 표정이 굳다가, 다리를 들어 콱 발을 밟아버린다.)
그라하 티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네 몫까지 지켜줄 테니까!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나 혼자 갈 거야!
우선 채비를 좀 하고 가보실까....... (돌아가겠다는 듯 집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궁시렁대며 앞쪽으로 매우 느리게 걸어간다. ...정말 안 따라오는 건 아니겠지....)
(기어코 고집을 부린다 이거지. 기어가듯 걸어가는 뒷모습과, 벤치의 빵 봉지 괴한을 번갈아 보며 신경질적인 한숨을 토했다.)
(이 정도가 되면 자력으로는 네 고집을 꺾을 길이 없다는 걸 지난 일 년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이런 날이 영영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것도 아니고. 시기를 늦추고 늦추려 그렇게나 고생을 했는데.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운도 더럽게 없군.)
(괴한이 질식하지 않도록 봉지 중앙에 숨구멍을 뚫어주고는 네 뒤까지 빠르게 따라붙는다.)
가, 간다, 같이 가!
어째서인지 한쪽의 의견만 반영된 것 같지만...
자, '둘'의 결정대로 AOC로 가기 전... 집에 다녀가기로 할까요?
피가 아닌 덕분에 세탁을 해도 잘 지워질 테지만요.
VIDEO
너저분하게 생활감이 있는 익숙한 풍경이 보이는군요.
그라하 티아가 옷을 허물처럼 벗어두고 정리하지 않은 흔적도 있습니다.
그가 한 달 전부터 도서 대출 기간이 지났다고 말한 책이 아니던가요?
아, 이번 달은 어쩐지 불필요한 지출이 있더니만.
반납이 연체되고 있는 도서에 벌금이 가해진 모양입니다.
그라하 티아: (한쪽 다리를 내밀어 발로 옷을 치운다.)
메테오: (인상이 짜증스레 구겨졌다. 말 좀, 들어라, 좀! 무슨 크리쳐라고 옷을 제자리에 벗어두면 가시가 돋는 것도 아니고. 바닥에 널브러진 옷가지를 주워 능숙한 솜씨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나도 그렇게 잘 치우고 사는 편 아닌데. (붉은 털이 잔뜩 묻은 스웨터를 들어올리고는 넋이 빠지는 소리를 냈다.)
너랑 비교하면 난 양반이었어. (어지럽게 널린 책들을 뒤집어보고, 책등에 도서관 마크가 붙은 것들을 골라 테이블 위로 올린다.)
이렇게 오래 읽을 거면 그냥 사라고 했잖아. 책 사라고 기껏 대포 통장까지 만들어줬더니.
그라하 티아: 네가 오기 전에 먼저 가서 치우려고 했거든...! 정말이야.
알다시피 내가 조금 더 너보다 빠르잖아? 그런데 같이 들어오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지. 어때, 이해해?
반납은 내일... 아니, 그 다음 날에 하지 뭐. 성탄절은 너랑 즐길래.
...그렇게 민첩하면 앞으로 빨래 개는 건 네가 다 해라.
이런 건 원래 이브가 더 중요하거든, 우릴 잡겠다고 혈안이 된 놈들 본진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라니. 끝내주게 즐겁겠군.
그라하 티아: 쉬는 것도 좋지만... 책잡힌 녀석들이 있으니 크리스마스는 나중에 느껴보자고. 이 시기라면 AOC에서도 직원들한테 샌드위치 하나씩 나눠 주는 것 같던데. 그거 대신 반차라도 쓰게 해 주라는 동료들이 한둘이 아니었지....
그 안으로 반짝, 어떤 물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할리우드 영화마냥 간드러지는 무기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군요.
나이프, 삼단봉, 너클, 쿠크리, 총으로는 우지, 레밍턴 모델, AK-47.......
...일부는 그냥 뽑기에서 구한 모형인 듯합니다.
모든 걸 들고 갈 수는 없으니, 1년 전에 쓰던 총을 가져가 볼까요.
메테오: (군용으로 지급받았던 검은색 잭나이프와 손에 익은 크기의 M16을 집어들었다. 작동을 확인하자 달칵, 하고 익숙한 소리가 울렸다. 그동안 꾸준히 관리해 놓은 보람이 있다고 해야 하나.)
(뽑기로 뽑았던 모형에 눈길이 닿는다. 씁쓸한 웃음이 터졌다. 보람은 무슨, 분명 죽어라 후회하겠지.)
(그만큼 값진 일 년이었다. 이제는 총신의 서늘한 감각조차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일단 챙길 만한 건 다 챙겼어.
너도 더 챙겨도 돼. 무거우면 내가 들어줄 테니까.
그라하 티아: 좋아, 하지만 도움은 사양할게. 내가 AOC 요원이었다는 걸 까먹었나 본데, 혼자 충분히 들 수 있으니까!
그라하 티아는 단도 하나를 휘리릭 돌리며 당신을 보고 방긋 웃습니다.
아쉽게도 ‘대 크리쳐 살상탄’이라고 불리는 탄환은 없습니다.
그건 AOC에서 지급하던 물품 중 하나였으니 말이죠.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옷장 한구석에서 방치된 AOC의 군복을 꺼냅니다.
그라하 티아: 자, 받아! 활동복으로는 이게 최고지. 버리지 않고 둬서 다행이네. 먼지는 조금 날리지만.
메테오: 전리품 삼아 남겨두자고 한 게 너였나. 다시 입게 될 줄은 몰랐네.
어때, 너도 이제 추억이라는 게 뭔지 알겠지?
메테오: 그래. 이걸 입고 수뇌부 놈들의 머리통을 터뜨렸을 때는 정말 짜릿했으니까.
...먼지가 날려도 추억은 추억이지. (비상용으로 모아 두었던 탄창과 탄환을 챙겨 방탄조끼의 앞주머니에 빼곡하게 채워넣는다.)
AOC에 잠입할 예정이라면 이보다 좋은 작업복도 없겠죠.
겸사겸사, 그의 말대로 예전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서스펜더를 조이고 조끼를 여민 뒤 거울을 보면,
1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 모든 사건이 있었음에도 당신은 정의를 추구(반강제지만.)합니다.
그라하 티아: 이봐, 군인 아저씨. 이것도 받아!
메테오:
민첩
기준치:
60 /30 /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
익숙한 초코바와 익숙한 사과 주스가 든 봉지였습니다.
각각 HP +1, 이성치 +1 효과를 합니다.
메테오: 말... 하고, 던지랬지. (화를 내기에는 이미 몇 번인가 겪어 본 상황이었다. 파트너 하나는 참 기가 막힌 놈이 걸렸어.)
(안면으로 받아낸 봉지를 전투용 배낭 안에 담는다. 촐랑거리는 붉은 옆통수를 노려보다가, 지퍼를 잠근 배낭을 자연스럽게 네 등에 올려놓았다.)
이것도 들어라. 덜 여문 크리쳐.
그라하 티아: ......이번엔 진짜 내가 먹어버린다? (말하고 던졌잖아.
군인 아저씨 라고 불러주기까지 했는데. 배낭을 안정적으로 들고 덩달아 그를 노려본다.)
이걸로... 빠뜨린 건 없는 것 같네. 아저씨, 난 덜 여물어서 길은 잘 모르겠으니까 앞장서.
메테오: 그럼 나는 너 먹는 거나 뺏어먹어야겠다. (던지면서 말하는 건 말하고 던지는 게 아니거든?
자라다 만 게.)
(벽장 근처에 두었던 개인 배낭을 꺼내왔다. 필요한 건 대부분 이 안에 있고, 밧줄이나 붕대, 비상시에 필요한 군용품도 챙겼고...)
(채비를 마무리하던 중, 문득 유니폼의 호주머니가 비어있음을 깨닫는다. 그러고 보니 임무를 나설 때면 항상 들고 다니던 게 있었지.)
(신발장 구석을 뒤져 밀봉된 약병과 일회용 주사기 서너 개를 더 꺼냈다. 매번 챙기면서도 매번 쓸 일이 없기만을 바랐던 즉효성의 마취제. 다행히 몇 개인가 남아 있었지만, 손에 감기는 플라스틱의 느낌이 조금도 유쾌하지 않았다. ...이것도 이제는 날 위한 게 아니게 되겠군.)
(챙긴 것을 호주머니에 욱여넣고 군화 끈을 맸다.)
가자, 굼뜨게 굴면 나도 혼자 갈 거야.
그라하 티아: 빼... 뺏어먹지 마. 줬던 걸 다시 건넨 게 누군데. (궁시렁대며 신발장을 뒤적이는 모습을 흘겨본다. 뭘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거람. 걱정 많은 것도 아저씨 같다니까.)
(지나치게 나를 보호하려 들고, 앞날에 대해 고뇌하고... 언제쯤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거야? 바보같이. 군화의 끈을 단단하게 묶어둔 뒤 가볍게 몸을 일으킨다.)
(이제는 내가 그를 위해 움직여야 할 때야. 그런 생각과 함께... 문을 연다.)
VIDEO
밖으로 나서는 걸음은 새하얗게 쌓인 눈 위로 묵직하고 정갈한 발자국을 남깁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여전히 폐의 깊은 부분까지 얼어붙는 듯한 추위,
신뢰감 넘치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그에 따라 휘날립니다.
회색 세계에 걸맞은 회색 건물, 그리고 청색 유리창,
이제는 익숙하고 지겹고 끔찍한 당신의 예전 직장입니다.
몇 번의 추적자가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이곳으로 돌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신과 그라하 티아는 이곳까지 어떻게 왔나요?
억울하게 누명을 쓴 동료들을 구하겠다고 다짐했나요,
아니면 자백하고자 하는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찾아왔나요?
그라하 티아: 좋아, 그렇다면... AOC에 어떻게 잠입할지를 고려해 봐야겠지.
지금부터는 선택의 연속 이라고.
대놓고 들어갈 건지, 몰래몰래 어떻게든 몸을 숨기고 갈 건지.
네 생각은 어떤 것 같아?
메테오: 물어볼 게 있나. (당연히 저번이랑 같은 길이지, 싱겁게 웃음을 터뜨린다.)
더 빠른 길로 가자. 난 정면돌파가 좋거든.
그라하 티아: (턱을 매만지며 건물을 올려다본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꼬리를 살랑였다.) 알았어. 헬기는 없지만, 내가 있으니까.
그간 AOC로 드나들 수 있는 길을 알아보고는 했거든. ...아, 잔소리는 하지 마.
정면으로 가거나, 기거나, 날거나. 세 가지 방식이 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날아보자고!
메테오: (자신만만한 외침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날아보자, 그 말의 의미는 대강 짐작이 갔다. 네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신난 건 알겠는데, 이제 네 파트너가 인간이라는 건 기억해줬으면 싶다.
그라하 티아: 걱정 마. 다 생각이 있으니 이러는 거 아니겠어.
알려지지 않은 루트를 예전에 파악해뒀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요.
그라하 티아: 특별히 대단한 길은 아니지만, 허를 찌를 수는 있을 거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우리한테는 그거면 충분해.
동료의 여러 가지 당부를 들으면서 뒤를 따릅니다.
AOC 본부 근처, 옆 건물로 올라선 뒤에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무식하고 저돌적인 침입의 극치라는 사실을요.
아무도 그라하 티아에게 인간은 날 수 없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던가요?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의심스러운 장치를 당신의 조끼에 묶으며, 그는 당신을 안심시킵니다.
그라하 티아: 괜찮아, 아직은 1명밖에 안 떨어졌대.
그라하 티아: 실사용자는 3명이라고 들은 것 같긴 하지만.
그라하 티아: 못 들은 거야? 특별히 다시 말해줄게.
아직은 1명밖에 안 떨어졌대. 실사용자는 3명이라고 들은 것 같긴 하지만.
메테오: 말해두겠는데, 난 크리스마스에 환생하기 싫다.
그라하 티아: 음... 그렇게 위험해 보이나? (그의 허리에 묶은 장치를 만지작거리다, 무언가를 알아차린 뒤
찰칵 , 소리를 낸다.)
미, 미안. 방금 제대로 고정이 안 되어 있었어.
이제 진짜 가도 괜찮아!
(장치를 하나하나 풀어낸다. 그래,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살하는 얼간이가 될 순 없지.)
메테오: 기다려봐, 다시 매줄 테니까......
(한숨을 쉴 때마다 뿜어나오는 입김으로 앞머리가 이리저리 갈라졌다. 진작 자를 걸 그랬나.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
팔 들어봐. T자로.
그라하 티아: 돼... 됐어. 이 장치, 하나밖에 없어. 그러니까 인간인 네가 쓰고 날 붙들어 줘.
메테오: 널 들고 뛰는 게 어디 하루이틀 일이어야지. 이런 특공은 인간 시절부터 주특기였어. 걱정 말고 팔이나 들어.
그라하 티아: ......그럼, 있는 힘껏 나를 꽉 붙잡는다고 약속해. 젖 먹던 힘까지 내서!
(거슬리는 시야 틈으로 조끼와 낙하장치가 단단히 이어진 것을 확인했다.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허리춤에 매어 놓은 안전장치를 확인차 당겨보기도 한다. 이거 어쩐지 입장이 뒤집힌 기분인데.)
그라하 티아: (T자로 들었던 팔을 천천히 내리고, 몸을 단단하게 압박하고 있는 장치를 내려다본다. 긴장한 낯빛이 금세 사라지고 입꼬리를 올린다.)
(메테오의 몸에 팔을 둘러 꽉 고정한다. 난간에 발을 두자 거세게 부는 바람이 앞머리를 스친다.) 잡아, 메테오...!!
(네 허리와 어깨에 팔을 두르고 천천히 체중을 기댔다. 간만의 출전이어서인가, 상대가 빌어먹을 AOC여서인가. 난간을 밟는 순간 신이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떨어트리면 내일 아침밥은 없다. 알지?
태클을 걸 틈도 없이 그라하 티아는 당신을 껴안고 뛰어내립니다.
두 사람을 지탱한 와이어에 의지한 채 당신은 호를 그리며 날아갑니다.
세차게 가속하는 장치가 당신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몇 번에 걸쳐 건물 외벽을 밟고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을 때,
아까보다 한층 더 날 선 겨울바람이 매몰차게 얼굴을 때립니다.
휘날리는 붉은 앞머리 사이로 드러난 그라하의 두 눈은,
그라하 티아: 어쩌면 줄곧 이런 날이 다시 오길 기다렸는지도 몰라.
당신을 안은 채 옥상으로 일절 충격 없이 가볍게 착지한 그는 가볍게 덧붙입니다.
그라하 티아: 나쁜 사건이 아니라, 너랑 같이 싸우는 거.
좋아하거든.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흐트러지며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자신의 조끼에 걸린 와이어 고리를 풀곤 그대로 등을 돌립니다.
(숨을 고르는 사이 의미없는 헛기침을 했다. 와이어에 이어진 장치가 가속하는 순간 분명 심장이 함께 가속하는 것만 같았다. 세상의 물리법칙을 거스르며 날아오르는 느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지. 그런 걸 보아버리면 누구라도 좋아하게 될 거야. 사방으로 비치는 도시의 푸른 광채와, 거의 동시에 마주쳤던 이색의 두 눈동자가...)
(정확히 일 년만이다. 변함없이 빛나는 야경을 내려다보며 와이어를 정리했다.)
그래도 난 너랑 입씨름이나 하는 게 더 좋다.
집이 좁든, 일거리가 떨어지든, 누가 빨래를 안 널겠다고 버티든.
고민거리라곤 내일 저녁 반찬거리가 전부인 삶, 나름대로 재미있었잖아.
메테오: (말마따나 일 년 사이 늙어버린 건지도 모르지. 결국 제 발로 돌아오고 말았지만. 여전히 장치를 정리 중인 동거인 겸 파트너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뒤로 다가가 짝짝이로 접힌 귀와 엉망이 된 가르마를 눈에 익은 모양대로 고쳐주었다.)
그라하 티아: (손길이 닿자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귓가에 힘을 넣은 채 빙그레 웃는다. 하여간, 고집 있다니까. 나한테만 뭐라고 할 게 아니라고.) 정말 고민거리가 그것뿐이었어? 난 말이야, 이곳에 온 건....
꼭 인질 때문만은 아니야. 내 의견은 이래. 이게 함정인 걸 알고 있는데도, 어딘가에 갇혔을지 모르는 인질을 찾다 들켜서 습격당하는 건 싫단 말이지.
그러니 이참에 최상층으로 가서 다시는 이러지 못하도록...
네 그 고민이라는 걸 아예 날려버릴 거다. 수뇌부와 다시 한 번 떠보자고 . 담판을 짓자 이거야!
CCTV가 있으려나... 시설에 들어가서 다시 확인해 봐야겠어. (작게 중얼거리며 그와 시선을 마주친다.)
아, 오해하지 마. 나도 지난 1년이 정말 즐거웠으니까.
그라하 티아: 좁아터진 방에서 붙어 자면서, 네 드르렁거리는 소리를 매일 듣고도 가출을 하지 않은 게 그 증거지.
메테오: 크리스마스가 날이긴 날인가 보다. 네가 웬일로 그런 기특한 소리를 다...
(칭찬 삼아 귀를 만지작거리다, 이어지는 말에 그럼 그렇지, 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매고 있던 소총을 꺼내들었다. 소음기를 단 총구를 옥상 구석의 붉은 신호를 향해 겨눈다.)
우리 가 여기서 구른 것만 몇 년이지. 이 지긋지긋한 옥상.
좋아, 이번에야말로 담판을 짓자고.
(다시는 이러지 못하도록. 유독 마음에 드는 선언이었다. 웃음 소리와 함께 총기를 장전한다. CCTV의 위치 정도는 고민하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점멸하는 신호와 가늠쇠가 일치하는 순간, 망설임없이 검지를 당긴다. 탕. )
CCTV 신호의 꺼지는 소리가 고요히 옥상을 울립니다.
파직, 기기에 흐르는 전기 신호가 위태로워지더니,
탄환이 지나간 CCTV는 자신의 몫을 끝내고 맙니다.
총구에서 연기가 나고, 당신의 동료는 그 모습을 똑바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라하 티아: 뭐야, 혼자 생색은 다 내더니만. 너도... 즐거워 보이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옥상에는 비상구가 있으니 가 보자고!
(능청을 떨며 총기를 준비자세로 든다. 비상구로 향하며 네 어깨를 퍽, 소리 나게 두들겼다.)
그라하 티아: (아, 아프잖아....... 찌릿거리는 어깨의 미미한 통증을 참고 입을 꾹 다문다. 갚아줄 거야.)
당신과 그라하가 최상층에 도달하면, 그는 당신을 뒤로 한 채 앞장섭니다.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그저 돌입할 생각뿐이었는데, 소강당 문이 살짝 열려 있습니다.
메테오: (그래, 쉿... 소리를 죽이고 몸을 낮추었다. 안에 뭔가 있나?)
소강당 안에는, AOC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열을 맞춰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분명 당신과 그라하가 입고 있는 특별 제작 군복입니다.
총 100구역으로 나누어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200명의 특수 부대원,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최대 전력이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는 크리쳐와의 공방으로 바빠서 모일 일이 전혀 없는데, 어쩐 일로 한 곳에 모인 걸까요?
메테오:
관찰력
기준치:
75 /37 /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 중 두 명이 처형대에 올라갈 예정이니 갇혀있다 쳐도 많이 비는군요.
소강당이 아무리 넓더라도 군인이 200명이나 들어갈 수 있을 리가요.
그리고, 당신의 세심한 관찰력이 빛을 발하여...
군인 중 한명이 딴짓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치챕니다.
한 손을 뒤로 한 채 휴대폰으로 스도쿠를 하고 있네요.
그라하 티아: 뭐, 뭐라는 거야... 조용히 해.
그라하 티아: 지금 총살 당하고 싶지 않다면 입 다물어, 바보야!
그들의 앞으로, 뒷짐을 진 사람이 걸어 올라갑니다.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탁상 위에 놓인 마이크를 고쳐 잡자,
연설하는 내내 어쩐지 자꾸만 땀을 흘리며,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는군요.
마이크로 웨이브: 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 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마이크로는 다시 한번 땀을 훔치곤 마이크를 고쳐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바닥으로 추락한 마이크가 또 요란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그는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탁상 위에 올리곤 말합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마지막 말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확고하게 들렸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소장은 전원 AOC 본부 전체를 돌며,
반란 분자가 잠입하지 않았는지 순찰할 것을 명한 뒤 자리를 뜹니다.
소강당의 문이 열리기 전, 그라하는 당신을 강하게 잡아당깁니다.
잠시 몸을 숨겼다 빠져나오는 군복 무리들 틈에 자연스레 섞입니다.
그라하 티아: ...작전 변경. 역시 말이 통할 상대가 아니야.
메테오: 일단 갈기고 보는 게 작전이 아니었다니 의외군.
(따라 목소리를 낮추고 태연한 자세로 복도를 걷는다. CCTV의 위치, 아직 어느 정도는 기억이 나는데. 사각지대가 있는 좁은 복도로 걸음을 틀었다.)
(...이번 처형식에 정의를 들먹일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조금 전의 연설을 한 마디씩 곱씹어 보았다. 단순한 쇼가 아니었던 건가.)
(반정부 조직이 확장세에 있다는 기사는 며칠 전에도 읽었지. 우리 둘만을 노린 함정이라면 이렇게 많은 수의 요원들을 동원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그래서, 다음 작전은 뭔데?
당신의 발걸음에 따라 그라하 티아도 몸을 돌립니다.
CCTV의 범위 밖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군인 무리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라하 티아: 이 기관의 상층부는 어딘가 미쳐 있어. 저번처럼 죽여버린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걸 직감했어. 그런 예감이 들어.
그야, 당신의 날카로운 감 역시 그라하의 말에 동의하고 있으니까요.
1년 전 수뇌부를 없앴던 경험도 한 지분을 차지했죠.
그라하 티아: 마구잡이로 죽이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을 채택해야 해.
우선... 인질을 찾자.
그라하 티아: 군복을 입고 온 게 정답이었어. 아무래도 이곳 사람들은 우리와 일반 요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
메테오: 글쎄, 지금은 그래 보이지만... ...그것까지 함정일 수도 있어. 너무 가까이 가진 마.
(인질을 찾자는 말에 짧게 끄덕였다. 수뇌부를 모조리 갈아 엎어도, 조직의 본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이 있나.)
둘은 다른 대원들을 흉내내며 AOC 본부의 순찰을 시작합니다.
광기 어린 연설에 질려버린 자도, 감화된 자도 있지만,
입까지 올린 AOC 마스크 덕분에 당신과 동료의 얼굴을 알아보는 대원들은 없습니다.
당신들은 대외적으로 1년 전에 죽은 사람들이니까요.
순찰을 위해 다른 요원들과 무리를 지어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문득 생각난 건데, 이들이 당신과 함께 소장의 연설을 들은 거라면...
간단한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요?
AOC가 정의라니, 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대해 말입니다.
그라하 티아가 붙임성 있게 옆 사람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그리고, 메테오를 곁눈질로 보며 뭐라도 말하라는 듯 눈썹을 꿈틀거린다.)
(입을 꾹 다물고 정면을 본다. 또 시작이군. 말을 건 상대가 누구일 줄 알고.)
(돌아오는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다가, 검은 군인 틈에서는 파트너의 눈색과 머리색이 마스크로는 채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눈에 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망할 놈. 급히 등을 돌려 벽을 짚고, 상체를 기울여 네 몸이 가려지도록 했다.)
좋은... 큼, 좋은 오후... 수고가 많지?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아, 저... 저 말인가요?
메테오: 어어, 그래, 너 말이야... 방금 내가 어깨도 두드렸잖아.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그렇구나... 흠, 좀 더 가벼운 두드림이었던 것 같지만 상관없나.
아무튼 예, 예... 좋은 오후죠. 그쪽도 수고 많으십니다.
메테오: 그래, 간만에 작전지를 벗어났더니 살 맛이 난다. 이제 연말이기도 하고, 감회가 어때? 소장... 큼, 소장님 연설은 지루했지만.
어... 아무튼, 이것만 끝나면 쉴 수 있겠다.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간다. 젠장, 어떻게 들어도 어색하잖아...!)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이대로 집에도 보내줬으면 좋겠지만요. 연휴에도 일하는 건... 뭐, 그렇다고 칩시다. 알고 입사한 거니까요.
감회 말이죠. 솔직하게 말해서요. 지금 상황보다도 방금 연설은 그닥 만족스럽지가 않았어요. 무언가가 어긋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관의 명령이니 따르는 수밖에 없지만, 이런 정의를 따르기 위해서 들어온 게 아니었는데요.
메테오: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지더니 목울대가 들썩였다. 하기사
최강의 인류 씩이나 되는 타이틀을 달고 안전지대를 지키려면 그 정도 감은 필수로 갖추어야 할 테다.)
(바로 동조하는 건 위험하겠지. 마스크를 끌어올리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랬나. 사실 난 지루해서 딴청이나 피우고 있었거든.
그, 뭐냐, 요즘 유행하는 그거 말이지... ...한 손으로 스도쿠 하기. 그거 하고 있었어. (능청을 떨며 연신 헛기침을 했다.)
...그래도 마지막 말은 똑바로 들었는데. AOC가 정의라고 했었지. 그건 네가 생각하는 정의와 달랐나?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아, 아아, 그런 게 유행했었나.... 이해합니다. 소장님의 연설이 재밌을 리가 없죠.
그게 문제예요. 제가 추구하는 정의가 무엇이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켜야 하는 건 무엇이죠? 저는 지금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걸까요.
한 가지 확실한 건, 'AOC가 정의'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
갈발의 대원이 말을 전부 잇기도 전이었습니다.
그의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대원이 참견을 하는군요.
검은색 단발머리의 대원: 에이, 뭘 그런 걸 신경 쓰고 그래. 답답하네.
넉넉한 봉급을 받으니 괜찮지 않아? 과시하는 쪽도 나쁘지 않거든. 이 정도 위치까지 올라왔는데 겸손하게만 사는 게 옳다곤 생각 안 해.
메테오: (그동안 생명수당 비싼 줄 모르고 살다가, 민간인 월급에 적응한다고 고생 많이 했지. 웃음을 삼키며 대충 끄덕이고 만다.)
(정의 라. 그러고 보면 스스로 믿는 것이 곧 정의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지. 인류의 미래와 동료의 안전을 위협하는 괴생명체. 크리쳐라면 닥치는 대로 쏘아 죽이는 게 정의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분명히.)
(그땐 그것들이 처음부터 인간이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으니까. ...이제 와서는 어느 쪽이든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 사람마다 생각하는 정의는 다른 거겠지.
그래도 그게 AOC가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군.
...고맙다, 덕분에 잠이 깼어. (이제 일하러 가자. 숨을 들이켜며 더벅머리 대원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탈선한 지가 한참 된 몸이지만, 여전히 정의를 고를 수 있다면... 이 녀석을 죽여야만 하는 정의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군.)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아, 예. 제가 무언가 변화를 드린 것 같아서... 어쩐지 기쁘군요.
대화가 얼추 마무리될 때 즈음, 당신의 파트너를 확인해 보면...
그라하 티아: 아, 메테......! ...아니지, 이봐.
이곳 정보에 무척 밝아 보이는 녀석이랑 말 좀 나눴어. 들어봐!
메테오: 그래... 겨우 이런 걸로 너를 사람들 눈에 안 띄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멍청이다.
뭔데. (삐딱한 자세로 힘없이 끄덕인다... ...망할 놈.)
그라하 티아: 있지... 우리랑 동일한 상황에 놓인 녀석들이 또 있는 것 같아.
근래 들어 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망하는 대원들이 늘었다고, 분명 그렇게 말했거든.
전부 탈영했다는 소문이 있다, 윗물이 고여 썩어가니 흘러내리는 걸 참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추측이 오가던데.
이거... 우리 얘기 맞지?
메테오: ...아마도, 공식적으로는 사망 처리가 되어 있으니까.
조용히 살긴 했어도 추격이 붙은 이상 소문이 나긴 했겠지. 탈영병이 우리 둘뿐이 아니라면 다행이겠는데.
그라하 티아: 그렇군, 그래서 요원들의 수가 적어 보였던 건가....
다른 사정도 아니고, AOC를 나갔기 때문에 전원이 모일 수 없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어.
파트너와 대화를 하다 보면 엘레베이터가 도착합니다.
두 사람과 AOC 요원들은 열린 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갑니다.
인질이 몇 층에 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으니...
메테오: (내키는 대로 버튼을 하나 누른다.
34 층부터. )
여러 사람을 태운 기체는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작은 반동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전자판에 ‘34층’이라는 글자가 드러납니다.
문이 열리고, 안쪽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을 때였습니다.
AOC 상관: 뭐 하는 거야? 여태 무기도 안 챙기고 있다니.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지나가던 상관이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두 사람에게 탄환이 가득한 총을 넘겨줍니다.
당신과 그라하에게 익숙한 대 크리쳐 살상탄과 라이플이군요, 럭키!
...하지만, 무기를 얻어 기쁜 것과는 무관하게 이상한 점이 확실히 있군요.
대 크리쳐 살상탄의 위력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절대 대인용은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은 계산으로 쫓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메테오: .........? (총기를 받아들고 떨떠름한 눈치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여긴 AOC의 본거지인데. 대 크리쳐 무기를 왜 지급하는 거지?)
(괜히 시간을 끌었다가 만에 하나라도 저 쪽에서 우릴 기억해낸다면 낭패다. 이걸 따져 물을 수도 없고...)
(짧게 고민하고는 지급된 총기를 받아 어깨에 맸다. 일단은 자연스럽게 구는 수밖에.) ......감사합니다.
AOC의 낌새가 이상하다, 말로 내뱉지 않아도 그라하 역시 위화감을 눈치챈 듯 총을 매만집니다.
그라하 티아: 모처럼 소중한 탄환을 가지게 돼서 좋지만 말이야...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는걸.
메테오: (상관이 이쪽을 지나쳐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고개를 숙인 채 있다가, 앓는 소리를 내며 총기를 문질거린다.)
내가 말했던가. 사람으로 돌아오고 나서, 불안하거나 불길하면 땀이 나게 됐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 (땀에 젖은 손바닥을 네 조끼에 대고 닦았다.)
그라하 티아: 으, 윽...... 네가 불안한 건 알겠는데, 꼭 여기 문질러야겠어?!
차라리 네 거에 닦으란 말이야!
파트너는 그 시선을 최강의 크리쳐답게 알아차리고,
당신의 손목을 끌고 34층의 내부로 훌쩍 들어가버립니다.
마치... 평소 당신의 잔소리를 피할 때처럼요.
메테오: 핸드가드가 젖어서 미끌미끌하다고, 잠깐, 너......!
(소리를 높이려는 순간 손목이 잡혔다. 방식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반쯤 끌려가다시피 실내로 진입했다.)
파트너에게 끌려가며 이 층에 인질이 있나 살펴볼까요.
당신과 그라하 티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이었습니다.
당황스럽겠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입니다.
소리를 들은 다른 대원들의 지원이 올 법도 한데, 오지 않습니다.
모퉁이를 지나던 거대한 젤리가 진홍빛 촉수를 꾸물거리고 있습니다.
몸통의 붉은 색깔은... 마치 인간의 피가 가진 성질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전투 순서는 메테오, 그라하 티아, 크리쳐로 진행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VIDEO
그라하 티아: 저, 저것들은 뭐야.... ...메테오, 준비해!
메테오: (매고 있던 총을 들어 기계적으로 장전한다. 도심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생체형 크리쳐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상황이 납득되었다.)
(그래, 이게 현실이다. 살기 위해 우리는 죽이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 상대가 인간인지 크리쳐인지, 지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하등 중요치 않았다. 이런 난장판에서 정의 가 다 무슨 소용이겠어. )
시계 방향으로 다섯 마리씩. 남은 건 도망가게 둬도 돼.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도망치는 놈들을 몰살하지 않는 것. 그게 한때나마 인간이었을 녀석들을 상대로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자비였다. 개머리판의 넓은 부분에 사선으로 뺨을 대고, 열두 시부터 시계 방향으로 탄환을 난사했다.)
그라하 티아: 알아들었어. ...어째서 크리쳐가 잠입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상황을 끝내고 얘기하자고!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당신이 ‘매우 정확한’ 자세로 상대를 조준하면,
탄환은 촉수의 물컹거리는 몸을 팡, 터뜨려버립니다.
미동도 없는 모습을 보아하니, 방금의 공격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남은 촉수는 죽어버린 녀석들에게 한 톨의 관심도 주지 않고 꿈틀거리는군요.
1년 전에 보았던 크리쳐들보다 좀 더 매정해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최강의 인류인 당신은 촉수 사살에는 완벽히 성공했습니다!
진홍색 촉수
기준치:
45 /22 /9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0
매끈매끈한 핏빛 촉수의 끝이 둘을 향해 달려듭니다.
꿀렁거리는 빨판이 당신의 다리를 스쳐지나갑니다.
그라하 티아: 어... 어떻게 된 거지? 녀석들, 수가 줄어도 도망가지를 않잖아!
늘 개체의 절반 이상이 사살되면 꽁무니를 뺐던 녀석들과는 달리,
이 상급 크리쳐는 동료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잇새로 바람 스치는 소리를 냈다. 알 만하군. 여긴 옆자리에서 파트너의 뇌수가 터져 나가든 말든, 닥친 전투부터 이어가도록 가르치는 곳이었으니.)
(인간으로 돌아올 길 없는 크리쳐에게 허락되는 안식은 줄곧 하나뿐이었다. 땀으로 축축해진 핸드가드를 우측으로 틀어 타겟을 재조준하고, 크리쳐가 모여든 중앙을 노려 방아쇠를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2
(이들이 정말로 AOC 관계자였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아무려면 어때. 민간인이든 요원이든 연말에는 쉬어야지. 크리쳐라면, 저세상에서라도.)
등 좀 빌려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당신이 근사하게 12마리의 크리쳐를 사살했을 때였습니다.
그라하 티아가 당신의 등을 밟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인지하지 못한 조무래기들을 향해, 동료의 군화는 등으로부터 떨어집니다.
공중에서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사격에 요하는 정확한 자세를 취합니다.
가늠쇠를 표적에 맞추고 철컥, 방아쇠를 당깁니다.
당신이 등을 희생한 대가로, 나머지 크리쳐들이 모조리 산산조각이 납니다.
메테오: ......이걸 하려고 일 년이나 기다렸나?
그라하 티아: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 이번엔 발자국도 남은 것 같네.
그라하 티아: 1년 전 일이 없도록, 핵 제거는 확실하게 해 두란 말이야.
완전히 고기 조각이 되어 미동도 없는 크리쳐의 시체가 눈에 띕니다.
메테오: 그래, 확실히 못 보던 형태인데......
(그때와 같은 꼴을 두 번이나 겪게 할 순 없지. 군화 앞코로 곤죽이 된 시체더미를 헤집어 보았다.)
관찰력
기준치:
75 /37 /15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이 신고 있던 것으로 촉수 더미를 차면...
전투 중 살상탄으로 200% 힘을 발산하여 모든 핵을 터뜨렸나, 싶기도 하지만...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핵이 제거된 흔적조차 없습니다.
인간은 아니지만 크리쳐 역시 아닌 것, 이들의 정체는 도대체….
인간이 변한 크리쳐가 아닌 것 같은데. (살점 덩어리가 묻은 군화를 바닥에 툭툭 털어냈다.)
그라하 티아: AOC 내부에서 이런 녀석들이 등장해 준 것도 혼란스러운데, 핵이 없는 신종 크리쳐라도 발생한 건가...?
답답해! 갈수록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기분이라고!
메테오: 생체형이 처음 등장한 것도 어느날 갑자기였잖아, 하루아침에 변종이 등장한다 쳐도 이상하진 않다.
오히려 궁금한 건, 왜 하필 AOC 내부에서 변종이 나타났냐는 건데...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그것도 크리쳐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AOC가 아니었던가요?
어째서 AOC에서 변종을 조우했을까 생각해보았지만...
그라하 티아: 동감이야. 소장조차 이런 얘기는 우리에게 해 주지 않았어.
우리라기보단, '그들'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자고.
무언가 속셈이 있는 게 틀림없어. 저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기 전에, 인질을 구하는 게 먼저야. 서둘러서 다른 층으로 가보자!
메테오: (얼어죽을 스도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총기에 안전핀을 올렸다. 아마도 수뇌부의 속셈과 변종 크리쳐의 등장은 관계가 있을 텐데.)
(당장은 거기까지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애초부터 여길 온 이유는 인질을 구하기 위해서였지. 이 이상 얽히지 말자, 속으로 중얼거리며 엘레베이터 방향으로 앞서 나간다.)
......이번에도 내가 고르나?
그라하 티아: 그래, 지금은 네 직감을 따를 수밖에 없겠는걸.
메테오: 그거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고 그래. (번호판을 보지도 않고 눌러버렸다.
10 층으로.)
섬뜩한 의문을 뒤로 두고, 동료와 엘리베이터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부드럽게 열리고, 가까운 곳에서 소란이 느껴집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조금만 걸어도 총을 든 세 명의 대원과 마주합니다.
그중 한 명은 이미 명을 다해 뒹굴고 있으며,
인기척을 느낀 듯, 살아남은 대원의 배에 주둥이를 대고 쩝쩝거리던 괴물이 고개를 듭니다.
갈색 더벅머리의 대원: 구, 해줘.......
VIDEO
당황스럽겠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두 번째 전투입니다.
아니죠. 저 생물체가 크리쳐가 맞는지조차 모르겠지만요.
곳곳에 이상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대원들 역시 전투 중인 모양입니다.
메테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실없는 농담이나 주고 받던 대원이었는데... 집에 가고 싶다 해 놓고, 그새 이런 꼴이 되어 있으면 어쩌라는 거야. 몇 번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충격에 내색하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아직 숨은 붙어 있다. 쓸데없는 생각은 나중에.)
그라하, 인질부터.
(안전장치를 풀고 빠르게 장전을 마친다. 인질을 습격 중인 크리쳐를 노리고, 확인되지 않았던 핵의 위치를 가늠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8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그라하 티아: 그래, 알았어...... .... (창백해진 얼굴을 서둘러 털어내고, 그를 따라 총기를 바로잡는다. 여태 본 적 없는 괴물을 조우한 것도 모자라, 사람들... 최강의 인류가 죽어가고 있잖아. 정신 차려야 해, 그라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9
미끄러운 비늘로 뒤덮인 회록색 몸통이 아가미로 호흡합니다.
마치 물고기와 인간을 섞어 놓은 듯한 외형....
물갈퀴를 지닌 괴물이 공허한 두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봅니다.
설령 이 녀석들이 크리쳐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당신의 탄환은 미끄럽게 비늘 안을 파고드는 것도 모자라, 그들의 머리를 터뜨립니다.
대원의 배에서 입을 떨어뜨린 괴물은 힘없이 늘어집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들은 도망가지 않고 물갈퀴를 움직여 다가옵니다.
흉측한 물갈퀴
기준치:
45 /22 /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재빠른 괴물의 공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무지성의 심해인:
흉측한 지느러미
기준치:
30 /15 /6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로봇도, 인간도, 크리쳐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생물체는 동료에게 달려듭니다.
부자연스럽게 날이 선 지느러미가 그라하의 어깨를 길게 그어버립니다.
(눈을 흘겨 외상의 정도를 확인했다. 다행히 심한 부상은 아닌가.)
...상처는 끝나고 봐 줄게. 방심하지 말고, 총 잡아.
그라하 티아: ...이 정도는 가뿐해, 그냥 긁힌 수준이라고. 네 말대로 남은 녀석들을 모조리 처치해버리자!
메테오: (대답 대신 끄덕이기만 했다. 복도 중앙, 쓰러진 부상자를 향해 달려드는 놈과 네 어깨를 긁어 놓았던 놈을 직선으로 잇고, 그 중앙에서 탄환이 분열하도록 조준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4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그라하 티아: (메테오가 놓친 단 한 마리를 향해서... 탕! 이런 여유로운 소리를 할 때는 아니지만,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된다니까!)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당신과 동료는 ‘대살상 탄환’을 사용하고 있는 요원입니다.
때문에, 상대가 누구든 일단 피해를 받지는 않겠어요?
1년이 지나더라도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당신은 상황에 금세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포지션을 취합니다.
물고기 인간 전원의 머리가 시원하게 터져나가고,
(주변을 돌아보며 생존한 크리쳐의 유무를 살피고, 잔당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중앙의 더벅머리 대원에게 달려간다.)
(어깨를 두드려 의식을 확인한 다음 메고 있던 가방에서 붕대와 지혈제를 꺼냈다. 경사스런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죽게 둘 수야 없지.)
그라하 티아: 헛소리 하지 마! ...그 녀석... 무사해? (메테오의 곁에 다가가 쭈그리고 앉는다.)
메테오: 출혈로 정신을 잃었어. 지혈만 해 두고 가자.
(적당한 위치에 지혈제를 주사한 뒤 붕대를 감아두었다.) 이래 봬도 최강의 인류인데, 이 정도면 괜찮겠지.
적발, 흑발의 두 대원은 처참한 상태로 남았으나...
홀로 살아남은 대원은 다행스럽게도 목숨은 부지하고 있군요.
당신이 얼추 처리를 해 둔 덕에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는 않겠죠.
같은 AOC, 같은 최강의 이름을 지녔다고 해서 두 사람과 같은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메테오: (동료가 죽어나가는 꼴은 처음 보는 것도 아니었다. 응급처치를 마친 대원을 네게 맡기고 몸을 일으킨다.)
잠깐... 있어봐. (시체 옆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흘러내린 피와 살점으로 넝마가 된 군복 조끼를 익숙하게 뒤진다.)
(젖은 탄창을 꺼내더니 네 쪽으로 하나 던졌다.)
그거, 아직 쓸 만하다.
그라하 티아: 뭐... 뭐야? (자연스럽게 날아오는 탄창을 손으로 채고, 무슨 꿍꿍이냐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흘겨본다.)
네가 발견했으니 네가 써. 물론 내 사격 실력이 탁월하다는 건 나도 알지만!
메테오: 내 것도 있어. 제일 멀쩡한 걸로 하나씩 꺼낸 거야.
(잠시 말이 없었다. 작은 소리로 기도문 비슷한 것을 읊으며, 흰 자위가 드러난 시체의 눈꺼풀을 감겨 주었다.)
아까 다친 데는 어때, 알아서 붙을 정도인가?
그라하 티아: (그런 거였어? 퉁명스러운 표정을 드러내며 꼬리를 움직였다. 시체의 얼굴 위로 손을 올리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별거 아니야. 괴물이긴 했지만... 물고기한테 다쳐봤자 얼마나 아프다고.
내 걱정보다 인질들을 먼저 생각하는 게 좋을걸. 아르봉트랑 래미트, 지원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메테오: 아르버트 랑
라미트 거든? (일 년 쉬었다고 기억까지 오락가락하나, 핀잔하려다 말았다. 총기를 정리하며 몸을 일으켰다.)
내일은 생선구이 해 먹자. 냄새 맡으니까 배고프네.
(나서기 전, 짐짓 걱정이 담긴 시선으로 쓰러진 대원을 돌아본다.) ...이 녀석한테 의식만 있었어도 인질 위치를 물어보는 건데.
확실히 익숙한 향이 난다고 했더니, 생선 구이였군. ...네 입맛이 도는 타이밍을 아직도 모르겠어. 애초에 너에게 타이밍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가...
메테오: 누구 덕분에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왔잖아. 사람이면 배고픈 게 정상이지.
그라하 티아: (이 요원이라고 인질 위치를 알 겨를이 있나? 쓰러진 녀석의 어깨를 흔들어보다가도, 수확이 없자 손바닥을 털어내고 몸을 일으킨다.)
배고프면 초코바 먹어. 난 간다!
메테오: 초코바 네 가방에 있거든, 야! 같이 가!
막무가내인 동료와 엘리베이터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생존자가 얼마 없기 때문인지 돌아가는 길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승강기 쪽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면,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엘리베이터는 이 층에 머물러 있습니다.
메테오: 한 번만 눌러도 닫혀. ...아주 신이 나서는.
(두 층 연속으로 난장판이 된 꼴을 보아하니 다른 층이라고 다르지도 않을 것 같다. 땀에 젖은 손을 쥐었다 펴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죽어나가고 있겠지. 목숨을 구해주지는 못할 망정 앗아가기만 하는 정의나, AOC를 향한 사명감 따위를 부르짖으면서.)
초코바 줘 봐.
그라하 티아: 나름 나도 긴장하고 있거든. (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린다. 초코바? 여기.)
메테오: 그런가, 두 번 긴장하면 엘리베이터 무너지겠는데. (포장을 뜯어 한 입 크게 뜯어먹고는 나머지를 네게 내밀었다.)
그라하 티아: (슬쩍 받아먹으며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않는다. 볼을 움직여 우물거리면서도 시선을 고정했다. 뭐, 뭔 일이래....)
사이좋게 초코바를 나눠먹을 때도 기체는 조금씩 내려갑니다.
엘리베이터의 유리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알 수 없는 괴물들과 요원들의 싸움이었습니다.
‘싸움’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대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라하 티아는 초코바를 먹으며 그 혈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작은 미동과 함께 8층에 부드럽게 착지합니다.
고요한 복도를 걸으며 바닥을 딛는 군화 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옵니다.
이 장소는 아까 지났던 두 층과는 달리 특별한 소란이 일어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구명을 요청하던 요원들의 목소리와 총의 장전 소리,
괴물들의 알 수 없는 울음소리 대신 몸에 걸친 무장이 쩔렁거리기만 합니다.
어쩌다가 다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걸까요.
어제만 해도 분명, 오늘 먹을 식사를 두고 그라하와 즐겁게 토론했던 것 같은데....
회의감이 밀려드는 채로 바닥을 내려다보며 한 걸음을 탁, 내딛을 때였습니다.
군화 밑으로 해괴한 문양과 그림을 발견합니다.
그라하 티아: 뭐야, 누가 시설 바닥에 낙서를......
......이, 이거 낙서 맞아?
(눈살을 찌푸리고 바닥의 문양을 살펴보았다. AOC 한복판에 이런 낙서가 그려진 층이 있었다고?)
그라하 티아: 그림은 여기서부터 안쪽으로 이어지는 것 같군. 어떤 문양 같기도 한데....
어떤 건지는 나도 몰라. 알 턱이 있나.
메테오: ...안으로 가 보자. 새로 바뀐 수뇌부가 지시했을지도 모르지.
아무 의미도 없는 낙서라면 층 하나를 버려가면서까지 남겨 놓지도 않았을 거 아냐?
(턱을 문지르며 문양을 노려본다. 군용 암호인가 싶었으나, 이렇게 생긴 문양은 훈련 중에도 본 기억이 없다.)
혹시 모르니까 네가 외워 둬. 머리 좋잖아.
그라하 티아: (
머리 좋잖아 , 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꼬리를 휘적이고 만다. 에헴, 헛기침을 하면서 그의 말대로 그림을 한눈에 담는다.) 그러지 뭐. 아직은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당신과 그라하는 문양을 따라 주변을 순찰하며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가기로 합니다.
당신의 동료는... 모든 걸 외우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괴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에 이렀을 때 즈음...
메테오: (발소리를 죽이고 문앞으로 다가섰다. 귀를 가까이하며 인기척을 먼저 확인했다.)
아래를 보니, 문양은 문 아래의 틈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 너머 또한 그림이 그려져 있겠군요.
메테오: (숨을 죽인 채 검지를 아래로 긋는다. 돌격을 의미하는 수신호를 그리고, 장전된 총기를 위로 들어 진압 자세를 취했다.)
(눈을 마주친 상태에서 입모양만으로 셋을 센다. 동시에 군화 밑창으로 문을 걷어찼다.)
최강의 인류다운 제대로 된 무장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면...
안쪽에는 사무실 ‘전체’를 사용해 그려진 주문진이 드러납니다
메테오:
SAN Roll
기준치:
69 /34 /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메테오:
정신
기준치:
70 /35 /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A시 제약회사의 옥상에서, 요상한 주문으로 동료를 진정시켰던 전적이 있었죠.
다른 공간보다 기이하게 온도가 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사무실을 이런 꼴로 두었다간, 회사 측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데.
메테오: 감이 안 좋다. 아마도 상부에서 묵인한 일이겠지.
(인질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고, 마력이 느껴지는 만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아 보이지만...)
(슬쩍 네 쪽을 돌아보았다. 이쪽에는 최강의 크리쳐 가 붙어 있으니 상관없겠군.)
네 말대로 윗물을 갈아엎으려면 놈들의 꿍꿍이가 어떤 건지도 알아둬야 할 거야. 저 상자, 가서 열어볼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그라하 티아: ...알았어. 네 말대로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분명해. 네 감은 이럴 때면 정확했으니까... 나도 동의할 수 있어.
(총기를 굳게 쥐고 그를 보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메테오: (원 중앙의 상자로 다가간다. 조심스럽게 뚜껑을 들어올렸다.)
바닥이나 천장에서 촉수, 혹은 정체 모를 관절이 보입니다.
그라하 티아: 안 돼, 기다려, 그거 돌려 놔!
당신이 뚜껑을 연 것을 신호탄으로 삼아, 방안에 낯선 것들이 시선에 듭니다.
메테오: (들고 있던 뚜껑을 제자리로 덮어놓는다.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틀어막듯이, 팔꿈치를 상자 위에 대고 거세게 눌렀다.)
저것들은 다 뭐야, 변종 크리쳐라도 되는 건가?!
그라하 티아: ......아까 그 괴물들과 비슷한 녀석들이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들어.
그리고, 여길 봐.
그저 그림인 줄 알았더니... 이 진에 글씨가 적혀 있어. 전부 거꾸로 쓰여 있어서 몰랐던 거고.
글자인 건 알겠는데...... 미안, 무슨 내용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메테오: 네가 모르는 글자도 있었나, 이게 글자라면 말이 더 이상해지는데.
(마력이 느껴지는 낙서들과 그림. 이번 크리쳐 습격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게 맞겠지. 문제는 그것들이 구태여 AOC에서 발생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변종을 불러내는 용도로 둔 것이든, 그 반대로 제어하는 용도로 둔 것이든...)
(앓는 소리를 내며 네게 어깨를 기댔다. 이래서 머리 쓰는 일은 안 맞는다니까.)
메테오:
교육
기준치:
70 /35 /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거꾸로 쓴 글씨로 만든 부적이나 마법진은 '역주문'으로,
불러들이는 쪽이 아닌 쫓아내는 쪽에 가깝다는 정보를...
아무리 생각해도 일개 개인이 준비하기엔 사전 준비의 규모가 너무 큽니다.
도대체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이 건물에 들어오고 난 이후 의혹만 짙어질 뿐입니다.
메테오:
정신
기준치:
70 /35 /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어깨에 짓눌린 그라하가 몸을 밀어냅니다...
씩씩대는 그를 데리고, 인질을 찾는 일을 계속합시다.
메테오: 엄살은. (순순히 밀려나며 네 팔을 잡았다. 방의 사물을 건드리지 않은 채로 빠져나온다.)
그라하 티아: 엄살 아니거든.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네.
메테오: 난 너를 일 년이나 안고 다녔는데. 최강 딱지 떼라.
그라하 티아: 그야 이쪽이 너보다 가벼우니까. 난 여전히
최강 이야!
메테오: (대거리하는 말을 못 들은 척하며 버튼을 눌렀다.
21 층.)
그저 제자리에 서서 돌아갈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관인가, 사무적으로 고개를 숙이기는 했다. 팔꿈치로 네 옆구리를 찌르며 함께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이번에는 제대로 골랐군. 길을 막는다는 건 이 너머에 무언가 있다는 뜻이겠지.)
AOC 대원: 지금 들은 게
지령 이다. 두 귀 안 닫고 잘 들었으면 속히 떠나도록.
메테오: 소장님께서 본부 전체를 돌라고 하셨습니다. 두 귀 안 닫고 잘 들었습니다.
(반란분자의 신상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소장님 명령 에 예외를 둘 순 없습니다. 눈을 피한 채 빠르게 받아친다.)
AOC 대원: 그 말대로 다른 층을 순찰하는 게 낫겠군. 이곳은
안전하게 순찰이 끝났으니 나머지 대원들과 합류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명령이다. 보아하니 나보다 직급도 낮은 것 같은데.
메테오: (매번 이런 식이란 말이지. 짧게 혀를 찼다. 말이 안 통하는 놈 상대로 말을 고집할 이유가 있나. 앞주머니에 챙겨두었던 잭나이프를 거꾸로 잡고, 손잡이 부분으로 상관의 급소를 찔렀다.)
군용 잭나이프
기준치:
65 /32 /13
고장:
-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그라하 티아: 바보야, 할 거면 제대로 했어야지...!
잭나이프의 손잡이 부분이 복부에서 미끄러집니다.
메테오: ......일 년 놀았더니 그래! (하는 수 없군. 나이프를 버리고 맨손으로 목을 틀어쥔다. 기절시킬 정도로만 힘을 조절해가며 숨통을 막았다.)
메테오: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AOC 대원:
근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상관은 당신의 손아귀 아래에서 발버둥을 칩니다.
AOC 대원:
건강
기준치:
70 /35 /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손톱으로 군복을 긁고, 충혈된 눈으로 당신을 노려보지만...
최강의 인류가 지닌 악력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안색이 새파래진 상관이 침을 흘리며 힘을 뺍니다.
그만 놔 줘. 이 녀석, 이미 의식이 없어.
메테오: (기절한 몸체를 던지듯이 내려놓는다.)
...그, 이래서 제압이 훨씬 어렵다는 거야. (내심 민망한 눈치로 헛기침을 했다. 가자.)
그라하 티아: (힐끔 널부러진 상관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뭐, 결과가 좋으니 됐어. 우린 더 급한 게 있다고.
본래 이 층은 전부 사무용으로 사용했을 텐데,
당신은 이곳 역시 8층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메테오: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8층과 진의 중심부에 사용된 것은 기이한 물건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분명 상식적인 물건이 아니었죠.
21층, 이곳에도 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특별한 무언가가 중심에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21층의 대략적인 구조도를 떠올립니다.
AOC의 요원이었던 당신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중심부에 있는 장소는 2104호 사무실로, 기억을 되짚어 보면 원래는 상관의 ID카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라하 티아의 귀가 쫑긋거리는 걸 보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라하 티아: 우선 중심부에 들어가야 해. 그러기 위해선 아까 그 자식의 카드가... ...왜 그래?
메테오: 아니, 무슨 생각 중인지 다 보인다 싶어서.
조금 더 빠른 네가 다녀올래? 아니면 내가 갈까. (웃음을 픽 터뜨린다.)
(스스로 팔짱을 끼고 입을 비죽인다.) 촉박한데 그냥 가자. 너라면 맨손으로도 부술 수 있을 거 아니야.
메테오: 그것도 그렇다. (이 녀석, 입만 비죽이는 게 아니고 귀까지 같이 눕잖아... 새는 웃음을 참으려 입가에 손등을 댔다.)
어두우니까 안 넘어지게 잘 따라와.
그라하 티아: 웃지 마...... 왜 웃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리를 높이면서도 서둘러 그의 뒤를 따랐다. 새삼스럽게, 역시 군복도 잘 어울리네.... 1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라 그런가.)
2104호 문의 옆을 보면, 카드를 긁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라하 티아: 총으로 부숴버려, 다시는 가동도 하지 않게!
근력
기준치:
80 /40 /16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장치 중앙을 무작정 내리치고 본다. 알잖아. 맞으면 고쳐진다니까.)
주춤거리던 그라하가 당신을 보며 눈을 빛냅니다.
그라하 티아: 알고는 있었지만.......... 메테오, 여전히 무지막지하네!
메테오: 새삼스럽게, ......큼, ... ......가자.
그라하 티아: (고개를 끄덕이며 문고리를 열어젖힌다. 잠금장치가 파직거리는 소리는 또 처음 듣네...)
그의 행동에 따라 사무실의 내부가 노출되고...
이곳은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안에 있던 데스크 및 설비들이 전부 비워진 상태입니다.
VIDEO
상자 대신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쓰러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주위로 아까 본 것과 같은 거꾸로 적힌 주문진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라하 티아: 여기... 여기 사람이 있어, 잠깐, 이 사람들.......
오늘 자정 처형이 예고된 당신과 그라하 티아의 동료들로,
목숨은 붙어 있지만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식은 없는 것 같다. (실내를 돌아보는 순간 위화감이 엄습한다. 아니, 위화감이 아니라 기시감이었다. 이 주문진, 분명 조금 전에 봤던 것과 같은 형태인데.)
그라하 티아: (신속하게 무릎을 굽혀 그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외상은 없어 보이는데... 그렇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까 건드렸던 상자와 같은 방식일 거야. (곁으로 다가가 네 팔을 잡아 일으켰다.) 중앙의 상자를 건드렸더니 이상한 것들이 몰려들었지. 손부터 대는 건 위험해.
8층 주문진의 중심에 있던 것은 마력이 가득한 상자였으나,
21층의 중심에는 최강의 인류들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중심에서 끌어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마력을 빼앗겨 사망할 겁니다.
그라하 티아: 하지만...... 이렇게 둘 수는 없어! 녀석들을 데리고, 방 안에 나타나는 이상한 놈들을 물리치면 되잖아!
메테오: 구하지 않겠단 소리가 아냐, ......셋을 셀 테니까, 장전하고 퇴로 쪽에서 기다려.
옮기는 동안 나는 총을 못 쓰니까...... 지켜줘, 믿는다.
그라하 티아: ......알았어, 그게 최선이라는 거지.
조심해야 해. 내가 최강의 실력으로 엄호할 테니까.
메테오: (웃음소리로 대답을 대신한다. 총기를 앞으로 매고,
하나, 둘, 셋, 외친 다음 양쪽 어깨에 인질을 한 명씩 들쳐멨다.)
당신이 그들을 들쳐메면, 역시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방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덕분에 마력 공급이 끊긴 모양인지, 동료 SOLACE가 서서히 눈을 뜹니다.
그녀는 당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소리칩니다.
어째서 여기까지 온 거야,
이런, 괴물들과의 전투를 위해 라이플을 손에 댈 때였습니다!
전투 태세를 위해 그라하 티아도 문을 등지고 라이플을 고쳐쥐는 순간,
여러분에게 달려들던 괴물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집니다.
그 파괴력, 탄환 특유의 굉음, 분명히 대 크리쳐 살상탄입니다!
사무실의 문가에는 AOC 제복을 입은 여섯 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을 든 채 서 있습니다.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탄환은 다시 한번 찾아옵니다.
여섯 명의 대원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포합니다.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펼쳐집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붉은 선혈을 머금은 입가가 오므려지고 펴지며 말을 전하려 하지만,
치미는 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냅니다.
2104호 사무실 문가에 두꺼운 철책이 연달아 3개나 내려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로 갇혀버립니다.
6명의 대원 앞에 나타난 소장이 철책의 틈 사이로 여러분을 보고 있습니다.
소장은 라이플을 꺼내, 다시 한 번 그라하의 머리에 구멍을 냅니다.
소장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명백한 공포, 그리고 혐오입니다.
도로 그라하 티아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습니다.
메테오: .....................
소장은 라이플을 내린 뒤 철책을 한 번 걷어차곤 등 뒤의 대원들을 향해 돌아봅니다.
마이크로 웨이브: 이, 이, 이, 이런.......
먹잇감을 문 건 둘뿐인가요.
뭐, 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함구해주세요.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메테오: (매고 있던 총기를 장전하자마자 방아쇠를 당겼다. 분노가 이성을 잠식하는 순간 내장 어디선가 혈액이 역류하는 소리가 났다. 소장의 뒷머리가 수 년 전 처음 조준했던 연병장의 과녁처럼 흔들렸다. 탄환이 고갈될 때까지, 계속해서, 하염없이 쏴 갈긴다.)
수많은 총알이 철책 앞에서 초라하게 나뒹굽니다.
그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식은땀을 흘리며 억지 웃음을 보입니다.
마이크로 웨이브: 아니, 이런, 덫에 갇힌 쥐 주제에 흥분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그 정도도 대비를 못 했을 것 같습니까?
어차피 크리쳐잖습니까? AOC의 소장이 크리쳐를 죽인 게 무엇이 문제입니까?
메테오: 죽는 기분은 인간 크리쳐 안 가리고 똑같이 더럽거든. 넌 죽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군.
(눈을 감지도 못하고 쓰러진 파트너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귓가에 긴 이명이 울렸다. 그러게 위험할 거라 했잖아. 죽을 수 있다고도, 여태까지와는 다를 거라고도 했는데.)
(그 고집의 결과가 결국 이 꼴이다. 탄환이 떨어진 쇳덩이를 구석으로 던져버리고, 실성한 사람처럼 달려들어 철책을 걷어찬다. 군화에 덮인 발등이 굳어버린 것처럼 아프지 않았다. 부서져, 부서지라고.)
(알량한 정의를 가슴에 품고 AOC에 입사했다. 그날 이후로, 단 한 번이라도 이렇게까지 인간 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그것도 머지않아 되살아날 크리쳐 의 죽음을 이유로?)
(네 죽음을 지켜본 건 이걸로 네 번째.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한 번이 저미도록 화가 나고 고통스러웠다. 빌어먹을, 부서지란 말이다. 철책에 으스러진 발자국을 수없이 남기며 눌린 숨을 터뜨렸다.)
(한참을 헐떡이다 초점이 나간 눈으로 철책 너머를 보았다. 죽여야겠어. 아니다, 터뜨려 놔야겠어.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다. 성한 정신으로 사지를 찢은 다음 다시는 입을 놀릴 수 없도록 혀를 뽑아주지. 말을 이루지 못한 소리가 입 안에서 흩어진다. 장기 다섯 개가 동시에 터져나가면 어떤 기분이었더라. 머리에 바람 구멍이 났을 때는 어땠지?)
메테오: (눈앞이 뜨거워지다 못해 차가워졌다. 숨소리로 이어지던 정적을 깨고, 작심한 듯 서늘하게 목을 울렸다.)
기대하고 있어라. 모른다면 이번에야말로 알려줄 테니까.
(발 아래서 뒹구는 탄환을 군화로 짓밟아 뭉갰다. 그래, 담판을 짓자. 이번에야말로. )
당신이 말을 걸자 소장은 크게 겁먹은 기색을 보입니다.
아무리 그라하 티아와 당신이 진실을 알고 있다 해도,
AOC가 관여한 직접적 증거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는 그렇게 말하겠죠.
마이크로 웨이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게 제 일입니다. 너무 무섭게 노려보지 마세요, 마음이 바뀌어서 대원들한테 또 다른 명령을 내릴지도 모른다고요?
한 가닥의 양심도 보이지 않는 그는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냅니다.
마이크로 웨이브: 무슨 기대를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보기 나쁘지만은 않네요.
몸을 돌려 종종걸음으로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그라하 티아를 명중했던 대원들도 그 뒤를 따릅니다.
소장이 떠난 뒤 그라하 티아의 시체를 지키고 있으면,
의식을 되찾았던 SOLACE가 당신의 곁에 다가섭니다.
SOLACE: ...괜찮아? WARRIOR...... ...아니, 메테오.
메테오가 네 이름 맞지?
메테오: 기억하고 있었구나. 편한 쪽으로 불러.
......괜찮은 건, 보다시피 난 멀쩡하고. 이 녀석이 안 괜찮군.
(이 꼴이 날 것 같아 오지 말자고 했는데도. 애꿎은 시체를 발로 밀었다.)
SOLACE: 몸의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 하지만... 이쪽도 처지가 비슷하니, 나도 할 말이 없네.
라미트는 쓰러져 있는 자신의 동료에게 눈길을 줍니다.
SOLACE: 안타깝게 됐어. AOC에 입사한 이후로... 그리고, 네가 이 회사를 벗어난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니 들어줄래?
(나머지 한 명의 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가방에서 생수를 꺼냈다. 저놈도 명이 질겨서 다행이지.)
(쇠맛이 나는 목을 축이고, 반 넘게 남은 물병을 라미트에게 건넨다.) 마셔. 목 말랐을 텐데.
당신에게서 물병을 받은 그녀는 급한 감이 있도록 물을 마십니다.
그리고, 여전히 찰랑거릴 정도로 남은 병을 되돌려줍니다.
SOLACE: 덕분에 살았어. 알고 있겠지만 이곳에는 하루종일 있었거든.
도움도 받았으니 본론으로 넘어갈게. 어디부터 말해야 할까...... 메테오, 많은 크리쳐 대원들이 탈영을 시도했어.
AOC가 저지른 크리쳐 실험의 자세한 내막이 암암리에 밝혀졌어.
나 역시 내 파트너, 아르버트에게 있었던 일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소장을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했어. 설마 이런 식으로 모든 걸 덮으려 할 줄은 몰랐지만..
한순간이었어.
순식간에 습격당해서 눈을 떠보니 이런 꼴이 되어버렸던 건. 한심하지?
메테오: (자의로 협조한 게... 아니었던 건가. 슬쩍 표정이 누그러진다.) 아니, 차라리 그게 낫다.
너희도 소장을 찾아가려 했다는 건, 아르버트 저 녀석도 같은 일... (입술을 물었다가 뗐다.) 같은 실험을 당했다는 말인가?
SOLACE: ...흠,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다 드러나네. 꼭 아르버트를 닮았어.
그래, 맞아. 아르버트는 크리쳐 야.
내가 네 친구를 보고 놀라지 않은 까닭이 뭐겠어? 난 소생이라는 걸 알고 있어.
아마 이 사람도 시간이 흐르면 일어나겠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메테오: (멍한 눈으로 고개를 돌린다. 역시 그랬군. 담담하게 이어가는 걸 보면 소생을 겪은 게 적어도 열 번, 어쩌면 스무 번 이상...) ...그런 꼴을 겪은 게 우리만이 아닐 거란 생각은 했는데. 너희가 정말 잡혔을 줄은 몰랐다. 내가 저 녀석을 너무 믿었지.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어, 같은 부대에서 일하던 시절에.
SOLACE: 단지 외관만을 말한 건 아닌데. 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건... 아무도 모르는 법이야. 나도, 당신도.
있지, 소장이 우리를 이곳에 가둔 명백한 이유가 있어.
깔끔하게 처리하고 싶었다면, 굳이 이 자리를 마련하고 감금할 필요도 없이... 인간인 우리를 먼저 사살했을 거야.
AOC는 과도한 크리쳐 실험으로 인해,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야의 지식과 너무 밀접하게 접촉해버렸어.
어쩌면 신을 부르기 위한 소환 의식과 연구는 크게 다르지 않았나 보지.
알잖아. 그건... 우리에게 신앙을 바라는 게 아니야.
메테오: 이 방에 있던 낙서 같은 그림 말이지. (느리게 끄덕인다. 소환 의식이라니?)
SOLACE: 아마도 이건 신을 돌려보내기 위한 연구의 산물....
그 신이라 함은, 그저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인기척을 느꼈기에 찾아올 뿐이야. 존재만으로 안전지대만의 모든 인간들이 멸절하겠지만.
확실한 건, AOC 내부의 거듭되는 혼란으로 원치 않은 소환 현상이 일어났다는 거야. 이해가 잘 되지는 않지? 나도 그래.
점점 힘이 빠져가는 탓인지, 그녀는 벽에 등을 기댑니다.
SOLACE: 정부 측에서는 이것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을 사흘 전에 알게 됐어.
저지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란 것도 알았지. 그러니 AOC 대원들이 필요했던 거야.
듣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더라고. 아마도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우릴 방패로 쓰려는 게 아닐까? 정말로, 어리석은 생각이야....
메테오: (한쪽 눈썹을 꿈틀거린다. 그걸 돌려보내는 '프로젝트'와 AOC 대원들의 집합이 대체 무슨 상관인데.) 요컨대 우릴 모아 놓고 제물로 쓰겠다는 거군.
......고맙다, 이해된 게 없긴 해도 기분은 나아졌어.
둘 다 깨어나는 대로 탈출하자. 그동안 조금이라도 쉬어 둬.
SOLACE: ...그래. 탈주한 대원들을 불러서, 이곳에 마력을 바치게 함으로써... 이대로 있으면 전부....... ....
라미트는 지나치게 많은 마력이 빠져나간 모양인지, 아르버트의 곁에 다시 두 눈을 감아버립니다.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으니 지칠 만도 했겠죠.
대화를 나눈 뒤에도 그라하 티아는 깨어나지 않는군요.
아까 그가 죽을 때 느꼈던 기시감, 익숙한 감각입니다.
문득, 당신은 1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어쩌면 그라하 티아의 크리쳐로서의 삶도 끝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VIDEO
지팡이에 의지한 채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 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외알 안경 속 침침한 눈은 더듬더듬 당신의 얼굴을 훑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어 번 주무른 이는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 근성 있게 기절하지도 않고 잘 지내는군요.
메테오: (소장이 보낸 감시역인가. 무시한 채 남아있던 생수를 들이켰다.)
그는 당신이 대답하지 않아도 꿋꿋하게 말합니다.
???: 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라고 부르더군요.
미고: 흠, 역시 이런 말을 하면 무시하지는 않는군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이곳에도 찾아오게 된 거죠.
메테오: (고개를 돌려 외알 안경을 뚫어져라 노려본다. 정신이 이상한 녀석인가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불길한 감이 들었다. 요원이든 정신이상자든, 여기까지 오려면 소장의 허가가 필요했을 텐데.)
미고: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메테오: ...알지, 나도 영화는 좋아했으니까. 나보다 더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끌려가다시피 보러 다니게 된 거지만.
보통 정신이상자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테고.
소장이 시켜서 온 거라면 본론이나 말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미고: 이런, 지금도 충실히 본론이라는 걸 얘기하고 있는걸요.
영화 얘기 말인데요.
흔한 구조, 뻔한 전개,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그 소장이라는 인간처럼, 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미고: '금속형 크리쳐'라는 재료를 제공하고, 당신들에게 제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기까지 했죠.
메테오: ('금속형 크리쳐'라는 말에 표정이 구겨진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세계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 크리쳐 사태의 시작. 그게 이런 미치광이 한 명의 짓일 리가 없잖아.)
네 눈에는 이게 도움을 받은 꼴로 보이나?
미고: 그래요. 당신같이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음에도.
...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미고: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만용을,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철책이 내려간 바닥의 틈새로 무언가 굴러옵니다.
작은 쇠붙이들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자신의 위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타파해야죠.
메테오: (SF와 B급 영화가 어떻고, 클리셰와 감동이 어떻고, 떠들어대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런 건 픽션일 때나 재미있는 거다, 얼간아. 중얼거리며 발치에 떨어진 물체를 주워 들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역시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작별 선물이에요.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역시 첫 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쪽이 좋을 것 같군요.
메테오: 너는... ...인간이 아니기라도 하다는 것처럼 말하는군.
하긴, 멀쩡하던 세상을 이 바닥으로 만들어 놓은 게 인간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화가 날 것 같다.
(반쪽짜리 미소를 지어보이며 철책의 자물쇠에 열쇠를 끼워 보았다. 열쇠가 돌아간다면 저 자식의 헛소리는 더이상 헛소리가 아닌 게 될 테지.)
(...자정, 이대로면 인류가 멸망한다고. 정신 나간 AOC 수뇌부의 탐욕과 어쩌면 외계인일지도 모르는 이 미치광이의 손발이 타이밍 좋게 맞아 떨어진 바람에, 경사스런 크리스마스에? 그 말 전체가 머나먼 타국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어쩌면 픽션 속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했다.)
(어귀에 맞게 들어간 열쇠를 힘껏 돌렸다. 지금이 잘 때냐, 그라하 티아. 너랑 취향 똑같은 B급 클리셰 SF 영화 광이 여기 있다, 중얼거리면서.)
힘있게 열쇠를 돌리자 두꺼운 철책은 가볍게 열립니다.
당신의 중얼거림에 부응하듯,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소생을 마친 동료가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킵니다.
메테오, 여긴.......
메테오: 아침 아냐, 일어나. 벽에 가방도 챙기고.
네가 좋아하는 거 하러 가자. (불쾌한 잿빛의 중절모를 노려보며 입술을 씹었다.)
다만, 손에 든 수정이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것을 보아...
그라하 티아: 좋아하는 거 라니, 어떤 걸 말하는 건데? ... ... (고개를 돌려 쓰러진 옛 동료들을 보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천천히 턱을 매만진다. 철책을 보아하니, 이곳은
함정 과 비스무리한 기능을 하던 장소였고...... 내 눈치 없는 파트너가 조금은 유능한 탓인지 문은 제대로 열려 있군.)
메테오: 네가 낮에 그랬잖아. 나랑 같이 싸우는 게 좋다며.
(라미트와 아르버트의 상태를 확인했다. 하필 이 층에 두고 가는 건 내키지 않지만... 열쇠와 군용품이 있으니 괜찮겠지.)
네가 꿈나라에 가 있는 동안 외계인 이 다녀갔어. 믿기 싫지만, 그 자식이 준 열쇠로 철책이 열리는 걸 보니 전부 거짓말도 아닌 모양이군.
(무전기 화면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나쁜 소식이 둘, 좋은 소식이 하나 있는데. 어떤 것부터 들을래?
그라하 티아: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너에게는 이유가 있을 거라 믿어. 급한 일이 우선이니 나쁜 소식부터 얘기해 봐.
메테오: (쓰러진 아르버트의 조끼에서 탄창을 꺼내 챙긴다. 목숨 값은 이걸로 치지.)
하나, 인류는 지금부터 한 시간 뒤에 멸망한다.
둘, 네 소생이 느려지고 있어.
동료의 얼빠진 얼굴을 구경하는 것도 잠시였습니다.
탄창을 꺼내는 손목을 누군가가 날카롭게 잡아챕니다.
TRUTH: ......이봐. 상관은 없는데, 말은 하고 가져가지 그래. AOC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건 알겠군. 무방비한 사람은 질 좋은 자원인 법이지.
메테오: 죽을 뻔한 놈 구해줬으면 감사하다는 소리부터 나와야지. (잡힌 손을 힘주어 떼어냈다. 미안하지만 아까 탄환을 좀 날려먹었거든.)
그걸 알면서 무방비하게 누워 있었냐, 늦었어. 이건 가져간다.
TRUTH: 참 나. 너... 제법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데. 고의는 아니지만 파트너와의 대화는 엿듣게 됐다. 인류 멸망 한 시간 전에 시답잖은 농담 따먹기나 하겠다, 이거냐?
그래도... 인사는 제대로 하고 넘어가마. 구해줘서 고맙다.
메테오: (짧게 끄덕였다.) 이미 들었다니 두 번 설명은 안 해도 되겠어. 내가 이해한 것도 방금 말한 게 전부니까.
그라하 티아: 잠깐, 아르봉... ....아니,
아르버트 가 반가운 건 알겠는데, 난 아직 듣지 못한 게 있다고! 소생을 뒤로 하고서라도, 멸망이라니 어떻게 되는 거야...?! 역시 우리가 보았던 마법진 속 그 괴물들과 관련이 있는 거지?
메테오: AOC의 상부가 욕심을 부리다 뭘 잘못 건드렸다는데... 손 대서는 안 될 영역을 건드린 모양이야. 자세한 내막은 나도 이해를 못 했고, 미안하다, 너처럼 머리가 좋진 않아서.
라미트가 말해준 내용대로라면, 그 마법진과 우리를 제물로 사태 수습을 해볼 생각이었나 본데... (고민하더니 라미트의 발치에 생수 몇 통과 구호품을 두었다.)
조금 전에 이걸 말해준 외계인이 줄행랑을 쳤어. 수습이 실패했단 뜻이겠지.
...그러면서 이곳 열쇠를 넘겨주고 갔다. 마치 우리가 발악이라도 하길 원하는 것 같더군. 인류가 멸망하게 생겼다는데, 손 놓고 있을 생각은 없지만.
어... 맞다, 그리고, (아르버트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그라하가 너더러 아르봉트 래. 통성명 정도는 하고 지내라.
TRUTH: 어, 어. ... ...그래? 그럴 수 있지. 나도 저 녀석 이름은 처음 알았어.
라미트에게 대략적인 설명은 들은 모양인데, 난 파트너처럼 조리 있게 얘기하는 건 못해. 양해해 줘라. 그래도 네 말에 틀린 건 없는 것 같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라미트는 의식을 차린 뒤 다시 정신을 잃었다, 이 말이군.... 제기랄. 슬슬 걱정이 되는데.
...쓸데없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있는 건가?
메테오: (뜨끔한 얼굴로 눈을 돌렸다. 멸망을 막아 보겠다고 큰소리 치긴 했어도, 남은 건 고작 한 시간. 유일한 단서였던 그 외계인마저 사라진 이상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기는 했다.)
전부 망하기까지 한 시간 남았다는데, 그런 걸 고민할 시간이 어딨어.
그라하 티아: (그가 아르버트의 옆구리를 찔렀을 때부터, 줄곧 매섭게 째려보던 끝에 입을 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요컨대
최악의 상황 이라는 거군.
좋은 소식이라는 건, 그 열쇠라는 걸 말하는 거고?
메테오: (슬금슬금 눈을 피한다. 내가 뭘 했다고, 네가 생각해도 아르봉트는 좀 웃기잖아?)
아니, 좋은 소식은... 그 외계인이랑 네 영화 취향이 똑같다는 건데.
네가 일어나기도 전에 사라져버려서 소개는 못 해주게 됐다.
...외계인이랑 영화 담론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겠네.
아무튼, 메테오... 아르버트가 물은 것처럼 '계획'이라는 게 없다면, 나에게 한 가지 생각이 있어. ...조급한 상태에서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 걸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그라하 티아: 이젠 정말 나를 신뢰하나 보네. 이런 상황에서도 내 의견을 물어주고.
메테오: 그야 여기서 계획을 세울 만큼 똑똑한 건 너뿐이니까, ......큼, 아무튼, 계속해. (귓바퀴가 조금 붉어진다. 왜 이렇게 쑥스러운 거지, 노닥거릴 여유는 없을 텐데.)
그라하 티아: (외계인이랑 얘기한 이후 맛이라도 갔나, 정말 이상해졌네...)
'역주문'이라는 게 발동된 층은 여기 말고 하나가 더 있었지. 기억 나?
메테오: 그 상자가 있던 층 말인가? 그랬지, 그게 분명... 18층, 아니다, 8층?
이곳 21층은 함정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이잖아. 그렇다면, 그곳에도 무언가가 있지 않겠어?
단지 상자로 무언가 의 소환을 막고 있다기엔, 늘 꼼수를 부리던 AOC의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메테오: 그것도 그렇군. 게다가 여기와 달리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았지.
완전히 잘못된 판단 같지는 않아. 두 번 고민하는 시간도 아까운 마당에, ...우선 이동하자.
아르버트, 라미트를 데리고 다른 층으로 가 있어. 여기 있으면 너희 둘 다 위험할 거고, 함께 가기에 부상병은 방해만 된다.
오면서 층 두 개를 정리했는데, ...그, 어디더라, 그라하, 기억하지?
그라하 티아: 첫 번째, 두 번째로 갔던 층을 말하는 거지? 34층과 10층이야.
TRUTH: 고맙다. 그렇지만, 정리된 층은 가지 않을 거야.
나는 라미트를 데리고 다른 요원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러 갈게.
그러니... 부탁한다. 어떻게든 해 줘.
메테오: 걱정 마라, 우린 달리
최강 이 아니니까.
(파트너의 등을 팡, 소리 나게 두드렸다. 탄창을 채운 총을 장전하고 총구를 위로 세운다.)
살아서 보자. 네 걱정은 하나도 안 되지만.
그라하 티아: 그럼... 가자고. 이번엔 인류를 구하러!
메테오: (결국에는 이렇게 되는군. 되찾은 일상이 아깝기도 하고, 인류의 존망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일에는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어쩌다 일이 여기까지 흘러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멈춰 있을 시간은 없었다. 전부 망해버린 뒤에는 이전처럼 싱겁고 평범한 일상도 바랄 수 없게 될 테니까.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하고, 귀갓길에 대수롭지 않은 주제로 말씨름을 하거나 밀린 설거지를 두고 술에 취해 밤새 오락을 하거나, 여행지를 계획하며 들떠 있는 너를 구경하거나. 그렇게 시시하지만 즐거웠던 시간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라면.)
(까짓 인류의 영웅, 해내지 못할 것도 없지. 낮은 웃음과 함께 밖으로 향하는 문을 걷어찼다.)
쾅, 문이 열리며 문고리와 부딪힌 벽에 금이 갑니다.
무언가가 박살이 나는 소리는 21층을 울리고야 맙니다.
아르버트 일행과 2104호에서 헤어지고 나면,
둘을 기다리는 것은 짧고도 긴 여정이었습니다.
길을 따라 승강기의 앞으로 가지만... 이런, 망가져 있군요.
8층으로 가는 길은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메테오:
운
기준치:
60 /30 /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메테오:
운
기준치:
60 /30 /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럴 시간 없어, 비켜!
그러나, 역시 상황은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이죠.
지금까지의 층계를 지나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잠시 주춤하고 지켜보자면, 괴물이 틀림 없습니다.
당신들의 기척을 눈치챈
49 마리의 촉수들이 달려듭니다.
VIDEO
그라하 티아: 메테오, 선택지는 없어! 재빠르게 정리해서 이동하는 거야!
(천장을 향하게 두었던 총구를 촉수 떼 중앙으로 돌린다. 단순한 감이었으나, 이것들은 인간이 변한 크리쳐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도 없지. 엄지 끝으로 안전장치를 내리고, 척수반사에 가까운 속도로 조준을 마친 뒤 검지를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8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그라하 티아: 대... 대청소는 싫어!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높인 뒤, 미끄러지듯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리며 총을 잡는다.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 촉수를 저격한다. 그리고, 발사.)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무슨 일이 있어도 사념을 갖지 않고 '재빠르게 사격'하는 것.
망설이는 쪽이 지는 거다, 라는 룰은 인류가 멸망해야만 사라질 겁니다.
진홍색 촉수
기준치:
45 /22 /9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막 장전을 마친 그라하를 향해 미끌거리는 표면이 들이닥칩니다.
곧바로 그의 다리에 기다란 촉수가 달라붙습니다.
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흡혈
기준치:
30 /15 /6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0
뒤틀리던 촉수가 그라하의 다리를 감싼 채로 새빨개지면서,
정신을 차린 그라하는 단검으로 미끄러운 촉수의 표면을 잘라내 빠져나갑니다.
그라하 티아: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몸이 무너지고 만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리를 붙잡고, 메테오를 향해 고개를 든다.) ......괜찮아, 헉, 서둘러야 해!
메테오: (괴로워하는 낯을 마주치자 눈가에 미세하게 떨림이 일었다.
침착해, 침착해야 한다. 이 녀석이 당하는 건 이번이 처음도 아니야. 부상이 깊어 보이지만, 크리쳐인 이상 자가수복이 될 거다. 전투를 끝내는 게 우선이야.)
(네 팔을 잡아 일으키고, 부축하는 자세를 취한 뒤 총신을 무릎에 가져다 댔다. 무게를 버티면서도 반동을 줄일 수 있도록 총기 끝을 겨드랑이에 끼운다.)
(이번 적들은 지금까지 상대해 온 조무래기 크리쳐들과는 명백하게 다르다. 매번 피해를 감수해가면서 상대하는 건 위험해. 최대한 빠르게 끝내는 수밖에.)
(탄창을 갈아끼운다. 숨을 죽인 채 조준점을 찾았다. 시야의 십자와 타겟의 중앙이 일치하는 순간, 몰려드는 촉수를 향해 호흡을 멈추고 발포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그라하 티아: (아무 말 없이 이쪽을 부축하고, 총을 겨누는 그를 보며 하순을 꽉 물었다. 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더군다나 이럴 때에...! 다시 한 번 총기를 들고 촉수를 향해 조준점을 둔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최강의 인류와, 최강의 크리쳐는 고작 괴물 몇 마리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상해를 입은 그라하의 탄환 궤도마저 계산에 맞아떨어집니다.
대기의 흐름을 찢고 촉수 안을 파고든 대 크리쳐 살상탄으로 인해,
남아 있는 모든 괴물들은 너덜너덜한 육편이 되어버립니다.
생명력을 잃은 촉수는 힘없이 바닥에 널부러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힘이 돌아오는 구조인 것 같군요.
그라하 티아: 수... 수고했어. 자, 다시 내려가자.
메테오: ......조심해, 소생이 느려졌다는 건 크리쳐로서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걸음을 이어가려다가도 자꾸만 네 다리에 시선이 닿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졌어도, 완전히 수복된 상태는 아니겠지. 일각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러고 있을 여유는 없지만.)
다리 들어봐.
(대뜸 무릎을 꿇고 네 바지를 걷었다. 가방을 뒤져 소독용 거즈와 붕대를 꺼낸다.)
응급처치
기준치:
75 /37 /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드러난 살갗에 거즈를 두고, 붕대를 감으면...
그라하 티아: 너나 나나, 멸망을 앞두고 있는 이상... 크리쳐의 수명을 걱정할 때가 아니야. 하지만......
고마워. 아까보다 괜찮아졌어. 진짜야, 뭣하면 뛰는 것도 볼래?
메테오: 됐다, 말하는 거 보니 멀쩡해진 게 맞군.
계속 가자. 어차피 뛰어야 하니까. (안심한 눈치로 웃음을 보였다. 느슨해진 귀 사이의 정수리를 살살 쓰다듬는다.)
흔들리는 꼬리에 눈길을 주고 있으면,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둘은 일어나 8층을 향해 내려가기로 합니다.
메테오:
운
기준치:
60 /30 /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아까 보았던 물고기 인간, 총
33 마리입니다.
메테오: 이 지긋지긋한 자식들, 대체 어디서 계속 쏟아지는 거야?!
그라하 티아: 어쩐지...... 괴물들의 수가 아까보다 늘어난 것 같지 않아?!
메테오: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모양이지. 이런 식으로는 끝이 없겠어. (바득 이를 갈며 다가오는 놈들을 노려보았다. 어림잡아 서른 마리, 핵이 없으니 맞춰서 무력화시키는 걸 우선으로 해야겠군.)
시계 방향, 반씩 간다!
(열기와 땀으로 총신이 미끌거렸다. 가늠자를 눈가에 대고, 물고기 떼의 아가미 부분이 직선에서 이어지도록 조준한다. 이거, 잘만 하면 굴비 꿰듯 꿸 수도 있겠는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2
그라하 티아: 알아들었어! (공격을 받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에 집중해 화력을 잃지 않도록 한다. 메테오가 탄환을 발사한 그 순간,
찰칵 , 나머지 녀석들을 향해 대 크리쳐 살상탄의 위력을 보여준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3
비늘 사이로 엿볼 수 있었던 아가미를 향해, 여러 갈래의 탄환이 날아갑니다.
살을 꿰뚫는 소리가 다다다닥, 연달아 이어집니다.
당신의 예상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괴물은 하나씩 생명력을 빼앗깁니다.
'굴비를 꿰듯' 동료와 협력하여 25마리를 사살 완료합니다.
남아 있는 괴물들은 공허한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흉측한 물갈퀴
기준치:
45 /22 /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흉측한 지느러미
기준치:
30 /15 /6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3
계속해서 입을 쩝쩝대며 공격에 실패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다음 공격을 회피하려는 지성도 없는 것 같습니다.
메테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냄새 하나는 끝내주는군.)
(내일은 기필코 생선 구이를 해먹어야겠다. 바싹 마른 입술을 핥아 적시고, 가늠자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재차 방아쇠를 눌렀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2
끝내주는 집중력으로, 가속이 붙은 탄환이 나머지 모두를 터뜨립니다!
어쨌거나, 내일도 맡아야 할 생선 구이의 냄새가 진동하며...
수차례 괴물들과 마찰을 가지며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메테오:
관찰력
기준치:
75 /37 /15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착시를 교묘하게 이용해 가린, 숨겨진 이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의문을 가지자면 당신이 소지한 목걸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그라하, 너도 보이나?
(꺼림칙한 풍경과 푸른 목걸이를 번갈아 보던 중,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헛기침을 했다. 잡혀 있던 손목을 어색하게 떼어 놓는다. 이건 또 언제 잡은 거야?)
그라하 티아: ...그래, 보여. (손을 떨어뜨리는 것을 의아하게 쳐다보다, 도로 비현실적인 공간의 내부에 시선을 옮겼다.)
공간을 조금 들여다보면, 당신들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메테오: ...우리가 방문하길 기다리기라도 한 것 같네. 앞장설 테니 조심해서 따라와.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오 초 정적.)
(......줄곧 말이 없더니 시선을 피하며 손을 놓는다.)
안에 뭐가 있을 줄 알고, .......
(붉어진 귓바퀴를 장갑 단면으로 문질렀다. 갈 거면 천천히, 조심해서 가. )
미미하게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마력
1 을 소비합니다.
마력 사용에 반응한 듯 수정 목걸이가 빛을 냅니다.
당신과 그라하 티아는 불청객이며, 마력을 사용해 공간을 찢고 침입하는 것뿐이니까요.
공간은 겉보기엔 작지만 침입 이후 제 3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간신히 침입한 공간은 거대한 도서관과도 같습니다.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사이버 데이터로 빼곡한 도서관입니다.
메테오:
SAN Roll
기준치:
69 /34 /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VIDEO
메테오: (보고도 본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굳은 얼굴로 정면만을 바라보았다. 이런 건 AOC의 기술로는 불가능해. 그렇다면... 그
외계인 의 말이 정말이었어.)
(인류를 실험 대상으로 쓰고 있었던 거다. AOC도 그 놈 도, 세상이 끝나거나 말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대원들이 죽어가거나 말거나. 너흰 여기서 실험 데이터를 남길 생각이었던 거군.)
(그 꼴을 두고 볼 수는 없지. 화가 치밀어오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뒤져보자, 찾을 만한 게 있겠어.
그라하 티아: (시야에 가득 들어오는 사이버 데이터의 총량에, 크게 눈을 뜨고 멍하게 자리하다가... 그의 말을 듣고 퍼뜩 정신을 차린다.)
그래, 이건, 도대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네. 탐색해 보자.
당신은 꽂힌 자료를 무작위로 하나 뽑을 수 있습니다.
메테오: (손에 잡히는 자료를 하나 뽑아들었다.)
도서관의 중심에는 수백 명의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정부 요원으로 보이는 한 명의 나이 든 여성만이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눈을 감고 이 어마어마한 정보의 방주를 단신으로 관리하며, 계속해서 채워 넣고 있습니다.
방주의 관리자: 누구신가요?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메테오: 나름 초대를 받아서 온 건데. (눈짓으로 인사를 건넸다. 푸른빛을 발하는 목걸이를 흔들어보인다.)
일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군요. 이 아이들은 다 누굽니까?
방주의 관리자: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뚫은 구멍을 보수하느라 연산이 밀려서요.
...
수정을 넘기다니, 그도 결국 이곳을 떠났나 보군요. 그들은 각 분야 권위자들의 아이들입니다.
학문, 예술, 정치 등, 분야별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를 선별해서 실어두었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인류이자 최초의 인류가 되겠죠.
이 방주에 누구를 실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썩어버린 정치인들조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목숨을 포기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메테오: 당신도 인간이 아닙니까? (알 만하군, 중얼거리며 잠든 아이들을 바라본다.)
방주의 관리자: 저는 마력으로 운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입니다.
그라하 티아: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를 선별하는 기준이 대체 뭔데? (메테오와 관리자의 대화를 엿들으며 팔짱을 낀다.)
메테오: 글쎄다. 모두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돈 많은 놈들의 아이를 실었겠지.
그라하 티아: 그렇다면... 이 공간은 멸망을 피할 수 있다는 건가.
메테오: (관리자의 감은 눈꺼풀을 노려본다. 라미트가 말한 '프로젝트'라는 게 이거였나.)
관리자는 그라하 티아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음성을 출력합니다.
방주의 관리자: 여길 알아차리고 들어올 정도라면 이미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말대로 멸망을 피하기 위한 공간. 인류 멸망을 예감한 정부와 AOC의 긴급 프로젝트로, 통칭 《인류 생존 작전》 의 중심인 방주입니다.
이 세계의 중요 정보, 지식과 문화를 전부 문서화 해서 저장해두었습니다.
무지성의 신이 지구를 휩쓸고 멸망시켜도 일부나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말을 마친 방주의 관리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어나갑니다.
방주의 관리자: 13분 21초 전, 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방주의 관리자: 대답이 생략됩니다. 강제 보안 해제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관리자의 손짓 한 번에 인터페이스 위로 화질 나쁜 영상이 재생됩니다.
AOC의 수뇌부, 그리고 정부 요인들이 둥글게 둘러앉은 회의실이 촬영된 영상입니다.
어찌나 거센 회의가 오갔는지, 어떤 사람의 관자놀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흘이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여태 이야기를 귀로 듣긴 들은 겁니까? 방법이 없다니까요."
"적어도 이 사실을 아는 자들과 그 가족만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조치를,"
"안 됩니다. 이번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
가장 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섭니다.
"후회가 막심합니다. 명예도, 부도, 권력도 재해 앞에서는 다 아무 소용 없는 것을… "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사흘, 저는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게 저지른 대죄는 속죄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 인류와 함께 죽어주십시오."
"적어도 수 천 년의 지식과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우리의 아이들만이라도……”
그 말이 끝나자, 당신과 그라하 티아의 주위로 청색 스파크가 일며 수백 개의 화면이 나타납니다.
하나하나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영상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지나치게 많은 화면은 화면 위에 겹쳐지며 또 다른 화면을 만들어내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성이 귀를 괴롭힙니다.
마지막 영상의 화면은 두 사람의 시야를 꽉 채울 정도로 커집니다.
AOC의 옥상, 그 위로 검은 번개가 내리치더니 하늘이 개벽합니다.
고작 신체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안전지대 하늘의 1/4을 덮습니다.
목도한 것만으로도 미쳐버릴 것 같은 충격적인 공포,
메테오:
SAN Roll
기준치:
69 /34 /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푸른 수정의 주인인 여러분을 방주의 수호자 자격으로 동승 허가합니다."
"승인 및 입력 완료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모든 메시지의 앞에 팝업 메시지가 발생합니다.
인간이 감히 생존할 인간의 기준을 제단하고 정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VIDEO
메테오: (눈앞에 떠오르는 영상을 넋 나간 사람처럼 보고 있었다. 오만하기 그지없는 공론자들의 때늦은 후회와, 이명처럼 터져나오는 무고한 이들의 비명소리. 듣고도 듣지 못한 것처럼 무감한 표정이었다.)
이제 와서 선택권을 주는 척, 웃기고 앉았군.
(AOC ,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다. 용서할 수 없겠지. 아마 이 세상이 진정으로 멸망하는 그날까지도. 나와 이 녀석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주고, 정의를 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대원들의 목숨을 가지고 논 데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인류의 미래를 가지고 노름판을 벌였어. 그런 너희를 용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 이상으로 강하게 드는 생각은...)
(살아남아야 할 자를 너희가 선별하도록 둘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의 척도가 희망이 되었든, 어줍잖은 재산이 되었든, 생명에 걸린 값은 언제나 동일하게 무거웠고 동일하게 고통스러웠다. 이 멸망은 너희가 벌여 놓은 일이다. 무고한 목숨을 수없이 남겨두고, 무책임하게 죽음을 좇아 도망치겠다고?)
메테오: (그렇게 둘 수야 없지. 미소와 함께
파트너 를 돌아보았다.) 난 정했다. 너는 어떻게 할래?
비록 그 끝에 있는 게 좋은 결말이 아니더라고 해도, 난 그저 맡은 바를 다할 뿐이야.
너는 어때?
이번에도... 함께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그 정신 나간 외계인이 물어보지도 않은 영화 취향까지 떠벌리면서 이걸 맡기고 간 이유도. (손 안의 푸른 수정을 거세게 쥐었다. 땀에 젖은 장갑이 축축하고, 이너 티 아래로 오한이 돋았다.)
이런 상황에 몰아넣었을 때, 너와 내가 내릴 선택을 기대하고 있었던 거겠지.
...혼자 가겠다고 하면 화 낼 건가?
그라하 티아: 외계인이 꽤 인상 깊은 친구였나 봐.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수정을 붙들고 있는 그의 손을 천천히 내려다본다.)
미안하지만 지금만큼은, 네가 아닌 그 외계인 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네.
그래서 말인데, 다시 싸울 거야.
크리스마스 선물은 또 늦어지겠지만... 아무렴 어때. 나는 정의를 수호하고 싶어. 그래, 여전히!
메테오: 너라면 그렇게 나올 줄 알았지. (붉은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누르듯이 쓰다듬었다. 이 고집불통, 하나도 안 자랐군. 그런 고집스러운 점이 좋았던 거지만.)
(실험실 쥐 신세는 네가 목줄을 풀어주었을 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수정이 박힌 목걸이를 목에 걸고 어색하게 웃었다. 이제 와서 외계인의 실험체를 자진하는 꼴이라니, 일 년 전의 자신이 들었더라면 네가 정녕 돌았느냐 멱이라도 잡았을 일이다.)
난 여전히 정의가 어떤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선물은 늦게라도 받을 거야.
(결단은 내렸다. 짧은 헛기침으로 간질거리는 목을 게워낸다. 관리자의 어깨를 붙들고, 허공의 인터페이스를 보며 외쳤다.)
이봐, 관리자. 이곳 상황을 구경 중인 놈들이 있다면 전해.
메테오: 살아남아 마땅한 목숨 같은 건 없어. 인간이 되었든 크리쳐가 되었든, 발 아래의 짐승이 되었든 올려다보아야 할 권위자가 되었든, 생명은 너희 멋대로 저울질해도 되는 게 아니야.
음식을 씹을 때 살아있다 느끼고, (눈동자를 굴려 네 머리통을 바라보았다.)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애착을 품는 건 마찬가지니까.
그러니 나는 너희를 용서할 수도, 그럴 마음도 없지만,
너희가 멋대로 죽도록 둘 수도 없다.
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나는...
(당장 내일 하루를 살고 싶다. 소중한 터전에서, 소중한 이들과 함께. 그 일념은 메시지를 보내왔던 모두에게 동일하겠지.)
가자, 라하.
그라하 티아: 알았어, 최강의 머저리...
메테오.
꽤 멋있는 말도 할 줄 알고. 저 녀석, 얼어붙었다고.
생명의 존속이란 그런 거야. 사람으로서, 크리쳐로서 살아 있게 두는 힘이 아닌, 결국은 자신의 의지에 귀결되는 것.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우리를 살게 해. 특별할 건 없어, 단지... (눈을 움직여 그를 올려다본다. 어리석으면서도 다정한 동료를.) 지키고 싶은 대상이 있을 뿐이지.
뭐, 그리고...... 생선 구이를 먹고 싶은 마음도, 살아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
우리는 명확하게 정했다, 방주의 관리자.
방주의 관리자: 메테오, 그라하 티아 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입니다.
생명 부지를 위해 가지 않는 쪽을 권장합니다.
아이들이 깨면 전해 줘. 너흴 위해 산타가 다녀갔다고.
'수치'에 기대 판단을 내리는 기계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침묵하던 방주의 관리자가 바깥으로 이어지는 문을 생성합니다.
의지를 굳게 다진 메테오, 그리고 그라하 티아...
방주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거대한 신이 AOC 위에 완전히 착륙하면 그땐 모든 게 늦습니다.
모든 것들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졌음에도 이 도시를 지키고자 했다면,
최속으로 '그것'에게 닿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창밖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헬기를 운전 중인 아르버트와 그 파트너, 라미트입니다.
둘 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헬기의 사다리를 창가 쪽으로 던집니다.
TRUTH: 저쪽으로 가려는 거지? 근처까지 데려다줄게! 이걸로... 빚은 청산한 거다, 메테오!
메테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어이가 없는 등장이다. 그래, 이런 놈들이었지. 헛웃음을 터뜨리며 사다리를 향해 전력으로 달린다.)
(군화 바닥으로 유리창을 힘껏 걷어찼다. 엉망으로 깨져나가는 유리 파편 틈에서, 망설임없이 사다리를 쥐어채 오르기 시작한다.)
...이거 빚 떼려다 빚 달게 생겼는데, 고맙다.
TRUTH: 됐다. 너도 나도 발악해 보는 거지, 뭐.
그라하 티아: (파트너를 따라 사다리를 잡고 헬기를 향해 오른다. 그의 아래에서 헬기의 소음에 묻히지 않도록 목소리를 키운다.) 좋은 친구를 뒀네!
메테오: 그렇지, 난 누구랑 달라서 친구가 많았거든.
메테오: (젠장, 흔들리잖아...! 헬기 안으로 몸을 던지듯이 밀어넣었다. 사다리에 매달린
최강의 머저리 2번 의 팔을 쥐고, 거칠게 끌어올렸다.)
당신이 최강의 머저리 2번을 잡아당기면, 파트너는 늘어지듯 주욱 올라옵니다.
헬기 안에는... 어느새 정신을 차린 라미트도 보이는군요.
SOLACE: 반가워. 메테오, 그라하 티아. 우리는 지금부터 근처 시민들을 대피시킬 거야, 끝나는 대로 도우러 올게.
......그때까지, 둘 다. 염치 없지만 이곳을 부탁해도 되겠어?
메테오: 걱정 마, 어떻게든 해 볼 테니까. (내달리는 숨을 고르며 끄덕인다.)
(고개를 돌리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 미소를 지었다. 가방의 구겨진 봉지에서 사과 주스를 꺼낸다. 몇 모금 들이켜다가, 마시던 걸 네 손에 쥐여주었다.)
그라하 티아: (덩달아 웃음을 짓고 사과 주스를 받는다. 그리고, 익숙한 문장을 파트너에게 흘린다.) 사과 주스가 최후의 만찬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걸.
(고개를 젖혀 꿀꺽꿀꺽 내용물을 마신다. 으엑, 실내에 있던 탓에 미지근해......)
시간 끌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은 헬기에 탑승한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구태여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행동은 전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 위에서 잿빛 도시를 내려다보면, 어두컴컴한 도시의 곳곳에는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메아리칩니다.
메테오:
SAN Roll
기준치:
67 /33 /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옥상 부근까지 접근하자 그라하 티아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장애물 하나 없는 하늘 위로 두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헬기는 점점 멀어지고, 가속도가 붙은 몸뚱이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면……
당신과 그라하 티아는 맨몸으로 전장에 뛰어듭니다.
VIDEO
하늘 가득히 차지한 무지성의 신은 안전 지대를 집어삼키기 위해 악몽 같은 몸체를 부풀립니다.
당신과 그라하 티아는 1년 전 그 날처럼 전투 태세를 갖춥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최강의 적이었던 서로가 등을 지켜준다는 점일까요.
공포조차 힘으로 바꾸지 않으면 승리의 길은 없습니다.
신을 상대할 때에는 약식 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메테오: 내일 저녁은 정했고, 아침은 뭘로 할까.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는 건 안다. 그럼에도 눈을 맞추고 싶었고 말을 나누고 싶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었으니까.)
(언제나 배신하는 법이 없었던 M16. 익숙한 자세로 소총을 쥐고 새 탄창을 끼워넣었다. 장전을 마치자마자 너를 돌아보며 웃고는 거센 격발음을 울렸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6
그라하 티아: (알 수 없는 형체의 덩어리를 보며, 오싹한 마음에 식은땀을 흘린다. 그럼에도... 얼굴을 덮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총을 들고 하늘을 겨냥하였다.) 아침은, 오므라이스가 좋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19
익숙한 소리와 함께 탄이 공중으로 솟아오릅니다.
공격을 받은 부정형의 몸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하늘을 향해 발포된 탄의 출처를, 존재는 알아차립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거대한 위족이 신축하며 그라하 티아의 몸을 내리누릅니다.
급하게 그라하는 몸을 굴려 터질 듯한 압박을 피하지만,
복부를 끌어안은 채 마른가지처럼 땅을 뒹굽니다.
메테오: ...오므라이스는 집에 계란이 없어서 안 돼, 내일은 크리스마스라 마트도 다 노는 데다.
(곧장 달려가 너를 일으켰다. 여상하게 내일을 말하며 탄환을 재장전했다.)
(스치기만 했는데도 숨이 멎는 듯한 위력이다. 한 번 실수하면 죽겠군. 목끝까지 죽음이 당도한 상황에서도 자꾸만 웃음이 났다. 실성했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7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10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하늘을 뒤덮는 자욱한 몸집이 부르르 떨리는 듯합니다.
메테오: 저런 걸 상대로 덤비고 있으니, 실성한 게 맞겠지.
(한숨처럼 중얼거리며 주먹을 쥐었다. 그것 이 진동하는 것만큼이나, 사지를 좀먹는 두려움으로 손이 떨려왔다.)
그라하 티아: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분명... 변화가 있는 걸 보아하니, 타격이 들어가고 있을 거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줄기는 동료가 내보낸 탄환을 그대로 쳐냅니다.
그것은 줄기의 일부조차 상처 입히지 못합니다.
몸으로 들이치는 수많은 위족을 피해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라하 티아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립니다.
하늘에서부터 대상을 찾는 위족이
1 번 내려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9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아자토스의 찌꺼기: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젖먹던 힘까지 짜낸 동료는, 단발의 촉수를 옆으로 피하고야 맙니다.
늘어진 몸에 경련이 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턴.
메테오: (늘어진 파트너를 돌볼 새도 없이 총기를 들어올렸다. 아직 죽지 않았어. 괜찮다. 저 녀석은 크리쳐인 데다, 여차하면 소생하는 수가 있으니까. 지금은 충격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긴 심호흡과 함께 고개를 치들었다. 인간이 신에게 반기를 든 대가가 천벌이라면, 그딴 건 몇 번이라도 받아주지.)
(우리의 삶은 너희의 방식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증명해주마.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듯 외치며 방아쇠를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익숙한 타격음, 그것의 촉수 일부가 터져나갑니다.
여기저기 뻗쳐나간 위족이 지상을 향해 꺾이고,
그라하 티아는 누운 자세로 하늘을 향해 총구를 내밀기만 합니다.
그라하 티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5
단 일격만으로 파트너의 육체가 형체도 없이 뭉개지고 맙니다.
사지가 부서진 자리에서 그는 즉시 소생합니다.
극한의 상황, 가진 모든 의지를 끌어모아 내는 폭발적인 회복력입니다.
파트너는 ‘무슨 일’이 발생하면 도약이라도 하겠다는 듯 다리를 굽히다가,
촉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바로 당신의 앞으로 달려듭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6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9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라하 티아는 피에 젖은 몸을 이끌고 빠르게 회피합니다.
메테오: (중심을 잃은 몸이 무너지며 콘크리트 바닥 위로 나뒹군다. 망가진 곳 하나 없는 몸인데, 폐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엄습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눈앞의 핏덩이가 흐릿하게 보였다. 침착해, 침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붉은 녀석이 피칠갑을 하니 몇 배는 더 붉게 보인다. 이를 으스러지도록 악물고 네 허리를 잡아 일으켰다.)
오늘을 끝으로 이 짓은 은퇴해야겠어.
그라하 티아: ...미안, 못 볼 꼴을 보여서......
(놓칠 뻔했던 총기를 들고, 한번 더 하늘을 조준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5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그것을 시발점으로 삼듯 검지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산개되는 살상탄이 여러 갈래로 찢어진 촉수를 뚫어냅니다.
그라하 티아: (그의 손길에 따라 엉거주춤 몸을 일으킨다. 후, 입으로 바람을 불어 붉은 앞머리를 치우고, 냉정한 눈빛으로 하늘을 향해 탄을 발포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3
파트너는 더욱 고요해진 마음으로 사격을 시작합니다.
여러 번 죽음을 조우했음에도,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두 눈이 올곧게 빛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면죄된 재생
기준치:
100 /50 /20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2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공중을 맴도는 찌꺼기들이 공전합니다.
그라하 티아: ...메테오, 상태는...... 괜찮아?
(변함없이 건재한 머리 위의 재앙을 올려다보았다. 할 수 있을까. 그런 걸 고민할 때가 아니다. 해 내야만 한다.)
내일 저녁 메뉴는 생선 구이, 네 몫으로 줄 크리스마스 선물은 새 스웨터.
(파트너의 이마에 말라붙은 핏덩이를 손바닥으로 문질러 닦아주었다.)
(내일로 가야지. 이 녀석과 함께. 변함없는 미소를 보였다. 남은 탄환을 모조리 하늘을 향해 갈겨넣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9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과 무관하게, 자비 없는 줄기가 당신을 향합니다.
그 광경에 압도되어 보고 있으면, 그라하는 당신의 몸을 밀칩니다.
파트너는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우고, 입술을 꾹 다뭅니다.
그라하 티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2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VIDEO
총의 반동을 한 손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상체가 기울어집니다.
(몸을 던져 너를 받쳐 안았다. 넝마조각처럼 무너지는 몸통 끝에 팔 하나가 달려있지 않은 풍경이, 이제는 익숙해야 할 터인데도 구토감이 치밀었다.)
그라하 티아: ......괜찮아, 이깟 팔 하나,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어...!
비켜, 혼자 설 수 있어!
메테오: 가만 있어, 제발, 네 소생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잖아!!!
......다음 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 이딴 희생 고맙지도 않아.
(악을 쓰듯 소리치며 노려보았다. 피가 끊임없이 흐르는 모습이 어딘가 부조리했다. 더한 꼴을 보기도 했는데. 어쩐지 이번만은 뒷목이 뜨거워 견딜 수 없었다.)
(그래, 이래서 쓸 일이 없기만을 바랐던 건데. 호주머니에 줄곧 쟁여 두었던 주사기를 하나 꺼내 약을 채웠다. 이렇게 화를 내 봤자 네가 말을 듣지 않을 줄은 안다.)
메테오: 마취제. 네가 이럴 것 같아서 출발할 때 가져왔어.
(그렇다면 적어도......)
(...짧은 정적, 망설인 끝에 눈앞의 머저리의 목에 주사바늘을 놓았다.)
그라하 티아: (날카로운 바늘이 목에 꽂히자, 그의 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급히 발버둥을 쳤다.) 하지 마, 이런 건 됐으니까...!!
메테오: 너도 아픈 건 싫잖아. (피스톤을 누르며 신경질적으로 덧붙였다.)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어, 나라고 네 이런 꼴을 보고만 있을 줄 알았나. 몇 개 더 있으니까 힘들면 말해.
당신의 즉효성 마취제는 몸 안으로 한 방울도 빠짐없이 들어갑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면죄된 재생
기준치:
100 /50 /2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25
검은 물결은 몸집을 부풀려 영역을 넓혀갑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걸 받아내는 것은, 역시 그라하 티아입니다.
넝마가 된 몸으로도 그는 당신을 지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취의 효과 덕분인지, 그라하는 성공적으로 촉수를 회피합니다.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그는 두 발로 섭니다.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인사를 전하면 너는 계속해서 이런 무모한 짓을 해 댈까.)
(재장전을 마친 뒤 한쪽 팔로 파트너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부축하듯 몸을 기대게 하고 반대편 팔로 총구를 겨눈다.)
(저것도 자가수복을 하고 있는 건가. 조금 전보다 부피가 커진 것 같은데...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1
신에게 그 끝이 닿았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파트너는, 송장에 가까운 육체로 어김없이 관심을 본인에게 쏟게 만듭니다.
내려치는 촉수의 진동에 그라하가 그 자리에 쓰러집니다.
그라하 티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1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그가 자랑하던 최강은 이렇게도 무력한 힘이었던가요?
하지만 그 절망에도 아랑곳 않고, 신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라하 티아는, 오로지 의지만으로 소생 주기를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5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1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8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신은 잠시 대화를 나눌 틈조차 주지 않습니다.
얻어맞아 저 멀리 튕겨났다가, 바닥을 박차고 일어서 두 번의 공격을 흘려보냅니다.
수복된 육체를 끌고 메테오를 향해 턱짓을 합니다.
메테오: (소생하자마자 나가떨어지는 몸뚱이를 멍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총을 다잡았다. 언제나 빠짐없이 읽어내고 있었다. 그 눈에 깃든 기대를, 생을 향한 의지를.)
(철컥이는 소리를 내며 장전을 마쳤다. 소총을 들어올리고 짧게 숨을 멈춘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9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그것이 만드는 검은 파도의 한 귀퉁이에 탄을 꽂아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라하 티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9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0
괴로운 것인지, 아니면 간지럽기라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시 하늘에서
4 회의 공격이 빗발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동작과 다르게 시선에 두려움이 서린 것이 느껴집니다.
동작이 흐트러지는 찰나, 거세게 밀려온 검은 물결에 날아가 꽂혀버리고 맙니다.
메테오: (갈라지는 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이런 꼴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어. 고작 이런 꼴이나 보려고, 함께 여기까지 살아온 게 아니었단 말이다.)
(새카만 하늘을 원망스레 노려보았다. 빌어먹을, 아직 안 끝났어. 조끼 주머니에서 새 탄창을 꺼내 갈아끼운다. 빠르게 장전을 마치고 총구를 조준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3
목숨을 다해 의식을 잃은 몸으로 위족이 몸부림칩니다.
그라하 티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 /42 /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8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100 , 67 , 84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피해:
15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그라하 티아: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4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회피
기준치:
70 /35 /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신은 당신들의 기도도, 절망도 들어줄 생각은 티끌만큼도 없어 보입니다.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가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
당신의 위로 엎어진 그라하의 중심이 텅 비어 있습니다.
그라하 티아: ...메, 테오... 윽, 컥...
나, 정말로 열심히, 네가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그런데, 아마... 이번에는... 더는...
어디 멀리 가서, 다치지 말고... 있어야 해.
메테오: (무너지듯이 몸이 달려나갔다. 안 돼, 안 돼, 제발, 그라하. 더는 무엇이 안 된다는 건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너, 넌... 그만, 그라하, 그만,
라하, 알아, 아, 알고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지, 어떻게, 뭘 해야? 방금 전 소생이 마지막이었다면? 폭주할 겨를조차 없이 짓눌리고 터져나가 정말로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볼품없이 떨리는 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그라하, 라하... 끊어지는 소리 하나하나 폐를 저미는 것 같다. 이토록 괴로운 울림이었나.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이 불러둘 걸 그랬어, 넋을 뺀 채 기계적으로 고개를 젓는다.)
간신히 잡고 있었던 숨결이 끊어지고, 당신을 누른 몸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무지성의 신이 그것을 기다릴 리 만무합니다.
검은 촉수가 절망처럼 당신을 향해 내려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4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메테오: (지독할 정도로 엉망인 상황. 우습게도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남은 게 없어서인가. 쓰러진 몸을 끌어안고 슬퍼할 여유도, 저것을 상대로 이겨낼 수 있을 거란 희망도.)
(붉은 머리카락이 늘어붙은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신은 기도를 들어주지 않을 테지만, 이제 와서 그런 건 아무려면 좋았다. 늘 읊조리던 기도문을 속삭이며 품 안의 소년을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총을 쥐면 서걱이는 소리가 났다. 좁아진 시야와 십자 모양 가늠쇠 사이에 하늘을 두며 호흡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숨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하면서.)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 /45 /18
고장:
-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19
당신의 예리한 감은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의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무뎌져만 갑니다.
그라하 티아가 얼마나 아팠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VIDEO
당신을 내리치던 끈적한 검은 촉수가 굉음과 함께 궤도를 틉니다.
잿빛 하늘 위로 수십 대의 전투기가 떠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의 문이 열리더니 라미트가 고개를 내밉니다.
메테오:
관찰력
기준치:
75 /37 /15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르버트가 소장의 머리에 총을 대고 협박하고 있군요.
소장은 벌벌 떨다가, 눈을 꾹 감고 외칩니다.
안전지대의 총 전력,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맞서 싸웁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화력에 거대한 괴물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칫합니다.
행동을 멈춘 틈을 타 몇몇 대원들이 전투기에서 뛰어내리며 계속해서 사격합니다.
메테오: (쏟아지는 것이 눈인지 탄환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나고, 누군가 묻는 것 같았다. 그러게, 무엇을 위해 싸웠더라. 처음에는
알량한 정의감 으로. 그 다음에는
누군가의 명령 으로. 그 다음에는
누군가의 필요 로. 그리고 지금은...)
지키고 싶다. 내일을. (어지럽게 돌아가는 프로펠러를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저 녀석들 모두 가 살아남는 내일을.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메테오: 그래, 당연, 컥... 당연하지... 이제 와서 도망치진 않아.
(울혈에 막혀 나지 않는 소리를 억지로 울렸다. 계속 싸우겠느냐니, 우습기만 한 질문이었다. 멈춘 적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당연하다고 대답한다면, 목소리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메테오: (대답 대신 몸을 일으켰다. 아직도 설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군.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끌고 중심을 잡았다.)
결과는 내 몫이 아냐.
(어떤 결말이 되었든, 끝까지 발버둥치는 게 우리 역할 이지. 제게 암시를 걸듯이 재차 중얼거린다. 그러고는 이 모든 것을 관람하고 있을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굳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메테오: ...내가 그런 걸 신경 쓸 것처럼 보이나?
(잔기침을 콜록이며 피가 섞인 침을 뱉어냈다.)
잔말 말고 본론이나 꺼내. 네가 줄곧 보고 싶어 했던 걸 보여줄 테니까.
(쥐고 있던 수정을 놓치지 않고 붙들었다. 아마도 그라하 티아라면 지금 이 장면을 가장 보고 싶어 했을 텐데. 그 외계인 놈, 취향이 똑같았지.)
(각오를 다지며 수정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은하 건너 어딘가 안락한 곳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을 미치광이 외계인이 동요하도록.)
당신의 주변으로 증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메테오: (더는 망설일 게 없었다. 전해오는 열기를 느끼며 실컷 웃음을 터뜨렸다.)
이곳에 살아 있는 모두를 구할 수 있는 힘.
(두려움조차도 전력으로 화하는 순간이었다. 눈앞에서 너를 잃은 순간 내게 남은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손에 걸린 것은 언제나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소리와 함께 네 조각으로 나뉘며 작은 바늘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이걸 받아들인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이성도, 모든 기억도,
전부 휘발된 채 크리쳐로 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울 만큼 당신에게 지킬 것이 있다면.
메테오: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는 건 두렵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 고통스럽던 죽음조차 두렵지 않았다. 정말로 두려운 건, 나만을 믿고 여기까지 달려와 준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마는 것. 너와 그들에게 누려 마땅한 내일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는 것.)
(터지면 끝인, 물컹하기 그지없는 목숨을 여기까지 부지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너와 그들의 덕분이었지. 그러니 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바늘을 들어 목을 겨눴다. 이너 티를 내리면 언젠가 쇳덩이가 감싸고 있었던 자리가 드러났다. 그래, 이건 혼자 하는 게 아니야.)
(빌어먹을 파트너와, 모두의 염원과 함께 하는 거다.)
숨이 붙어있기만 하다면 우리에게 못할 일이 어디 있겠어.
(웃음소리와 함께 바늘을 혈관 너머로 찔러넣는다. 수도 없이 마취제를 놓았던 몸이다. 항상 그랬듯 동맥 위치 정도는 고민하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틀어 하늘을 노려보았다.)
아니, 당신 내부에 남은 크리쳐 세포가 속삭였을지도 모르죠.
BGM
바늘이 몸에 주입된 순간 피가 뜨겁게 끓어오릅니다.
이것으로 당신은 다시 알파형 크리쳐가 됩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힘이 찾아옵니다.
수십, 수백 번을 죽어도 죽지 않는 그 모든 생명력이 단 한순간에 집약된,
셀 수 없이 목숨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끔찍한 힘이,
고출력의 힘을 채 감당하지 못한 당신의 몸이, 그릇이 부서져 갑니다.
혈관을 타고 흘러온 기계 장치의 신이 당신을 장악합니다.
바늘이 꽂힌 자리 주변으로 수백 개의 새파란 인터페이스 창이 발생합니다.
인터페이스 위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만이 당신을 독촉합니다.
메테오: (몸이 홀가분했다. 맞아, 이런 느낌이었지. 잊고 있었던 감각이 세포 단위로 재생하는 것이 느껴졌다. 쥐고 있던 주먹에서는 이제껏 다뤄본 적 없을 정도의 힘이 끓어올랐고, 터지기 시작한 웃음에는 끝이 없었다.)
(너희, 신 이라는 것들이 우리의 의지를 짓밟고 비웃겠다면.)
(나는 그 위족을 뜯어내고 아가리를 찢어 놓겠다. 두 번 다시는 그럴 수 없도록.)
반역
기준치:
165 /82 /33
고장:
-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4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5
백색에 가까운 눈이 형형하게 빛나고, 전신을 뒤덮은 뜨거운 열기가 스파크의 형태를 띄며 맴돕니다.
당신은 이 힘을 사용하는 법을 본능적으로 깨닫습니다.
돌아온 당신을 맞는 끔찍하게 뒤틀린 촉수가 날아오기도 전에,
응축된 힘이 파편처럼 날아가 그것을 꿰뚫습니다.
수 대의 탄환을 맞아도 쉽사리 망가지지 않던 촉수 하나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부서집니다.
비명은 들리지 않으나, 당신은 그것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잔뜩 몸서리치던 촉수들이 당신에게로 달려듭니다. 공격은
2 회.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4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메테오: (피할 길 없이 내리치던 촉수들의 움직임이 느려진 듯 보였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으면 진작 도와주지 그랬어!!
(듣는 이가 신경을 쓰든 말든, 허공에 소리치며 달려드는 촉수를 밟고 뛰어올랐다.)
(이것도 네가 좋아하던 거였지. 실없는 상념과 함께 몸을 감싼 푸른 빛을 휘둘렀다.)
반역
기준치:
165 /82 /33
고장:
-
굴림:
6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3
아자토스의 찌꺼기:
천벌
기준치:
100 /50 /20
굴림:
1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7
메테오: (다가오는 기척이 불길하게 타오르는 것을 보면서도 눈을 감지는 않았다. 새카만 어둠 속 좁아드는 시야에도 쇄도하는 촉수 다발을 밟아나가기만 했다.)
(위로, 더 위로, 끝없이 달렸다. 그 언젠가 파트너를 찾아 내달렸던 것처럼, 그것의 중심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해진 군화를 뚫고 나온 맨발이 줄기 표면에 닿는 것이 느껴진다. 한 번, 딱 한 번이면 충분했다. 손이 닿을 거리에서 이 녀석의 중심을 뚫을 수만 있다면. 숨을 들이켜는 순간 불가해한 힘이 몸을 덮고, 습관처럼 쥐고 있던 주먹에서 푸른빛이 터졌다.)
...더 일찍 도와주지 그랬냐고.
(잇새로 바람이 흐르는 소리를 내며 손 안의 빛을 응시한다. 시릴 정도로 푸르게 빛나는 대검을 쥐면, 처음부터 그게 제 것이었던 양 익숙했다.)
(하얗게 비어버린 머리로는 더이상 무엇도 떠올릴 수 없었다. 이명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한참을 달린 끝에는 쥐고 있는 것을 휘둘러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이건 별의 축복이라기보다는 신의 주사위 놀이에 불과할 테지만.)
메테오: (이제 와서 그런 건 어찌 되든 좋겠지. 진눈깨비처럼 나부끼는 잿빛 살점을 흩어냈다. 하필이면 오늘이 성탄절이라는 건 퍽 기구했다. 정말로 되고 싶었던 건 모두를 위해 못박히는 예수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장난감 선물이나 건네는 산타였는데도.)
(손목에 당겨오는 힘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며, 눈앞의 혼돈을 향해 들어올린 것을 전력으로 내리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초월하는 힘> 발동
기준치:
165 /82 /33
고장:
-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93
덤벼드는 촉수의 공격을, 당신은 굳이 피하지 않습니다.
촉수가 몸을 강타하고 지나가도, 당신은 흐트러지지 않고 그 위를 달립니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직 남은 것은 승리뿐입니다.
당신이 눈을 감았다가 뜨면, 전신을 감돌던 스파크가 당신의 전신을 감싸고,
그것은 거대한 검의 형태가 되어 손아귀 위로 자리합니다.
당신은 하늘 높이 비행하듯 위로, 또 위로 오릅니다.
당신의 단단한 육신이 그것의 가운데를 파고들고,
날카로운 검날의 끝에서 산산이 부서지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타격점을 중심으로 거센 바람이 상처입은 대지를 쓸고 지나갑니다.
VIDEO
마지막 타격의 충격으로 AOC 본부가 붕괴합니다.
신의 절명과 함께, 하늘을 차지하던 악몽은 산산조각 납니다.
충격의 여파로 당신의 몸 역시 튕겨 나가, 아래로 추락합니다.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몸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떨어지는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덜덜 떨리는 팔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게 분명한데도, 놓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라하 티아가 이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닫습니다.
당신의 몸은 발끝부터 잘게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있지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하는 봄은 언젠가 찾아오겠지요.
단 한 마디, 그 정도의 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메테오: (뺨에 흐르는 물기가 눈인지, 살점인지, 네가 흘린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초점이 나가 있던 눈에 일순 안광이 돌아온다.)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안도였다. 살아 있었구나. 이 고집 세고 멍청하고 머저리 같고, 생사의 기로에서는 단 한 번도 말을 듣지 않았지만 언제나 믿음직스러웠던 나의 파트너.)
(살아가겠구나. 이제는 다시 인간으로.)
(그거면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직감하고도 홀가분하기만 했다. 네게 지워 놓았던 짐을 안고 갈 수 있어서, 그거면 내 책임은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많은 약속은 만들지 말 걸 그랬나. 눈을 마주치자 후회가 남기도 했다. 해 주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함께 하고 싶은 것도, 보러 가고 싶은 것도 많았어. 그럼에도 네가 무사히 살아주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그리고 다시 눈을 마주치면...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전해져 왔다. 이것이 작별일 것이되 이것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는, 모순적이고도 불가해한, 기이한 예감이었다.)
메테오: (형체만을 겨우 유지하는 몸을 들어올렸다. 잡은 손에 서툴게 입을 맞추며 속삭인다.)
내일 봐.
(갈라지는 소리로, 변함없는 확신을 담아서.)
당신의 손끝까지 전부 흩어져버린 것이 먼저였을까요.
재가 휘날리는 눈밭을 맨손으로 할퀴듯 긁으며 당신을 찾는 그라하의 모습을 봅니다.
안전지대는 영웅의 이름을 칭송하며 역사에 기록합니다.
BGM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고동색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구토감이 밀려옵니다.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그라하 티아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과하게 발전된 SF 도시는 도대체 뭔가요?
당신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전광판 속 그라하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는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느슨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The Final Round 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