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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을 구긴 채로 고개를 틀었다. 숨이 달리는 느낌... 은 아니고, 짧게 심호흡을 했다. 목에 공기가 걸리는 느낌에 잔기침을 한다.)
당신은... 재미있게 생겼네. 알이 네 개인 안경이라니....
그 머리털도... 좀 어떻게 해 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쑥덕거리잖아요. 도움 준 사람한테 곤혹 주기 싫으면 우선 일어나지 그래요?

(눈을 가늘게 뜬 채 뒷머리를 쓸어본다.) 쑥덕거린다니, 내 머리는 원래 이래. 그보다 제정신이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일으켜 줘서 고맙다.
날 보고 쑥덕거리는 게 아니라 네 안경을 보고 그러는 것 같은데? 안경알을 네 개나... (몸을 한쪽으로 휘청거린다.) ...윽, 쓰고 다니니까 그렇지.

(서너 개로 겹쳤다가 합쳐지기를 반복하는 시야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점멸한다. 붉은 머리털. 목이 쉬도록 무언가를 외치던 녀석. 그 기억을 끝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손을 들어 몸 구석구석을 확인했다. 분명 소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상이었다. 작별하는 순간에는 제법 후련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같다. 그런데... 눈을 감았다 뜬 것뿐인데, 이 별세계는 다 뭐고, 그라하 티아는 왜 광고판에 걸려 있는 것이며, 이 남자는 왜 안경알을 네 개나 쓰고 다니는 거야?)
술은... 안 했어.
(남자의 안경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알이 두 개로 바뀌어 보인다. 마법인가? 짧게 감탄했다.)
그런데 내가 직접 그 광경을 목격하다니! 조금 황당한 방식이었지만요. 수정공의 말씀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초코바가 생겨요.

...어, 초코바?

(...투덜거리다 말고 몸에 묻은 눈을 털어냈다. 어떻게 된 건지는 이 남자도 모르는 것 같고, 눈이 오는 데다 조만간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걸 보면 연말이긴 한 모양이었다.)
(또렷해진 시야로 주위를 찬찬히 돌아본다. 돌아가던 고개가 전광판에 이르러 못박힌다. 별 수 없나.) ...초코바 대신,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이곳이 어디고, 뭘 하는 곳인지, 저 위에서 폼 잡고 있는 녀석은 왜 저러고 있는지, AOC는 어떻게 됐는지. 그쪽이 아는 만큼 알려줘. 기왕이면 오늘 날짜도.
여쭤보시니 대답은 할게요.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수정공께서 AOC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표하신 게 제가 태어나기도 전 일인데요.

그, 잠깐, 이상한데... ...AOC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게다가 여기가 안전지대의 중심부라고... (마지막으로 보았던 도시의 중심부는 엉망이었지. 멸망의 전조와 폭주하는 크리쳐로 반파된 AOC 건물, 피난하는 시민들로 어질러진 거리... 겨우 며칠을 들여 복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설마. 전광판 방향을 노려보았다.)
사이에 빠트린 질문에도 대답해 줘. 저 위의 저 녀석은 왜 저러고 있지?
...‘수정공’ 님을 모르신다고요?

거리 한복판에서 정신을 못 차린다 싶더니만. 안전지대의 관리자시잖아요.
질문에 대답을 하는 내 자신이 우스워보일 지경이네.
꼭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람마냥 구는 것을 보아하니... ...알겠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행사라도 열고 있는 거구나! 어디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눈 감고 딱 한 시간 낮잠 잤더니 차원 이동을 한 사람을 조우했을 때 시민은 무슨 반응을 보이는가?!> 특집으로 제 반응을 관찰하고 있는 거죠?
송출하는 건 좋은데 기본 예의로 초상권은 물어봐주세요. 재밌게 사시네.

특이한 이름을 붙이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긴 했지만... ...저런 무게감 있는 자리에는 안 어울릴 텐데.
이봐, 조금만 더 도와줘. 저 녀석을... 그라하 티아를 만나야겠어. 어디로 가야 하지?
모두의 존경을 받을 만한 훌륭한 인물이죠.
오늘은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도 안 나올 법한 이야기군. 행인을 향해 어정쩡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건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할로윈이잖아.
...아무튼 설명 고맙다. 바쁘다고 하면 이쪽에서 사정을 말할게. 만날 수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줘.
안전지대의 사람들은 죽지를 않으니까요. 그쵸?
아내의 장례를 치른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으니 어서 만나러 가고 싶어요. 아 참. 정말로 당신이 수정공을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고 해 두자.
일이 해결되면 다시 인사하러 올게. 그쪽도 무사히 아내를 만났으면 좋겠네.
시체를 관리자에게 보내 두었으니, 무사히 아내는 돌아올 거예요. 당연한 얘기지만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69/34/13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그라하 티아가 어떤 모습으로든 이곳에 살아 있다는 사실에는 안도하고 만다. 주위를 맴도는 비행형 로봇들의 모습이 꼭 함께 보았던 영화 속 진부하기 짝이 없던 그것들과 닮았다, 생각하며 발을 뗐다.)

그라하... ...아니, 수정공이라는 녀석을 만나러 왔는데.
빨간 머리에, 눈도 귀도 빨갛고, 한쪽은 파랗고, 음, 말 많고 시끄러운 녀석.

아마 그쪽에서도 내가 왔다고 하면 좋아할...
...큼, 싫어하지 않을 거야.

전 AOC 소속이다. 군번은 남아 있지 않겠지만, 파트너가 찾아왔다고 전해줘. 그렇게 말하면 알 거야.

듣자마자 맨발로 뛰어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늦으니까 먼저 자고 있으래도 항상 새벽까지 기다리던 녀석이었거든.......
...이 안으로 가면 되나?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AOC의 고층에는 영 좋은 기억이 없다. 하루아침에 세계가 뒤바뀌었고, 세기가 흘렀다는 말을 순순히 믿을 수도 없다. 다만 야경을 수놓는 푸른빛을 보고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목 아래가 따끔거렸다.)
(그랬지. 둘이서 난간을 밟고 서면, 그 순간만은 우리가 이 도시에 살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어.)

(서툰 미소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 세계가 자신을 둘러싸고 거대한 <트루먼 쇼>라도 찍고 있는 게 아니라면, 심지어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 장면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사과가 되지 못할 테다.)
(때로는 말로 옮기지 않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그러니 다물고 있으려 했지만, 웃음으로 얼버무리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차올라 있었다. 가려지지 않은 눈동자에 시선이 닿는 순간, 입술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조금 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마중은 나와줄 줄 알았는데. (느린 걸음으로 다가간다. 변했을 리가 있나. 입지 않던 옷을 입고, 짓지 않던 표정을 짓는다고 한들 그 곧은 눈빛까지 숨길 수 있는 건 아니지. 정수리가 내려다보이는 거리까지 다가가, 코트에 덮인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

(실외의 추위는 간데없이 열이 올랐다. 기어코 입술에 시선이 닿는다. 삼키듯이 입술을 물었다가 떨어졌다. 예고편도 없이 찾아오는 것이 작별이고 마지막이라면,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
(더는 감추고 싶지도 않아. 숨기고 도망치기에는 너무 늦었지. 그저 지금의 안도감을 말로 다할 수 없을 뿐이다.)
(어깨에 팔을 대면 안을 수 있는 딱 한 뼘의 거리.)
(이곳이 더는 우리가 알던 100년 전의 세계가 아니게 되었음에도, 변함없는 거리가 주는 안도감을.)


그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 지경이군. 성탄절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은데, 나에게는 전혀 늦지 않은 선물이다. 그래... 조금도.
이번에도 산타가 다녀온 것이라고 얘기해 줄 셈인가. 마중을 나오지 못해 미안하다.
다만 이쪽도 주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었어.

...아니다, 나도 보고 싶었어.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선물? 내가 올 줄 알고 있었어?

이곳까지 오느라 힘들었겠군. 우선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하자.

그러고 보니 이곳 녀석들이 너를 특이한 이름으로 부르던데. 네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초코바가 생긴다고... 농담인 것 같았지만. 얼굴의 수정과 관련이 있는 건가?

그 말이 맞아. 현재 이곳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안전지대를 통치하는 이를 그 무엇보다 필요로 하지. 보다 삶이 모난 데가 없고 바람직하도록, 슬픔을 느끼는 자들이 소멸하도록.
...아, 이건 말이야.
명예로운 흉터 자국이라고 봐도 좋다. 도시를 밝히던 새파란 불빛과 잘 어울리지 않나?

그런 반응도 이해가 되지만... 내 기억으로는 그대는 고기를 좋아했거든.

(통치자가 필요하다, 명예로운 흉터 자국이다... 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뿐이군. 고민하다가도 혀 밑으로 침이 고이자 화들짝 입가를 감싼다.)
...그게 헷갈릴 정도로 긴 시간이었다는 말이지. 맞아, 좋아해.
(맞은편에 의자를 빼고 앉았다. 세공된 식기를 들어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함께 지내는 동안에도 이런 호화로운 식사는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붉게 빛나는 폭립을 썰어 살코기의 굵직한 부분을 떼어낸다.) 들려줘. 그동안 이 도시와 내 파트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도시와 나의 얘기라, 어디서부터 서두를 떼야 할지 모르겠군. 익히 알아차렸겠지만 그대에게는 현재를 먼 미래로 인지해야 할 거다. 그로부터 100년의 시간이 흘렀고... 정말로, 다사다난한 기간이었지.
하지만 본질을 들춰내보자면 실상은 별거가 없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인류를 수호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을 뿐... 그마저도 그대에게 영향을 받은 탓이었지.
(완전히 절단된 고기와 고기 사이를 칼질한다. 살덩어리를 바라보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올려 그를 눈 안에 담는다.) 안심해. 그대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었으니까. 그대의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이 이쪽이 아니면 또 누가 있나, 하는 자만심 또한 있었고.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나의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지.
이게... 나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땐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네가 도시의 관리자라니, 방 청소도 엉망으로 해 놓고, 툭하면 비디오며 책이며 반납하는 걸 까먹고. 일하러 간 가게에서 장난이랍시고 손님 PC나 꺼 버리고.
그 많은 일감을 감당할 만큼 얌전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너도 예전과는 달라진 모양이지. 아니, 달라지는 게 당연한가.
(고기를 한 점 더 썰어 입에 가져갔다.) ...그 눈도 명예로운 흉터의 일부인가?

혹시라도 걱정을 하고 있다면...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이쪽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안대를 착용하고 있었거든. 수십 개월도 모자라, 수십 년이 지난 현재로서는... 그다지 불편함조차 느껴지지 않아.
그보다, 그대도 많이 달라졌더군. (와인 오프너로 코르크 마개를 힘있게 따낸다.)
입을 맞춰올 줄은 몰랐어. (벌어진 병의 입구로부터 포도향이 물씬 올라온다. 시음을 멈추고 그의 잔과, 자신의 잔 일부를 순서대로 채워넣는다. 묵묵하게 와인이 흘러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아, 아, 아니, 그건......
(한참 말이 없다. 글라스 너머로 찰랑이는 액체를 묵묵히 노려보았다.)
실수는 아니었어. 놀랐다면, 미안하지만... (그게 진심이니까. 붉어진 고개를 더 들고 있지 못하고 사선으로 돌려버린다. 실은 더 일찍 하고 싶었다, 같은 소리를 이제 와서 할 필요는 없겠지.)
걱정을 안 하기엔 너무 눈에 띄는 위치잖아. (흘러가듯 한숨을 쉬며 잔을 들어 올렸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와인은 건드릴 일이 없었지.)
...다음에 제대로 말해줘. 지금은 그것보다...

건배. 보고 싶었어, 라하.



(그래, 아무려면 좋다. 변하든 변하지 않았든. 눈앞의 녀석이 그라하 티아라면.) 아래층 입구에서 경비 중인 녀석들은 포상 휴가라도 보내주는 게 어때?
군기가 바짝 들었던데. 그놈들도 크리스마스에는 쉬고 싶을 거 아냐. 연말이고, 그렇게 하면 우리가 나가기에도 편할 거고, 음, 너한테 그 정도 권한은 있어 보이니까... ...와인 맛있다.

하지만 그들은 크리스마스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거다. 안타깝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요원들에게는 안전지대를 수호할 의무가 있거든.
그대여. 그날 그대가 몸소 보여준 숭고한 희생을 직면한 뒤... 나는 깨닫게 되었다.
이런 세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정의라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몰랐을 거야. 그러니까,


100년 전부터 누누이 말하지 않았나.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이놈의 AOC. 이 빌어먹을 불길한 예감. 어기는 법이 없군.)
(코웃음을 치려 하면 피에 뭉개진 수프에 거품이 일었다. 항상 이런 식이었지. 어떤 설명도 내어주지 않은 채 앞서가는 사물들. 발버둥을 비웃는 듯한 전개. 세계와 흐름은 언제나 우리에게 불친절했다. 전력으로 달려도 내쳐지기만 할 뿐인, 이 우습지도 않은 세계.)
(그걸 세계관과 클리셰라 해도 좋다면, 처음 불길한 감이 들었을 때 이깟 잔 따위 내던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지 못했던 것은 오직 눈앞의 이 녀석이... ...어젯밤 헤어졌던 파트너의 모습과 꼭 닮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은 어깨의 높이가 그대로였기 때문에.)

(혀뿌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들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목을 울렸다. 알아 둬. 이토록 불친절한 세계를 상대로,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이 옆자리에 서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이대로 납득할 수는 없다. 그러니 되찾겠다. 네가 백 년에 걸쳐 쌓아올린 것들을 전부 무너트리는 결과가 된다 하더라도.)
(말을 만들지 못한 소리로 콜록이다,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놓인 나이프를 하나 주워 들었다.)
(네가 나를 죽이고, 그것을 반복하는 일을 지난 백 년 이어왔다면.)
(그 연쇄를 끊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걸로... 충분해.


계속 늦장 부리다간 늦어버릴 거라고. 녀석들, 벌써 무전을 보냈어. 맛있는 걸 싸들고 오고 있대.

(숨을 내쉬자 멀쩡하지 않은 소리가 터졌다. 영화는 늘 보던 것처럼 재미가 없었고, 죽어버린 주인공은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래? 파티를 하기로 했었나.
(그럼에도... 마치 그 안에서 죽어버린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무엇인 것만 같다.)
(본 적 없는 영화와 계획한 적 없는 파티.)
(늘상 보던 파트너의 잠옷 차림과 둘이 지내기엔 조금 좁은 셋방. 보일러를 틀어도 완전히 막을 수 없었던 외풍.)

그라하.
볼에... 자국 남았어.
(가서 세수라도 하고 와라, 평소였다면 그렇게 웃어넘겼을 우리지만.)
(일어나 문가로 다가섰다. 익숙하게 일어서는 귀와 꼬리를 보며 적잖은 안도감을 느낀다. 자꾸만 흐려지는 눈앞에 슬쩍 고개를 든다.)
(우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믿음직스러운 파트너이고 싶었어. 답지 않게 미련을 드러내고 싶지도, 네게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남기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랬는데.)

(물기 젖은 눈으로 웃음도 울음도 아닌 얼굴을 한다. 아이처럼 우는 소리가 터진 것도 같다. 실은 그 마지막 순간, 내가 정말로 보고 싶었던 건...)
......

울지 마, 크리스마스에는 울면 안 된다고.
하지만... 최강의 요원도 늘 밝은 웃음을 유지할 수는 없는 법이지.

클리셰 영화는 더 이상 보지 않아도 좋으니까.
조금 더 잘래? 인형 꺼내줄게.

(머그잔을 받아든다. 입술 자국이 남은 자리에 그대로 입을 대고 마셨다.)
...오기로 한 녀석들한테 조금만 늦게 와 달라고 해 줘.
보여주기 좀 그렇잖아. 네 시트 자국이든, 내 우는 얼굴이든...

녀석들, 오는 시간을 미루더라도 팅팅 부어버린 네 눈을 보는 건 똑같을 것 같은데.

(벽 구석에서 타고 있는 난로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저렇게 비싼 난로는 난방비가 아까워서 들이지 못했어. 빛을 내는 트리의 장식도, 전기세가 아깝다고 내가 안 된다고 했었지.)
(바닥을 보인 머그잔을 감싸고 가볍게 웃었다. 목에 둘러진 검은 머플러에서는 새 것 같은 냄새가 나고, 아르버트와 라미트의 연락처를 네가 알 리가 없다.)
(그 어떤 클리셰와도 맞지 않는 이야기. 굼뜨게 삼킨 코코아는 자칫 안주하고 싶어질 정도로 단 맛이 났다.)
케이크 준비는 했어?
우리 집에 오븐 없잖아.


그래도... 시간을 미룬다면 서두를 필요는 없겠다.

이거 가지고 침대에서 쉬고 있어. 추울 테니까 창문은 닫아 두고.

이 방 창틀이 안 맞는다니까. (한 손에 인형을 들고 창가에 다가섰다. 외풍으로 덜걱거리는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조금 더 곁에 있어 줘. 눈 좀 붙여, 메테오.

나가서 맛있는 걸로 하나 사 올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머플러는... 지금 봐도 예쁘다. 그치만 왜? 나가지 않기로 결정한 거야? 이걸 목에 껴 입고 있어도 얼어버릴 판인데.
그리고 이건 내가 너에게 준 선물이잖아.

네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였잖아.
(정전기로 일어서는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춘다. 입술을 떨어트리며 익숙한 색의 눈동자를 시야 가득 담았다. 다시 보지 못하게 된다는 건 역시 아쉬울 것 같다.)
(진심으로 좋아했거든. 그 눈에 사소한 장난기가 오르는 순간, 재미없는 TV 영화가 비치는 순간, 생을 향한 의지가 빛나는 순간, 내 모습이 비치는 순간을.)
금방 올게. 올 때는 맥주도 시원한 걸로 같이!

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야.
모두를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삶은 더 이상 지겨울 법도 해.
그 과정이 근사하고, 빛이 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너도 알잖아. 최강의 요원은, 늘 밝은 웃음을 유지할 수는 없어.
이제 도망쳐도 돼. 쉬어도 되는 거야.

...
메테오.
이제, 넌 뭘 위해서 싸우는 거야?

(싸움의 끝에는 작별과 비극뿐이다. 이제 와서 그걸 반복할 마음은 들지 않아. 다만...)
이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우리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했어.
행복이 뭐, 별거 있나. 삶을 원하는 이들이 평범하고 무사하게 내일을 맞는 것. 그 정도는 내 힘으로 해 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게 내가 생각하는 정의였고, 우리 역할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반쪽짜리 성공인 것 같아.
이유를 고민해 봤는데. 아마도 우리는 혼자서는 완벽해질 수 없다는 거겠지. 그때는 결과를 고민할 여유가 없어서 몸부터 던지고 봤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이번에는... 눈앞의 한 명 정도는 제대로 구해내고 싶다.
그걸 위해서 가는 거야. 싸우러 가는 게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글쎄, 울 수도 있겠지....
그래도 상관없어. (어설프게 미소를 지었다.) 네가 지금처럼 달래줄 테니까.

(어두운 방 안, 소파에 앉은 뒤통수를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벙긋거린다.)
그걸로 보고 있어. 심심하면 응원도 해 주고.
(시간이 흐르고 우리를 둘러싼 것들이 변해 간다 해도, 너만은 그대로일 줄 알았다. 변함없기를 기대했다.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아침 메뉴를 두고 다투거나, 별난 짓거리로 투정하던 나날들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 이 세계가 그렇게 친절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 정도는 편하게 일이 풀리지 않을까 싶었어.)
(그만큼이나 네게 못할 짓을 해 버렸다는 거겠지. 이제 와서는 사과도 통하지 않을 줄 안다.)
(녀석에게는... 크리쳐가 떼거지로 날뛰는 세상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르지. 붉은 뒤통수를 한참 더 바라본다. 망설임이 남은 손으로 문고리를 쥐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 기준치: | 99/49/19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68/34/13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실패 |


(넋을 뺀 채 손목을 내어주다가, 바닥에서 뜯겨 나간 팔을 하나 집어들었다. 휘둘러 저항하려다가도 손에 힘이 빠져나가며 들고 있던 것을 놓친다.)
이건, 또... 무슨 짓이야.

당혹스러운 건 알겠는데 조금만 참아. 알잖아, 나는 줄곧 당신의 편이었다는 걸.


(인상을 구긴 채 바늘자국이 남은 자리를 본다. 그나마 통증은 없는 것 같지만...)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몸소 찾으러 오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 기준치: | 68/34/13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혈색이 돌기 시작한 팔 안쪽과 라미트를 번갈아 본다.) ...고마워. 번번이 신세를 지는군.
(체감하기로는 겨우 몇 분 전까지만 했어도 따뜻한 실내에서 파트너와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나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차게 식은 몸을 가까스로 일으켰다.)

사실은 그렇게 고마워할 것도 없어. 난 너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려고 시체를 관리하는 지하까지 내려온 거니까. ...이해타산적인 사람처럼 보인다면 미안하지만, 이쪽도 다른 방안이 없어서.

(애써 웃음을 보이며 자세를 고쳐 섰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군.) ...그래도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줄게. 너희에겐... 라미트에겐 받은 게 많으니까.
...라미트, 맞나?

낮잠을 통한 시간여행이라. 당신다운 재치 있는 표현이네. ...부탁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참고할 점들을 알려주는 게 낫겠어. 보호자로부터 멀리 떨어져 백화점 한복판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다루듯 얘기해 줄게.


...그럼 본론으로 들어갈게. 좀 더 농담을 주고받고 싶어도... 보다시피 지하실에 몰래 기어들어올 만큼 한시가 급해서.
먼저 사람들의 시체가 왜 한 곳에 모여 있는지 궁금할 거야.
이 사람들... 아니, 그들은... 폐기된 안드로이드야. 이 도시에서는 흔한 일이지.

......안드로이드라고? 이렇게 사람처럼 생겼는데?

그때는 그런 재미있는 상상을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얘기야. 안드로이드란 인간들처럼 피와 살덩이를 완벽히 갖추고 있으니까.
...이 정도면 가늠이 잡히지? 나 역시 안드로이드야.
이쪽은 ‘살아있는 라미트’가 아니라, 그저...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지.
지금의 안전지대는 사람이 죽으면 1년 후에 특별한 일을 가지고는 해.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도록 시체를 관리자에게 보내는 것. 그걸 장례라고 불러.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술이라면 황당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무도 죽지 않는 세계가 되었다는 건 그런 의미였나.)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과거에서 왔다는 말도, 보통이라면 믿지 않을 텐데.

그러니 소생을 마친 당신이 이곳에 있을 거라 짐작했는데, 이렇게 조우하게 돼서 조금이나마 안도감이 드는 것 같아...
...아, 그래. 아르버트도 마찬가지야. 그는 당신과 같은 크리쳐였기에 전투 이후 홀로 남게 되었거든.
내가 지금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건... 아르버트가 간곡히 원했기 때문이야.
수정공은 아르버트의 소원대로 나를 되살렸지만, 아르버트는... ... ...그는.
그는 내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 나를 도와줘!

(소리가 울리도록 이를 갈았다. 그날 있었던 일들은 끝까지 지켜볼 수 없었고, 이후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그 자리의 모두가 살아남기를 바랐는데.)
(이래서야 반쪽짜리 성공이라고도 못 하겠군. 난감한 기색으로 시선을 내렸다가 든다.)
우선 여기서 나가자. 추운 것도 추운 거지만, 널 데리고 있기엔 마땅한 장소가 아니군. 나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천천히 말해줘.
(라미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데이터를 받아 움직인다고는 해도... 살아 있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안드로이드 폐기장에 머물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의 존재가 라미트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아. 하지만 그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아르버트가 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과정에서 네가 꼭 필요해. 왜냐하면 너는 '살아있는 자'잖아.



...아르버트는 어떻게 된 건데? 그라하가... ...수정공이 녀석의 소원을 들어줬다면서.

이쪽은 프로그래밍된 명령에 따라 움직일 뿐... 100년 전 사망했던 그녀와는 본질이 다르니까. 실은 아르버트도 그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을 거야. 그래서 줄곧, 그가 나를 마주할 때면 표정이 썩 좋지 않아......
라미트와의 재회는 그가 원했던 건데도, 꼭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듯 뒤숭숭하고 어수선한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나는... ... ...
...난 그를 위해 해야 할 일을 깨달았어.
너라면 이해할 거라 생각해! 너도 수정공, 아니, 그라하 티아에 대해 애를 태우고 있을 거 아니야? 내 말이 맞지?

그래도 그 녀석이 널 보면서 이전의 라미트를 떠올릴 뿐이라면... 그리고 그 곁에서 네가 힘들었다면. 그런 짓을 이어갈 이유는 없겠지.
그라하가 내 속을 썩이는 건 처음 있는 일도 아니야. 그건 익숙하니까 괜찮지만, 그게 너희 문제와 상관이 있나?

100년 동안 안전지대,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
그때부터였어. 수정공, 아니, 그라하 티아가 이상해진 건.
너의 마지막을 기억해서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였는데도... 듣고 놀라지 마.
그 애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으니까.
...네 파트너를 욕보이려는 게 아니야. 무언가가 이상해. 예전부터 쭉, 지금의 그라하는 꼭 그가 아닌 것 같아.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못 알아듣겠어. 그라하가 왜 그런 짓을 해?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단 하루만에 수복되었어.
도시가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던 건... 시민들은 모두 ‘수정공’ 덕분이라고 그래.
처음에는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 또한 선망 받는 수정공이 이룩해낸 결과래.

......만나서 다시 물어봐야겠군. 내가 뭘 하면 되지?

안드로이드에게 주어지는 명령어에는 한계가 있기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지 못해. 그래서 크리쳐인 당신과 접촉하길 줄곧 기다린 거야.
하늘에 떠 있는... cctv 같이 생긴 박스를 봤니? 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
그걸 박살내.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아. 부탁해,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야.


그러니 중앙 관리 체제가 소멸할 때엔 우리의 동력도 끊기게 돼.
이 도시가 그 기체 하나로 돌아간다고 여겨도 과언이 아니야.
...메테오, 부탁을 들어주겠어? 네가 말한 옛정이 여전히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만나서 설득을 하는 수도 있잖아. 그 녀석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어! 말을 하면 들을 거야. 이 세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리고, 네 뜻을 전할게. 그렇게 하면...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저번 일은... 그래, 오해가 있었거나, 설명이 부족했던 거야.

분명 AOC의 건물은 그 날 이후 너와 신의 충돌로 인해 무너져내렸어. 얼마 가지 않아 안전지대와 시민들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싶어하는 수정공이 그 건물의 꼭대기를 독차지하게 되었지. 하지만 말이야, AOC의 실질적인 사념은... 여전히 대를 이어가고 있어.
도시를 구원하겠다는 명목을 앞세워 암암리에 사병이 돌아다니고 있거든. 그것도... "AOC"라고 떡하니 적힌 군복을 입고!
...있지, 이제 와선 AOC를 단순하게 기관을 칭하는 이름으로만 볼 수 없어.
AOC는 기관을 벗어나 거스를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의 상징인 거야.

군복을 입고 다닌다면 암암리에 돌아다닌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은데. (내려다보면 낡은 군복에 박힌 AOC의 로고가 보였다. 그래서 다들 이상하게 생각했던 건가?)
...그 수뇌부도 수정공이 맡고 있나?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사고를 더듬어 마지막 순간에 들었던 부름을 떠올렸다. 그 미치광이 중절모 외계인. 우리를 구경하다 못해 가지고 놀고, 시험하고, 되살려 놓기까지 한 게 그 자식이라면... ...곁을 지키던 파트너에게 손을 뻗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순다고 치자. 전기야 복구하면 되고, 시설이야 수복하면 될 텐데.
수정공이 이 모든 짓을 혼자 벌였을 것 같진 않아. ...그럴 수 있는 녀석도 아니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린다.) 지금으로서는 장담은 못 하겠군.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볼게.

아르버트는 괴로워할 거야. 그뿐만이 아니라... 이 환상과도 같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구역을 확인하고 비뚜름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이 넓은 도시에서 핵심이 되는 게 하필이면 저 두 곳이라니, 우연조차도 우습게 느껴진다.)



탄환의 수는 매우 적기 때문에 쉴드를 파괴할 때에만 사용해야 할 거야. 단도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하는 거지.
...정말 미안해, 메테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야.

잠깐, 대 크리쳐용 무기로 쉴드를 부수라니... ...내가 기억하는 살상탄에는 그런 성능은 없었어.

그래서 너에게 해독제를 투여할 수 있던 거고... 난데없이 독을 준비하라는 지령이 내려와서 여분의 해독제까지 만들어뒀지. 설마 당신한테 쓰일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대 크리쳐 살상탄은 마력 장벽을 파괴하기에 충분한 화력을 지니고 있을 거라 판단돼.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다음이 없다면 더 좋고. 가볍게 농담을 던지고는 확인을 마친 라이플을 어깨에 맸다.)
...아, 한 가지만 더.
네 말대로 하고 나면 안드로이드들은... 지금의 너는, 동력을 잃게 될 텐데. 그건 죽는다는 뜻이잖아.
(입술을 세게 물었다가 뗀다.) 아르버트와도 더는 만나지 못하게 될 거야. ...그래도 상관없는 건가?

괜찮아, 이미 한참 오래 전부터 결정을 내린 사항이야.
그리고... 나는 아르버트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원해. 매서운 눈보라 속에서, 나라는 거짓된 희망을 부여잡으며 괴로워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도와줘서 진심을 다해 고마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래. 그게 최선이겠지.
아무튼... 고마워해야 하는 건 오히려 내 쪽인 것 같다. 덕분에 그라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이제 할 일을 하러 가야겠군. 나도 내 파트너가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면 하거든. ...이곳처럼 삭막하고 허울뿐인 도시를 희망이라고 믿으면서, 자기 것도 아닌 정의에 매여 있는 꼴을 두고 볼 순 없어.

우린... 마땅히 해야할 일을 수행하는 것뿐이야.
메테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안드로이드인 나는, 그렇게 느껴.

응원 고맙다.
(입꼬리를 당겨 웃고는 조명이 비춰진 문 앞에 섰다. 문고리를 쥔 채 LAMITT를 돌아보았다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오직 우리에게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늘 그렇듯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 한 명이 딴청을 피우고 있을 뿐.)
(낡은 군복의 호주머니에서 비어버린 주사기가 잡혔다. 이거면 되겠지. 잡은 것을 기계들의 틈으로 던져 시선을 끈다.)

(낯선 표정을 지었던 파트너. 그 표정을 떠올리는 순간 언짢음을 닮은 의지가 솟았다. 총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총대 부분을 조끼 안으로 밀어넣고, 길을 막은 기계 더미를 향해 덤벼든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6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 가슴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충격을 예상하고 몸을 굽힌 순간, 심장을 감싸고 한번 더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다문 잇새로 얼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이걸 네가 봤더라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아니지, 보고 있으려나.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 네 응원이라고 생각하지, 파트너!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18 |
(개머리판을 휘둘러 기계 병사들의 목 뒤, 집적 회로가 있을 만한 부분을 노리고 가격한다. 충격으로 총대가 꺾여나가자 복도 구석, 불이 들어온 감시 카메라를 향해 총기를 내던져 버렸다.)

누굴 마주치기라도 하면 귀찮아지겠는데...
(가슴팍의 낡은 AOC 로고를 보며 뒷머리를 주물렀다. 이곳에 방문해서 좋았던 기억이라고는 없지만, 적어도 이곳에 올 적에는 언제나 녀석과 함께이긴 했었다.)
...놓친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확인만 해 두자.
(듣는 이가 없는 중에도 습관처럼 중얼거렸다. 경비가 없는지 대강 확인한 다음, 천천히 발을 들인다.)

밥 먹겠다고 회의실에 보고서 놓고 가는 놈들이 꼭 하나씩 있었지. (주변의 감시 카메라까지 확인한 뒤, 불빛이 보이지 않자 첫 장을 넘겼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죽은 시민들까지도 안드로이드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나?
(혼자가 된 탓인가, 쓸데없는 말이 늘어버린 모양이다. 늦장 부릴 때가 아니지. 서류 뭉치를 적당히 내려놓고, 감시 카메라의 사각을 틈타 회의실을 빠져나온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99/49/19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파트너는 자료실과 도서관, 서점과 DVD 대여점을 비롯한 각종 보관소라면 껌벅 죽는 녀석이었다. 정작 이쪽은 전투를 제외하고 머리 쓰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혼자 드나드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라하가... ...수정공이, 중요한 무언가를 기록해 놓았다면 이 안에 넣어두었을지도 모른다. 완전한 타인이 되어 버리지 않은 이상, 기억 속의 그라하 티아라면. 보폭을 줄이며 자료실로 향한다.)

| 기준치: | 20/10/4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자주 따라다닐 걸 그랬나.

(빽빽하게 늘어선 서가를 노려보며 투덜거린다. 이걸 전부 뒤질 시간은 없겠는데, 기밀로 취급되는 자료라면 허술하게 보관하지도 않았을 테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들고 있던 책을 눈에 띄지 않는 서가 구석으로 밀어두었다. ...다음에 올 때 찾아보기로 할까. 입을 맞춘 대가로 각혈하고 독살당하지 않는 방법, 어딘가에는 적혀 있을지도 모르지.)
때리지 않아도 되는 기계... 오랜만이네. (검색창을 뒤져 최근 검색 기록부터 살폈다. 수정공에 관한 키워드는 없나?)

그라하, 와서 이것 좀... ... ...아.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가 허공을 마주치고는 입을 다문다. 슬슬 이 빈자리에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테러라고 적힌 키워드를 입력하고 시선을 돌린다. 이럴 때가 아니지.)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차라리 하루아침에 평행세계에 떨어졌다고 하든지. 평행세계도 이 정도로 엉망은 아니겠군. 계속해서 투덜거리며 화면에 새로운 검색창을 띄웠다.)
(수정공이 얻은 이상한 힘, 그 근원은 아마도 자신을 농락했던 중절모 외계인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100년 전, 어쩌면 하루 전, 그라하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는 건물 8층에 그 외계인이 마련해 둔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고, 구조가 변하지 않았다면 건물 어딘가에는 그곳으로 통하는 길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
...분명 방주라는 이름이었지. 직접 만나서 담판을 짓는 수밖에. (한 번 정도는 편하게 풀리기를 기대하고 싶다. 키워드를 입력한 다음 마우스를 딸깍거렸다.)

(멸망을 피한 이상 잠들어 있던 아이들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겠지만... 100년이나 지난 이상, 관련 기록을 찾기는 어렵겠지. 마우스를 쥐고 있던 손을 짧게 털고, 애먼 모니터의 상단부를 꽝 쥐어 박았다.)

(혼자였기에 몸을 던지는 선택을 했고, 혼자이기에 우스운 이상에 현혹되고 만다. 함께 보낸 시간에는 조금도 후회가 없지만, 너를 이 도시에 홀로 남기고 말았다는 사실을 돌이키면 번번이 가슴께가 저려 왔다. 어깨를 누르는 총대의 무게가 오늘따라 이상하게 무거웠고, 코끝에서는 혈향이 아닌 긴 겨울의 냄새가 났다.)
(이성을 사로잡는 수십 가지 방법도, 물론 언젠가는 알고 싶다. 그걸 너에게 써먹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겠지. 그러나, 그러기에 앞서 지금 알아내야 하는 건...)
이 반쪽짜리 세계를 멈추는 법. (낮게 중얼거린다. 문을 열어둔 채, 총대를 고쳐 잡으며 자료실을 벗어났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푸른빛이 맺히는 손바닥을 보며 짧게 심호흡했다. 기계는, 그래, 때려야 말이 통하는 법이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8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1 |
| 가슴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나이스 캐치, 파트너. (허공을 향해 농담조로 외치며 다시 복도의 빈 공간을 밟는다.)
(제멋대로 산개하는 크리쳐를 상대했던 며칠 전에 비하면, 규칙적으로 이동하는 기계 무리의 경로를 계산하는 건 뻔한 장난, 때로는 그보다도 간단했다. 급소로 보이는 목 뒤를 노려 빠르게 접근한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8 |

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분명 저는 당신의 시체를 처리했었는데요.
맥박이 잦아든 것도 확인하고, 시체의 몸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그보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때 너... 크게 다쳐서 걱정했거든. (공격할 의사가 없다, 내비치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정황상 이 녀석도 본인이 아니라 안드로이드겠지만.)
멀쩡한 얼굴로 보니까 반갑네. 아무리 안드로이드여도 내 손으로 구했던 놈을 해치기는 싫고, 조용히 지나갈 테니까 모른 척해줘.
으, 으으, 그 기억 때문에, 더 힘들다고.........
...당신 같은 사람의 몸에 불을 지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니... 애당초 '사람'이 맞기는 한 건가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가, 가만히 계세요...!!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방금 너를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 말이지.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닌 거냐?

(난감한 눈치로 웃으며 손을 들어 올린다.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을 듣고도 발포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말은... 적어도 이놈은 대화가 통한다는 뜻이지. 저 아래에서 마주쳤던 기계 덩어리들과는 다르게.)
쏘기 전에 말해두자면, 나는 라미트의 부탁으로 여기 온 거야. 이제부터 하려는 일도 마찬가지고.

무전에 따르면 네가 이 도시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하더군. 이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중앙 관리 체제를 박살내겠다는 집념으로 사람들을 해하고 다닌다고.
라미트가 도시의 테러리스트에게 도움을 주기라도 했다, 이 말인가? 아무리 너라도 헛소리를 계속 한다면 봐줄 생각은 없어.

나야 너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 참견할 마음도 없다. 그래도 날 살려 놓은 건 라미트... 아니지, LAMITT가 맞아. 제대로 대화도 안 하고 지내는 건가?

그럴 리 없어... 알고는 있는 건가...? 중앙 관리 체제를 박살내면 라미트를 포함한 안드로이드들은 전부 끝장이 날 거라는 사실을!
이 평화로운 도시 아래에서, 라미트가 본인의 존재를 부정할 이유가 없단 말이다...!

그래, 도시의 평화는 둘째 쳐도! LAMITT가 죽고 싶어 한다는 게 나도 가장 의문이었는데...
...어째서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물어보는 게 좋지 않겠어? 나랑 여기서 실랑이를 할 게 아니라.
지금은 같이 연구하고 지낸다며. 날 죽일 독을 만든 것도 너희 둘이겠지. 난 그 녀석이 가져다 준 해독제로 여기 있는 거야. 못 믿겠으면 무전으로 확인이라도 해 보든지.
(무릎을 털고 총신을 다잡는다.) ...말마따나, 내가 세계의 적이라면, 날 도운 네 파트너도 같은 취급을 당해야겠군. 그래도 상관없는 건가?

네 말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야. 그러나...
역시 안전지대를 파괴하려는 너를 그냥 보낼 수는 없다.
설령 그게 라미트의 뜻이더라도, 나는 녀석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지켜야만 해. 100년 전 전투를 함께했던 너라면 알아야지!

...예상했겠지만, 각오는 됐겠지?

(자세를 낮추면 손끝에서 새파랗게 빛이 터졌다. 쇠붙이를 상대로 거리를 좁히고 싶지는 않지만, 지난 몇 번의 전투에서 몸을 감쌌던 푸른 냉기. 그게 있다면 육탄전에서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단숨에 계단을 뛰어올랐다.)
이 세계는 우리가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던 곳도 아니고, 사람들의 바람처럼 낭만적인 곳도 아니야. 하나같이 이상한 환상에 갇혀 있어! 이런 세상을 지킨다고 네가 알던 라미트가 기뻐할 것 같나?
엉망인 세계에 붙들려 있는 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냐. TRUTH, 젠장, 멈춰 있어서 어쩔 셈이야!!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내가 알던 라미트는... ...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 |
자신의 정의에 의거해 올곧으면서도, 용기 있는 동료였고, 내가 옳지 못한 길로 나설 때면 정신을 차리게 해 주는... ...언제나, 언제나 그런 파트너였다고...

하나 묻자, 아르버트. 지금 행복하다고 자신할 수 있나? 되살아난 LAMITT를 보면서 행복했어?
난 어떤 행복도 뺏을 생각 없어. 여기서 멈출 생각도 없고.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6 |
(자세를 고쳐 주먹을 쥐었다. 장갑 틈으로 새파랗게 빛이 터지고, 손에 뭉친 빛줄기를 거칠게 휘두른다.) 너만한 녀석이 사살 대상을 발견하고도 쏘지 못했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 아닌가. 이곳의 평화가 전부 쇼에 불과하다는 거.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4 |

행복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야. 살다 보면, 이런 식으로... 막다른 길을 마주치기도 하잖아. 암벽이 됐든, 작전지 정문 앞의 크리쳐 떼가 됐든.
그렇다면 뚫고 가야지. 뚫리지 않는다면 돌아가면 돼, 길이 막혔다고, 누군가를 잃었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해결이 되나? 그게 네가 배운 최강의 방식인가?
돕지 않을 거면 비켜. 난 내 파트너 하나 감당하기에도 벅차다고!!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2 |

나도 알고 있어...! 나를 비롯한 이곳의 사람들은 정처없이 한곳에 머무르고만 있다고! 물길 하나 나지 않은 썩어버린 물웅덩이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질 거품처럼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지!
그래, 어쩌면 나는 두려워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라미트와 이 안전지대를 잃을 수가 없단 말이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4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날붙이가 번쩍이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비튼다. 위험하잖아, 이 멍청한 자식이...!)
(죽인다고 죽지 않을 놈이라는 건 안다. 다만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멸망에 저항했던 동료가, 하룻밤 사이에 이런 꼴이 되어 있다는 건 원망스러웠다. 허벅지에 매단 단도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가, 짧은 고민 끝에 손을 떼고 만다.)
너무 오래 알고 지냈지, 우리? 훈련도 같은 부대에서 받았고, 첫 임무도 너랑 같은 조였나....
그때 넌 네가 고른 임무 루트가 구리다는 것 정도는 쿨하게 인정하는 멋진 자식이었는데.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4 |
이제 와서 이런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니 아쉽네.
(정강이를 걷어차 중심을 무너트린다. 단도를 빼앗아 검날 부분을 손으로 쥐었다. 장갑 너머로도 피가 흐르는 것을 느끼며, 눈앞의 관자놀이에 손잡이 끝을 콱 박아 넣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 |
오, 래... 알고... 지냈다고... 넌 처음부터, 이런 무모한 짓을 일삼고 말이야...
맞는 말을 재수 없게 말하는 것도 똑같군그래....



네 손이 얼굴에 닿는 순간... 맞은 부위가 타들어갈 듯이 뜨거워져서 당황했거든.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잖아.
표정 볼 만하네. 너도 모르면 됐다. 이런 세상에 특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건 순식간이지... 수정공이 자리를 차지했을 때부터.

(난간을 쥐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사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
라미트도 그라하가 달라졌다고 하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쓸 수 있는 힘이라면 어떤 능력이든 쓸 거야.

너도 고민이 많겠군. 수정공과 말이 잘 통할지는 나도 잘 몰라. 하지만...
다시 그를 만날 생각이라면... 너는 후회없이 행동해라.
나처럼 멍청한 짓을 번복하지 않도록 해. 무슨 말인지 알지?
...때로는 안드로이드 라미트를 보고 안도할 때도, 혼란에 빠질 때도 있었어.
난 네가,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을 잃게 되는 선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대가로 영원을 얻어 봤자 손해보는 장사거든.

너야말로 후회하기 싫으면 LAMITT에게 가 봐. 넌 멍청이가 맞지만, 네가 한 짓까지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
그쪽은 여전히 영리한 것 같더라. (정면으로 시선을 돌린다. 발소리가 울리도록 다시 걸음을 뗐다.)

그래, 알았어. 걱정마시고 네 일이나 처리하러 가지 그래. 파트너 하나 감당하기도 벅차다면서.
그리고... 이건 나도 다를 게 없으니 이만 가봐야겠다. 엘레베이터가 고장이 난 게 원망스러울 지경이군.
머, 멍청이는 어디서 나온 소리야...?


아무튼, 수고해라. 이쪽은 라미트랑 대화를 나눠야겠으니까!

| 기준치: | 99/49/19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핏물이 묻은 장갑 끝으로 장치를 부숴놓는다. 철문을 대면하는 순간 무언가 흐릿한 소리로 안내가 들린 것도 같지만... 그게 무엇이든 간에, 순순히 따라줄 마음은 없다.)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난 붙기 싫어. 부탁이니까, 제발, 대화로 해결하자.

부탁도, 당부도, 간청도... 꼭 중요할 때가 되어서야 쓸모가 없어지는 법이더군.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알다시피 나는 이곳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

크리쳐로 세상을 겉돌던 시절부터 줄곧 생각했었어. 인간과, 인간을 닮았을 뿐 인간이 아닌 것들의 공존은 정말 불가능한 걸까.
크리쳐에게 살려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라하가 크리쳐가 되었을 때... 스스로 이 길을 골랐을 때. 그리고 조금 전 LAMITT를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얼굴을 보고 있으니까... ...자신이 없어져. 너는 분명히 내가 아니지만, 내가 믿어왔던 것들은, 줄곧 '신념'이라 생각해왔던 것들은... 네게도 남아 있었겠지?
너와는 싸우기 싫다. 이런다고 물러날 네가... ...내가 아니라는 건 알아. 그래도, 겨우 나 하나조차 설득하지 못해서 싸우고 싶지는 않다.
알아들었으면 여기서 비켜. 이 빌어먹을 머저리야.

...나라고 너를 설득하고 싶지 않았겠나? 모두를 지킬 방법을 찾고 싶었어. 설령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녀석이라도.
하지만 고집불통인 너라면 손을 쓰지 않고서야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쓸데없는 대화는 무관하게, 여전히 너는 내 뒤에 있는 쉴드를 박살낼 생각일 테고. 맞지?
그 광경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다. 네가 그랬듯, 나 또한.
자신이 없고, 푸석한 눈덩이처럼 용기가 바스러져간다면...
이곳에서 비켜. 앞서 모든 걸 겪은 주제에 머저리같이 굴지 말고.


인간은 숫자도 기호도 아니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낼 수도, 저울에 매달 수도 없어!
(총대를 뒤로 돌려 매고 끝이 너덜너덜해진 조끼와 장갑의 매무새를 고친다. 고개를 들어 눈을 응시하면, 빌어먹게도 새파란 눈동자가 눈발에 번져 보였다.) 그 녀석도 그걸 알고 있었어. 어제까지만 해도... 망할, 백 년 전까지만 했어도.
대화로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알아. 그러니까 우리가 머저리 소리를 듣는 거겠지....
네 소원대로 붙어 주마. 덤벼.

금세 물거품이 될 눈앞의 환상이더라도, 무거운 눈발에 덮여 안전지대의 모든 구역이 잠길지라도...
...

옛날 생각이라도 났나? 그렇게 행복해서, 지금 네 파트너는 어디서 뭘 하고 있는데?
지키겠다고 약속한 놈 하나도 제대로 못 지켜낸 게 우리다. 세상 온기는 다 얼어 죽었겠군.


싸워야 한다.
싸워야 할 곳이 있다면 그곳에 내가 있고,
여전히 누군가를 위해 차가운 숨을 내뱉고 있다.
안전지대를 수호하며,
모두가 살아남는 내일을 그리고...

쓰러지지 않아.

(골이 울리다 못해 깨지는 것 같다. 똑같이도 만들어 놨군. 그라하 티아, 이 지독하고 치사한 놈.)
(저건 죽이지 않고서는 눕힐 수 없다. 울렁거리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며, 한 번 더 심호흡을 했다. 밟은 눈바닥에서 질퍽한 소리가 나고, 푸른 섬광이 터지도록 주먹을 쥔다.)
이봐, 하나 묻자.
처음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 게 언제였지?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4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6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 |

...그런 소리를 할 수는 없거든.
(피맛이 나는 입가를 젖은 장갑등으로 훔친다. 이건 몇 대 못 버티겠군. 나가떨어졌던 몸을 일으키며 천천히 자세를 고쳤다.)
잊었어도 상관없어. 수정공이 고작 그 정도도 심어주지 않은 모양이지.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워. 현재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설마 그라하 티아를 보호하고자 했던 마음을 잊었냐고 할 셈인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잊은 게 맞네, 그래. 기왕 안드로이드가 될 거면 지능도 좀 높여 달라고 하지 그랬어.
(기억 속 그라하라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부탁이긴 하다. 으스러진 복부를 움키고, 머저리의 뒤통수로 도약한다.)
네가 지키고자 했던 그라하 티아는 사람들의 목숨과 자유를 제멋대로 주무르는 녀석이던가?
(허벅지에 차고 있던 검은 나이프를 뽑아들었다. 상대가 자신이라니, 우습게도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그 녀석을 만났던 날을 기억해?

| 기준치: | 75/37/15 |
| 고장: | - |
| 굴림: | 6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9 |

얕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내가 재난에 휘말려 눈 속에 파묻혔을 때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8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선배님이 한번 시범을 보여주시겠다, 이거지...?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너 같은 후배 둔 적 없다.
(발을 걸어 그를 넘어트렸다. 옥상 바닥을 구르면 마찬가지로 놈의 군복도 더러워졌다. 이제야 좀 어울리는군. 비틀어진 웃음을 흘린다.)
그래, 눈 속에서 한심하게 죽어가던 널 기어이 살려 놓은 게 그 자식이지.
그때 그라하는 네게 웃어 달라고 했었어.
그리고 널 지키겠다고 했었는데... ... ...

퍽도 행복하게 굴러가겠다. 이런 도시가.
| 기준치: | 75/37/15 |
| 고장: | -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7 |

최선의 안전을 보장 받는 이 세계에는, 수정공의 정의에 오점이란 없단 말이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3 |

| 왼쪽 다리 |

나는 정의라는 게 어떤 건지 여전히 모르겠다.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 |
(푸른 장막을 뚫고 박혀드는 날붙이에서 익숙한 통증이 느껴진다. 중심을 잃고 무너지며 숨을 터뜨렸다.)
그래서 단언할 수 있어.
네가 수백 번을 죽고도 끝내 알아내지 못했을 만큼, 정의라는 건 원래 오점 투성이라고!!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5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3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6 |

(헛웃음과 함께 이를 악물었다. 그때, 수정공이 말하길, 그만 좀 찾아오라고 했었지.)
(아마도 지난 세월, 자신은 이 건물을 찾아 같은 짓을 몇 번이고 시도했을 테다.)
(그러면서도 백 년이 지나도록 녀석이 그 꼴로 남아있다는 건.)
(이 머저리가 그 앞을 비켜주지 않은 탓이리라.)
(...고작 어젯밤 일인데도, 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섬광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졌다. 할 수 있을까. 아니지. 해 내야만 한다. 겨우 나 하나도 꺾지 못해서야, 너를 만나러 갈 체면이 서질 않는다. 주먹을 쥔 손이 아득하게 떨렸다.)

(허공을 노려보며 중얼거린다. 듣고 있겠지. 네가 이 도시의 관리자라면.)
(클리셰 SF 영화 주인공이나 맞이할 것 같은, 비참한 마지막을 기억하고 싶었던 거라면.)
(내장이 터진 듯한 복부와 몇 개인가 어긋난 갈빗대, 체중을 받치지도 못하는 왼쪽 다리. 오늘따라 수복되는 속도조차 마음 같지 않았다. 넝마가 된 몸을 이끌고 떨어트렸던 단도를 천천히 주워 든다.)
이제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 기준치: | 75/37/15 |
| 고장: | -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0 |

한 번 정도는, 아무 고난도 없고, 매사 행복하게 굴러가고, 편하게 일이 풀리는... 그런 시시한 영화도 괜찮잖아. (손을 쥐면 장갑 틈으로 눈발에 탁해진 푸른빛이 맺혔다.)
(놈이 휘두르는 청광에 묻혀 미약한 색채가 번졌다. 덤비면 죽는다. 아마도 확실하게.)
(그러나 물러설 마음은 들지 않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몸이 뻗어나가고 있었다. 우리가 언제는 결과를 따져 가며 싸운 적이 있었나.)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덤벼드는 머저리가 되는 건 그런대로 적성에 맞았다. 공포조차도 전력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었지. 그 의지 하나만은, 눈앞의 자신도 마찬가지일 테다.)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3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0, 46, 26 |
| +2: | 극단적 성공 |
| +1: | 극단적 성공 |
| 0: | 극단적 성공 |
| -1: | 보통 성공 |
| -2: | 보통 성공 |
| 피해: | 7 |
| 왼쪽 다리 |

젠장, 알잖아, 네가 나라면, 적어도 날 가지고 만들어졌다면...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2 |
지금의 수정공은... 그라하는, 그대로 둘 수 없어....
아닌 건 아니라고, 위험한 건 안 된다고, 말해, 주기로, 했었잖아.
녀석은, 아직, 어리고... 네 탓으로, 크리쳐가 되었으니까... 너는... 큭, 그 곁에서...

(울혈에 목이 막혀 기침을 거듭했다. 눈앞이 흐리게 부서지기 시작한다. 통증은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고, 눈을 껌벅이고 나면 시야가 이리저리 뒤흔들렸다.) ...그렇게... 둘이서, 어떻게든 살아 가겠다고, 다짐했었잖아.

녀석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것도 과거의 너였지.
너와 네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더라도, 그는 이대로가 행복할 텐데.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9, 91, 17 |
| +2: | 어려운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보통 성공 |
| -1: | 실패 |
| -2: | 실패 |
| 피해: | 3 |
너는... 여전히 그와 함께 살아가고 싶은 건가?

| 기준치: | 75/37/15 |
| 고장: | -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8 |
녀석이 행복한지 어떤지, 네가 어떻게 알아.
옆을, 지켜주지도... 못한 주제에, (핏물을 가득 뱉어냈다.) 머저리, 자식...
(눈앞이 번지는 통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손끝에 검신이 쥐여 있었던가. 우습게도 이런 순간에는, 그래,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더군.)
엇나간 줄 알았으면, 귀든 꼬리든 당겨 와서라도 고쳐 놨어야지.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중앙 관리 체제는... 안 된단 말이다... ...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낙원 밖에도 사람은 살아가.
잃어본 적 없는 녀석들은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지.
라하와 함께했던 일 년이, 기계인 너조차도 잊지 못했을 만큼, 즐거웠던 이유는...
그게 언젠가 끝나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어.
(난간에 기대 중심을 잡으며 비틀거렸다. 핏물에 젖은 고동색 머리카락, 볼품없이 흐트러진 군복, 옥상을 뒤덮는 눈과 푸른 야경.)



꿈을 꾸는 세계가 뭐가 나쁘지? 비참한 현실보단 꿈이 낫다는 생각 안 해?
...라고, 줄곧 생각했는데.

그러니 바로잡으러 가야지.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모르게 될 만큼 멍청한 선택이라면.
(간신히 고정시킨 시야 한켠에 푸르게 진동하는 장막이 보였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으로 등에 매고 있던 총신을 난간 위로 고정시켰다.)
(언젠가, 오늘처럼 눈이 오던 옥상, 부축을 받으며 다짐했던 것들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녀석의 감시역이 되겠다, 허세를 부려가며 각오했었지.)
(내게 단 한 번의 죽음을 돌려준 파트너를 위해, 한 번뿐인 인간의 삶을 모조리 내거는 한이 있어도.)
(끝나지 않는 것들에 미련은 없다. 탄창이 익숙한 소리를 내며 장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식은 방아쇠 위에 검지를 걸고, 느리게 당긴다.)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 피해: | 13 |


......그래, 그래야지.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9 |

너... ...아니, 메테오.
이걸 받아.

그 녀석... 이걸 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했어.
만나봐서 알겠지만, 수정공은 너를 너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 역시 ‘메테오’라고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게 뭔데?


네가 열어, 여길 부순 건 우리 둘이니까.


이상하지 않아?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너는 내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네가 진짜라고 생각하나?

내가 아니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너도 나랑 같은 짓을 저질렀으니, 모르겠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내려앉는 몸을 부축하며 옥상 벽에 기대도록 했다.)
...무슨 꼴이든 살아만 있으면 된 거지. 맞은 곳이 쑤시고, 배도 고프고, 보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너스레나 떨고 있는 순간까지 가짜는 아닐 거 아냐.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눈이 덮이지 않은 벽을 향해 빔프로젝터를 돌리고 이것저것 만져댔다.)
(작은 버튼을 발견하고 달칵, 소리가 나도록 누른다.)
너도 이 정도 보상은 받아야지. ...메테오.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그라하 님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그라하 님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때, 그라하 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라하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그라하 님을 집어삼킬 줄은.
그 이후로 그라하 티아 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그라하 님이겠죠.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그라하 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이나 흐른 지금, 체제와 그라하 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사슬도 훌륭한 클리셰 이야기예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다음은 X제약 회사겠지.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네가 날뛰면 내가 쏴 주기로 했었지.
...눈... 오니까, 맞지 않게, 어디 들어가 있어.


(눈발은 계속해서 거세어졌고, 군복을 뒤덮은 핏물이 싸늘하게 피부에 들러붙는다. 엉망이 된 앞머리 사이로 겨우 안광만을 빛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7 |
(더는 녀석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 적진의 중앙, 일격으로 가장 많은 놈들을 파훼할 수 있는 위치. 계산을 마치자마자 몸을 날린다.)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정체를 알 수 없던 힘의 근원. 하필이면 그토록 증오스럽던 크리쳐의 것이라 했다. 수없이 동료들을 앗아가고, 우리를 마모시키고, 추위 속에서 죽어나가도록 만들었던 그 힘이...)

이딴 데서 허비할 시간... 없어.
| 배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1 |

(반동으로 밀려나며 자세가 무너진다. 매고 있던 총기를 바닥에 짚어 가까스로 버티고 섰다.)
(조준점을 찾는 시야가 방전하듯 검은 색으로 번쩍인다. 이런 식으로는... 녀석이 있는 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2 |
(...쥐고 있던 게 라이플이 아니었나?)
(더는 이성을 거쳐서 싸운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들었던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이명처럼 으스러진다. 이제 와서는 누구의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육신이었다. 다만 거기 새겨진 본능은, 꼭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것이 처음 시작되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3 |

(전신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오래는 못 돌아보겠군.)
...어떻게 할까?
(허공을 보며 말을 던진다. 대답을 기다리듯이 잠시간 뜸을 들이다가, 멋쩍은 웃음과 함께 관리실 방향으로 이동했다.)

(황당하다 못해 넋이 빠진 표정으로 영상을 노려보았다. 모니터 너머에서 터져흐르는 무고한 시민들의 피를 보며, 감각이 사라진 손을 조심스럽게 쥐었다 펴 본다.)
(크리쳐의 몸이라는 건 지금도 다를 바가 없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주워 담기에는 너무 늦었지. 최강이라는 이름으로, 크리쳐의 거죽을 뒤집어 쓴 대가로,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괴롭게 했다.)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이 눅눅한 불쾌감에 무뎌져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더 볼 게 있나? 영상을 천천히 넘겼다.)

(저런 표정이었던가. 라미트가 주저앉는 장면이 지나갈 무렵, 영상을 삭제하고 모니터를 꺼 버렸다.)
지하 4층이었지. 가자.

(한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통의 옆면을 테이블 위로 내던져 부숴버렸다.)
(갈라진 틈으로 쏟아진 알약을 잡히는 대로 입 안에 털어넣는다.)

(끝까지 삼키고 나면 몽롱하던 정신이 빠르게 또렷해졌다. 더디게 붙어가던 뼈들이 알아서 제 위치로 맞춰지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든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몸이 기이하게 가벼워진 것도 같았다. 피딱지가 앉은 뺨을 손등으로 털어내며, 비상계단이 있는 복도로 향했다.)

...춥잖아.
(숨이 달리는 느낌. 어쩌면 막히는 느낌.)
(아무렇지 않은 척, 굴어보려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싸늘하게 보지 마. 중얼거리며 이를 악문다.)

별다른 할 말은 더 이상 없는 건가?
그러나 다시 말해주지. 나는 모두에게 관대해야 하는 안전지대의 관리자니까.
...나를 걱정하는 거라면 말이야. 몇 분, 몇 초를 낭비하지 않고 서둘러 전투를 끝내주었으면 해.
그대를 상대한 뒤에도 해치워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든.

기왕 관대하게 굴어줄 거면 몇 개만 더 답해줘.
...감기는 안 걸리는 몸인가?
다치면 아프기는 하겠지?
밥은 먹는 시늉만 했었나. 잠도 제대로 안 자는 것 같고.
어차피 오늘은 그 일 못 할 거야. 연락해서 못 간다고 전해.

...이런 것들이 지금에 와서야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어차피 나의 목숨을 앗아가기 위해 제약 회사의 옥상까지 도달한 것이 아니었나. 중앙 관리 체제를 터뜨리고 도시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 그것이 그대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겠지.
100년간 쌓아올린 나의 의무를 모조리 쓰러뜨리려는 악의를 가지고 말이다.

(쥐고 있던 주먹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눈앞의 이 녀석은 그라하 티아가 결코 하지 않을 소리를 하고, 결코 바라지 않을 것들을 바란다. 붉게 타는 눈동자와, 망설임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녀석의 의지. 여태 부정하고 있었던 현실이었는데.)
...그건 우리 방식이 아니야.
네 방식도 아니지.
...그래서 나는 네가 좋았어.
... ...

네가 뭐든, 난 널 구하고 싶다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거야, 제길, 내가 어떻게든 도울 테니까......!!

사람들의 희망을 가지고 노는 것은 늘 참담한 현실이었지. 안전지대의 시민들에게 마법과도 같은 베일을 씌워준 게 고작 장난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그대에게 일깨워주도록 하지.
어째서 과거의 내가 그토록 구하고 싶었던 '클리셰 세계'가 무너져 내렸는지는 알고 있나?
EOC, 그대와 같이 강력한 크리쳐를 숭배하며 신격화했던 종교 단체. ...그들의 교리는 이것이었다.'뻔한 세계의 종말이 도래하며, 멸망의 종자인 크리쳐를 따른 자들은 마침내 신인류로 다시 태어나리라', 100년 전에 듣더라도 우스운 얘기였어.

...재미 없는 영화가 망하는 거랑 다를 바 없지 않나. 삶은 영화처럼 뻔하지 않잖아. 살다 보면 반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생겨.
그런 재미 없는 전개를 반복하려고 하면... ...그래, 지루해질 거야. 지금 네가 그렇듯이.
(피맛이 나는 입가를 닦아냈다. 그날 나는 고작 산타가 되고 싶었어. 신인류를 이끄는 교주 따위는 되고 싶지도 않았다고. 매고 있던 총기를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수정공. 여기서 나를 만나는 건 몇 번째지?

만남을 거듭했던 횟수는 더 이상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야. 무기를 던진 것을 보아하니, 이제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가.
그대가 목숨을 바쳐 지켜냈던 안전지대도... 결국은 사람의 손에 멸망하고 말았어. 그러니 이 도시에는 내가 필요해. 사람들의 불행을 영원히 소멸시킬 수 있도록.

...나름 애썼어. 제정신도 아닌 상태로, 사람들을 어떻게든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다는 거겠지.
하지만 봐라, 꿈이 꿈이라는 걸 알아버린 이상, 그건 언젠가는 끝나야만 해.
불행이 없는 세계라는 건 있을 수도 없어... ...그러니 다들 영화 속 누군가의 불행을 보면서 자기 일처럼 응원하게 되는 걸 테고.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선다.)
기억하나? 같이 봤던 영화 중에 비슷한 게 있었잖아.

그것도 하필 붉은 색이었다.
이제 꿈 속으로는 못 돌아가. (어색하게 웃었다. 도시의 야경과, 네 눈의 빛깔에 홀려 내리고 말았던 멍청한 선택. 언젠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줄 알았어.)
싸울 거지, 네 고집은 못 꺾는 거 알아. 그래도 알아 둬라. 이번엔 다를 거야.

비슷한 매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절차를 밟고는 했지. 가지고 있던 행복을 사소한 계기로 모조리 잃게 되면, 세계를 구할 영웅이 나타나서 소중한 것들을 도로 되찾고 말아. 그리고... 영웅이라는 대가를 바친 모두가 행복해지지.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안전지대는, 역시나 영화 속의 클리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대도 나의 말에 동의할 때가 있었을 거다. 비극과 고통을 반복하는 일은 픽션일 때나 재미있는 거라고.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3 |

(생사의 기로에서는 단 한 번도 말을 듣지 않았지만, 언제나 믿음직스러웠던... 나의 하나뿐인 파트너.)
(어젯밤의 너라면 이해했을 텐데. 이 도시를 지킨다는 것과 이 도시를 부순다는 것. 그건 결국 같은 의미였어.)
(그러니, 너를 지킨다는 건......)
...망할 놈, 정신 차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87, 49, 22 |
| +2: | 어려운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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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실패 |
| 피해: | 4 |

그러니 영원을 빌려 자리를 지킬 독재자가 필요한 거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도시가 행복하게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그건... 그대의 뜻과도 반하지 않아.

똑바로 봐라. 이 도시는, 행복하지 않아. 아무것도 변하질 않으니 다들 질리고 만 거지.
사람은 변해. ...변하지. 나만 해도, 누구 덕분에... 씀씀이부터 영화 취향, 이상형까지 바뀌었다고.
그렇게 변해야 재미가 있는 거 아냐? 응원하는 맛도 날 테고.
우리가 지냈던 일 년 중에도... 완전히 똑같은 하루는, 한 번도 없었어. (으스러지도록 이를 갈았다. 그러니까 즐거웠던 거야. 언젠가 끝난다는 걸 알고, 그 소중함을 알고, 비슷한 흐름 속에서도 반복되지는 않았던 나날.)
(며칠에 한 번씩 네가 사고를 치고, 주말이면 새로운 영화를 보고, 두어 달 간격으로 이사를 다니던 일들도.)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너를 멈추더라도 우리가 사랑했던 세계는 돌아오지 않을 텐데. 그것들은 이미 사라졌고, 눈앞의 네가 너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도, 네가 쌓아올린 세계를 이토록 부정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네가 만든 세계는 어지간한 B급 영화보다 재미가 없어.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2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1 |

그대가 영웅 노릇을 마쳤을 무렵에도 여전히 전쟁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인간들은 서로 약탈하고 죽이느라 여념이 없었고 희망은 모조리 불타버렸지.
다들 절망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 세계는 이제 끝났다고, 인간은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그렇게... 유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란 말이다.
쉽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넘어지고...
강자가 다시 일으켜 세운 존재들마저 나약함에 스러져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들지.

그러니 그들이 원하는 광경을 허상으로나마 바라보도록 만들자. 어린 시절부터 끔찍하게도 불태우던 이념인데... 그대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군.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3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 |
(피하지 못한 화살이 팔뚝에 박혀들었다. 망설임이 남은 탓인가, 저리게 쑤셔 오는 통증에 신음을 터뜨렸다.)
못 보던... 기술도 쓰네. 백 년이 길긴 길었던 모양이지?
이런 건 변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자랐다고 하는 거야, 많이 늘었는걸.
네가 절망했다는 건 알겠다. 내가 아는 그라하 티아라면, 겨우 이 정도에 꺾이지는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있었으니까, 그래. 최강이다 뭐다 해도, 우리도 결국에는 인간이었지.

추억팔이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어, 메테오.

아니기는 무슨.......
(역시 안 되겠어. 어떻게 움직이든 망설임이 섞이고 만다. ...이 상태로는 시간만 버릴 뿐이다.)
(시야 구석에 던져 놓았던 라이플이 보였다. 녀석의 본체는 쉴드 너머로 돌아가는 중앙 관리 체제. 목표는 폭주하는 파트너를 멈추는 것. 어딜 노리든 결과는 다를 게 없다.)
(팔에 꽂혀 있던 불길한 빛의 화살을 뽑아내고, 바닥의 라이플을 향해 달린다. 손끝에 익숙한 쇠의 차가움이 느껴지자마자, 본능처럼 장전을 마쳤다.)
혼자 남으면 두렵고, 소중한 사람을 잃으면 절망하고, 불안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뱉기도 하고. 그렇게 엉망인 게 우리야.

그러니 팀을 짜기도 하고, 파트너를 만들기도 하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거다!!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6 |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6 |


...또 다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고 마는군. 지겨울 정도로 그대가 똑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것 말이다!
나에게서 바라는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니 쉴드를 박살내려 하고, 임무에 실패해 가슴과 배, 혹은 목을 관통당해 차가운 바닥에 누워 죽음을 맞이하지. 그것이 그대가 그렇게 즐겨 말하던 '클리셰'였던가?
이번에는 어떤 무기로 패배를 인정하게 될지 궁금해지는군그래...!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 |

(총기를 벽면으로 밀고,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한 힘을 휘둘러 달려드는 검날을 맞받아친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5 |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느낌이 들었다가도, 손끝에 맺혀 있던 힘이 뻗어나가는 감각에 전율했다. 여상하게 인간을 말하고는 있지만, 이런 신체를... 역시 인간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확신은 있었다. 눈앞의 악의를 부정하고 싶고,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목이 타고, 어떻게든 옛날 일을 떠올리려 하는 건... 인간만이 가지는 흠집일 테니까.)

그게 어떤, 녀석이든... 응원하게 되더라. 마지막에는 멋진 결말을 맞이하기를 바라게 되고...
뻔하지만, 젠장, 그렇지만... ...
......나는 그 뻔한 여정 끝에, 평범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좋았어.
망가져 가는 세계에서도, 우리는... 살고 싶었잖아. 내일을 보고 싶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고, 평범한 하루를, 희망을... 어떻게든, 찾고 싶었어.
그 이상이 잘못되었다는 건가?



그대의 정체와 무관하게... 한 가지 사실이 남아 있긴 하지.
평화를 되찾은 이곳에서는 아무도 그대를 응원하지 않아. 이 도시에는 영웅은 필요 없어.


오늘은 영웅이 되려는 게 아니야. 애초부터 그런 적도 없었지만...
필요 따위로 움직이던 시절은 백 년 전에 지났거든. 오늘은 너 하나 구하면 임무 끝. 집에 갈 거다.
...그러니까 얌전히 응원이나 하고 있어.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12 |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9 |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4 |

매번 이런 식이지. (이 빌어먹을 클리셰, 발버둥칠수록 멀어져만 가는 세계와 흐름. 진부할 정도로 악의적인 전개.)
(누군지도 모를 것들이 짜 놓은 판에서, 겨우 한 방 먹였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이번에도 우리를 비웃고만 있었다. 차원을 넘어 어딘가 안락한 곳에 틀어앉아, 어떠한 설명도 내어주지 않은 채.)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총 내려. 날 지키겠다고 장담한 건 그새 잊었나?
(한 번이라도 좋아. 이 세계가 말을 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3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2 |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20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기적처럼 수복되는 신체에 놀랄 여유도 없이,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 상체를 날려 나동그라져 있던 총대를 붙들었다.)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을 어렵지 않게 납득할 수 있었다. 깨질듯이 지끈거리는 머리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로 '드디어 해 볼 만하다', 응원하는 말이 들렸다.)
(신체가 경쾌할 정도로 가벼웠다. 그러고 보면 이것도 네가 가르쳐 준 거였나.)
하나... 달, ...라졌지. ...어때?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현실에 발을 대고 살면서... 일어나야 할 때를 알고 꾸는 꿈은, 난 반대한 적 없다.
오히려 도와주겠다고 했었잖아. 너는 책을 보는 걸 좋아했으니 도서관에서 밤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든, 대학을 가서 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든.
그놈의 이상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고집을 꺾지 않는...
그런 너를 좋아했던 거라고.
| 기준치: | 90/45/18 |
| 고장: | -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11 |

(어떻게든 움직이는 사지로 총기를 거머쥐고, 서늘한 방아쇠에 검지를 얹는다. 여기까지 와서 아직도 정의를 찾아? 외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승부를 걸 때와 변함없는 낯짝으로, 하얀 잇몸을 보이면서.)



...적어도 너한테는, 그라하 티아.
네가 나를 죽일 때마다 짓던 표정,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걸핏하면 빗나가던 총알들, 망할,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진부한 결말이 현실에서는 가장 찾아보기 힘들지. 그래, 알아. 그래서 완벽한 해피엔딩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어. 그런데... 지금 네 꼴을 봐라.
무언가를 희생해서 지켜내겠다는... ...그 방식은 버릴 거야.
같이 가자. 두렵다면 함께 해 주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해.
지금이라면 그대도 알고 있겠지. 안전지대의 바깥이나 지하 감옥에 내던진 시민들의 존재를.
줄곧 동경해왔던 그대마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신을 무찌르지 않았나! 나는 그 사건에 대해 꽤 깊은 감명을 받았거든...!
100년 전처럼... 한 번밖에 말하지 않을 테니 잘 들어.
나를 포함한 모두를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면, 지금 여기서 총을 버리도록 해.

(이 세계가 그렇게 친절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 정도는 편하게 일이 풀리지 않을까 싶었어.)
(그래도 역시 사과부터 했어야 했나. 솔직해지는 게 두려웠던 나와 멍청할 정도로 순수했던 너.)
(제법 죽이 잘 맞긴 했어도, 이 세계가 이어지는 이상 우리는 이런 식일 수밖에 없겠지.)
......
(담벽색 빛깔이 퍼지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여전한 위치에 자리한 시계탑에서는 시침이 자정을 넘어 새벽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싫다, 방해하지 마.

나는... 모두의 염원을 짊어진 대행자로서 바라고, 원하고, 갈망하고, 소망했단 말이다...!!

(장전을 마친 총구를 하늘의 중앙을 향해 겨누었다. 탄환의 빛을 받아 강청색으로 빛나는 총신을 쥐고, 핏물로 흐트러진 시야 사이로 조준점을 찾는다.)
(클리셰처럼 찾아오는 연말, 번번이 엉망이었던 크리스마스. 사람들은 행복을 이야기하고, 거리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고...)
(한 번 정도는 둘이서 보내보고 싶었어. 동료들을 불러 파티라도 하면서.)
너한테서 받기로 한 선물도 못 받겠지...
(방아쇠를 당기면 서걱이는 소리가 났다. 탄피가 흩어지고, 총기를 내려놓는 순간, 좁아진 시야와 하늘 사이에 유난히도 붉은 녀석이 보였다.)

(예감도, 확신도 아닌, 언젠가 맺었던 빈약한 약속을 중얼거린다. 멈추지 않겠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나는 너를 믿을 뿐이다.)
(믿고, 또 바라는 것. 그러기 위해 모든 것을 견뎌내는 것. 그것들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
그래도 괜찮아. 우린 여기서 멈추지 않을 거야.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대는... 정말 열심히 싸워줬어.

(무너지는 몸을 다급하게 받쳐 안았다. 세트장도 다 무너진 마당에, 죽어가는 놈을 두고 여유롭게 인사나 하라니. 이게 아직도 영화인 줄 알아?)
(품에 두기에는 울음이 나올 정도로 작은 몸이었다. 끌어안으면 두 귀가 가슴에 닿고, 시선을 맞추려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 그 애매한 거리감이...)
(매번 나를 두렵게 했어. 최강을 자처하는 주제에, 이런 몸으로는 언제 잃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서.)

몇 번이고 아니라고 전해줘도 말이야,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 그대의 굳은 심지가 진심을 다해 좋았어.
또 다시... 그대는 클리셰를 좋아하는 이들의 곁에 남게 되는 거구나.

(끝까지 고집이지. 악을 쓰며 목을 울렸다. 심장이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요동친다.)
(그놈의 낡아빠진 클리셰, 발버둥칠수록 멀어져만 가는 세계와 흐름. 진부할 정도로 악의적인 전개.)
(그 안에서 단 하나, 싫어하지 않았던 클리셰가 있었다면.)
(목젖을 울리며 고동이 차오르게 하는 것. 심장을 뜨겁게, 사지를 차갑게 하는 것.)
(...정의는 있다가도 없고, 필요는 있다가 그치며, 신념은 다만 있었다 사라지는, 이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세계에서.)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게 하고, 모든 것을 바라게 하고, 모든 것을 견뎌내게 했던...)

...나도, 진심으로... 좋아했어.
(역시 처음부터 인정했어야 했다. 안은 팔에 힘을 싣는다. 흩어지려는 몸을 단단히 붙들고, 엉망으로 터져버린 입술을 맞췄다.)


이거면 충분해.
역시 너는 나의 최고의 영웅이야.

메테오, 너는... 후회 없는 선택을 했나?

(눈앞에 벌어지는 풍경을 넋 나간 사람처럼 보고 있었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멀어지기만 했던 봄. 눈이 멈춰버린 안전지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을 걸어오는 동료의 목소리.)
(서툴게 웃고 만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는 했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못 하겠군.)

너의 생각이 어떻든, 나는 후회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라미트의 선택도 후회가 없었으리라 믿어.
그렇게 생각하면... 홀가분해.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것 같단 생각이 들어, 파트너.


(너희, 신이라는 놈들이 이 세상을 짜 놓았다면.)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

......한 번 정도는 친절하게 굴어 줄 수도 있잖아.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999/499/199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우리가 강하게 원하면... 어쩌면 세계조차 바꿀 수 있을지 몰라.)

일어나. 같이 가자.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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